스님의하루

2018.12.03. 포살 법문 촬영
“첫 번째 수행”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신규 대중 법사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정토회관에서 수행 법회 포살 법문을 촬영을 했습니다.

아침 7시, 평화재단에서 열린 안보와 국방 관련 전문가 모임에 참석하는 것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안보 전문가들과 스님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했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서울 정토회관 3층 소법당에서 포살 법문을 촬영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대중 법사님들이 중심이 되어 수행 법회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내년부터 수행 법회에서 오계를 중심으로 하는 20 계본을 갖고 2개월에 한 번 포살 법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수행 법회에서 포살을 진행할 때 전국 법당에서 상영할 주제 법문을 녹화했습니다. 수행 법회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신규 대중 법사님들도 자리해 스님의 법문을 함께 들었습니다.

스님은 참회의 의미부터 시작해서 참회를 하는 3가지 방법, 포살을 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포살 일입니다. 대중에게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고 참회하는 것을 포살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허물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뉘우치고, ‘다시는 이런 허물을 짓지 않겠다’ 이렇게 다짐하는 것을 참회라고 해요.

참회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본인이 홀로 참회하는 겁니다. 참회란 첫째, ‘아, 내가 계율을 어겼구나. 아, 내가 이걸 놓쳤구나’ 하고 놓친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둘째, ‘다음에는 놓치지 말아야지’ 이렇게 다짐을 하는 겁니다. 이것을 두고 혜능조사께서는 ‘참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요, 회란 다시는 이런 허물을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꼭 참은 이러저러하게 해석되고 회는 이러저러하게 해석된다는 뜻이 아니라 참회라는 의미가 그렇다는 거예요. 다른 말로는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는 것이 참회고 다시는 이런 허물을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발원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참회 발원기도’, ‘참회 발원 수행’, 이렇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참회를 할 때는 무엇에 대해서 참회를 할 것인지 기준이 있어야 해요. 그냥 ‘내가 잘못했다’ 이러는 게 아니라, 내가 다짐한 것, 내가 이러지 않겠다고 원을 세운 것을 놓쳤을 때 놓친 줄 알고 다짐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무엇에 대해서’가 계율입니다.

‘수행자는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선정을 닦고 지혜를 증득한다, 즉 계정혜 삼학을 닦는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 첫 번째 수행이 바로 계율을 청정히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탈 열반으로 나아가는데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은 행하고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은 행하지 않는 것을 계율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살아있는 생명을 존중하라.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 이것은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혹시 죽어가는 생명을 본다면 기꺼이 살려라’ 이것도 마땅히 행해야 할 일이에요. ‘내 이익을 위해서 남에게 손해 끼치지 말라.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훔치지 말라.’ 이것도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거예요. ‘가난한 사람을 보면 그를 도와줘라. 베풀어라’ 이것 역시 우리가 마땅히 행해야 할 일입니다. 이렇게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는 데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행하고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행하지 않는 것, 이것이 계율입니다.

이 계율에는 ‘적어도 수행자라면 이건 지켜야 한다’ 하는 기본 계율이 있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대중수행자 중에서도 조금 모범이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하는 계율이 있습니다.

처음의 기본 계율을 오계라고 해요. 불자라면 오계를 지켜야 합니다. 여기서 불자라는 것은 불교 신자라는 뜻이 아니라 수행자라는 뜻이에요. 수행자라면 이 다섯 가지 가치는 꼭 지켜내야 합니다. 그런데 수행자 중에서도 대중에 좀 모범이 되려면 거기에 세 가지를 더 추가해서 여덟 가지 계율은 꼭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기본 계율 오계가 있고, 그다음에 팔계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출가 수행자라면 아무리 초심자라고 해도 요건 꼭 지켜야 한다’ 하는 게 사미십계입니다. 그다음에 또 ‘수행자라면 이건 지켜야 한다’ 하는 비구 이백오십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참회를 할 때는 이 계율에 근거해서 ‘제가 이 계율을 어겼습니다’ 이렇게 참회를 하는 거예요. 본인이 스스로 돌이켜서 참회하는 것을 우리가 보통 참회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계율을 우리가 같이 받아서 지키잖아요. 우리가 같이 생활하면서 내가 계율을 어겼을 때 나 스스로 참회하는 것은 나한테는 점검이 되는데, 다른 대중들이 볼 때는 ‘아니, 쟤는 왜 수행잔데 저렇게 계율을 어길까?’ 이런 의혹이 마음속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혹이 생긴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이게 시비가 돼요. 그러니까 계율을 어긴 내가 스스로 대중들 앞에서 ‘아, 제가 이런 계율을 어겼습니다. 앞으로 잘 지키겠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드러내어 참회하는 것을 ‘발로참회’라고 합니다. 이 발로참회를 우리가 일컬어 ‘포살’이라고 해요.

포살이라는 말은 인도에서 온 말을 음역한 것입니다. 포살은 첫째, 계율에 대해서, 두 번째는 계율을 같이 지키기로 한 수행자 도반들 간에, 세 번째는 도반들에게 드러내어 자신의 허물을 고백하는 거예요. 이게 포살입니다. 그래서 수행공동체, 즉 승가공동체는 정기적으로 포살을 해서 수행대중들이 갖는 허물을 씻어냅니다. 포살이 그런 역할을 하기에 포살을 마치면 ‘이 대중들은 다 깨끗해졌다. 우리 수행공동체는 청정하다’ 이렇게 말합니다.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우리도 모르게 이런 허물을 범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보름마다 포살을 합니다. 또는 보름날 포살을 합니다. 역사적으로는 이렇게 두 가지 전통이 전해 내려옵니다. 보름마다 포살을 한다면 한 달에 두 번 포살을 하는 것이고, 보름날 포살을 한다면 한 달에 한 번 하는 격이 됩니다. 정토회에서는 여러분들이 매월 포살 하기가 어려워서 지금 격월로, 다시 말해 두 달에 한 번씩 포살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서원 행자 이상은 한 달에 한 번씩 포살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포살 계본은 어떤 걸 갖고 할까요? 여러분들은 수행 초심자들이니까 오계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계에 대해서 포살을 하게 되는데, 오계만 놓고 보면 조금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각각의 계율마다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돼요. 예컨대 ‘살생하지 말라’라고 하면 ‘모기를 죽였나, 안 죽였나’ 자꾸 이런 문제가 되니까 ‘적어도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지는 말라’고 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수행자라면 최소한 이것을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걸로 각 계율마다 조금 구체적으로 내용을 담아서 이십계본을 만들었습니다. 이십계본의 기초는 오계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우리가 자기 수행을 점검하는 것을 포살이라고 말하고, 오늘 포살일이 돌아왔습니다.

앞에서 포살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는데 ‘스스로 하는 참회’와 ‘포살’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세번째는 ‘자자’입니다. 포살은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자각해야 포살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자각도 못 할 수가 있어요. 그러면 나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도반들에게 ‘당신들이 보기에 내가 계율을 어긴 것을 보고 들은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나를 위해서 얘기를 해주십시오’ 이렇게 대중에게 요청을 해서 그들의 얘기를 듣고 ‘아, 그때 그랬구나. 그걸 내가 못 알아차렸구나. 감사합니다. 지금이라도 참회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을 자자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그때 내가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닌데 대중이 어떤 오해를 해서 문제를 지적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그것도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보니까 그것은 오해입니다. 그때 사실은 제가 이러 이런 일로 이러이러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하고 이렇게 변호를 하고 이해를 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기본은 내가 청했기 때문에 변명하는 인상을 주면 안 돼요. 기꺼이 받아들이되 사실이 아닐 때는 해명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걸 자자라고 해요.

그런데 자자는 아직 여러분들이 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허물을 청해서 듣고 바꿀 만큼 준비가 됐는지를 생각해야 해요. 청해놓고는 오히려 듣고서 상처 입어가지고 상대를 미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아직 자자를 하지 않습니다. 자자는 공동체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실무자들이 하고, 전체적으로는 법사 수계를 받게 되면 반드시 자자를 하게 돼 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결사 행자 이상은 자자를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하게 돼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참회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스로 참회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중 앞에 드러내서 참회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대중에게 청해서 참회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참회, 포살, 자자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두 번째, 대중에게 드러내서 참회하는 것, 다시 말해 발로참회, 또는 포살을 하는 날입니다.”

법문을 마치고 포살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이 20가지 계본을 하나씩 낭독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해치지 말라.”
“남을 때려서 죽이지 말라.”
“맛에 탐닉하여 가려먹지 말라.”
“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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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자라도 이 계본을 어기면 허물이 됩니다. 이제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이 계본에 대해서 청정합니까?”

스님은 각 계본마다 세 번을 반복해서 물었습니다.

법사님들은 스님이 낭독하는 계본을 하나씩 듣고 생각하여 스스로 허물이 있다고 자각하면 삼배를 하며 드러내어 참회했습니다. 허물이 없는 사람은 잠자코 있었습니다.

“오늘 포살을 모든 분들이 원만히 마쳤습니다. 승가는 이로써 다시 청정함을 얻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서 이의가 없으시면 승가는 포살을 마치겠습니다.”

법문 촬영을 마치고 스님은 법사님들과 포살 계본의 문구를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잠시 상의한 후 조금 더 토론을 해보라고 법사님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오늘 촬영한 법문은 다음 달 수행 법회 때 포살 시간에 전국 법당에 상영이 될 예정입니다.
저녁에는 평화재단에서 회의를 하였습니다.

내일은 과천시청에서 시청 직원들을 위한 즉문즉설을 하고 저녁에는 청년들을 위해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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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승

감사합니다

2021-03-14 09:35:42

이지은

계정혜 삼학을 잘닦아 청정한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2019-01-03 08:50:02

정지나

나를 말하고 다시 내가 상처받고...나라고 부여잡고 있는 것들은 참으로 고집스럽고
어리석고, 엄청난힘에 에너지가 올라옴을 알아차림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18-12-25 18: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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