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3.4. 해외활동가 수련 1일째
“JTS가 가장 열악한 곳에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일주일간 해외에서 정토회를 운영하고 있는 전 세계의 팀장 이상 활동가 40여 명의 수련이 진행됩니다. 오늘은 그 첫날로 스님은 하루 종일 해외활동가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외활동가 수련은 한국에서 매년 1회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번 수련과 회의만으로 가득했는데, 이번에는 이틀 동안 사찰 순례도 하기로 했습니다. 타국에서 생계를 꾸리고, 활동하며 애썼던 활동가들에게 고국의 사찰을 순례하는 것은 보약 같은 시간이 될 터입니다.

해외활동가들은 어제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영국, 호주, 태국,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일본 등 12개국에서 각기 다른 여정으로 문경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4시에 기상한 활동가들은 문경의 맑은 공기 속에서 새벽예불과 천일결사 기도, 발우공양을 마친 후 45인승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스님과 스텝을 포함하여 45인승 버스가 꽉 찼습니다.

“안 죽고 살았네요!”

어제 스님은 통일특별위원회 의병 대회를 하느라 오늘에서야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버스에 오른 스님은 한 명 한 명 악수를 건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첫 목적지는 설악산 신흥사입니다. 설악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자기소개와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남편과 떨어질 순 있어도 정토와 떨어질 순 없어요.”
“고등학생 이후로 47년 만에 설악산을 가게 되어 기뻐요.”
“늘 회의와 수련만 하다 갔는데... 이런 일정도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매년 새로운 얼굴들이 많아져서 희망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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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는 다 달랐지만, 모두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처럼 설레는 얼굴이었습니다.

“저기 보세요. 토왕성 폭포예요. 하늘에서 폭포가 내립니다.”

차창 밖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소소한 일에도 까르르 웃고 감탄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렸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높고 수려한 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스님은 활동가들과 신흥사로 향했습니다.

신흥사로 가는 길에 먼저 유물전시관에 들렀습니다. 유물전시관에 들어서자 전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부부가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온 가족이 깨달음의 장에 다녀왔다고 소개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유물전시관 1층에는 신흥사의 역사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고, 2층에는 신흥사와 함께한 고승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암스님, 성준 스님, 무산스님, 그리고 정토회 활동가들에게는 익숙한 용성스님이 소개되어있었습니다. 반갑고 존경스러운 마음에 발길이 멈추었습니다.

“이 곳 신흥사도 용성스님의 문하 제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유물전시관을 나와 신흥사로 들어섰습니다. 일주문을 지나니 108톤의 거대한 부처님이 일행을 맞이해주었습니다. ‘통일대불’이었습니다. 스님과 활동가들은 삼배를 드리며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염원하였습니다.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니 절 뒤로 펼쳐진 설악산에 또 한 번 탄성을 나옵니다. 대웅전에는 목탁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대중들에게 절이니 조용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대웅전 대신 지장전을 참배하였습니다. 지장전에서 스님은 신흥사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신흥사는 처음에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慈藏) 율사가 창건하고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한 9층 사리탑을 세워 향성사(香城寺)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향성사에 자꾸 불이 났다고 해요. 이를 염려하던 세 승려가 똑같은 꿈을 꾸었는데, 꿈에 향성사 옛터 뒤의 소림암으로부터 신인(神人)이 나타나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 절을 지으면 수만 년이 가도 삼재(三災)가 범하지 못할 것이라 말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절이 세우고 신의 계시로 창건하였다고 하여 신흥사(神興寺)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흥사는 용성스님 문하 제자들이 대를 이어서 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런 절이 다섯 곳입니다. 용성스님이 출가한 절이자 손제자인 성철스님이 계셨던 해인사, 동산스님이 계셨던 범어사, 동헌스님이 계셨던 화엄사, 쌍계사, 신흥사입니다.”

신흥사를 나와 설악산의 대표적인 명승지로 꼽히는 비선대도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소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붉나무, 고로쇠나무, 벚나무 등 다양한 나무로 가득한 숲 길이 이어졌습니다. 아직 새잎이 돋아나진 않았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삼삼오오 이야기 하며 걷기 딱 좋았습니다.

올해는 가물어서 숲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에 물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물이 흐르는 곳이라도 만나면 한참 그 경치에 머물렀습니다.

한 시간 쯤 걸으니 비선대에 도착했습니다. 비선대란 마고선(麻姑仙)이라는 신선이 와선대에서 누워 쉬다가 이곳에 와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비선대 옆으로 보기에도 아찔한 미륵봉 중턱에는 금강굴이 있었습니다. 위쪽으로는 천불의 부처님이 마주 보고 서 있는 것 같다는 천불동계곡이 죽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금강굴과 금강굴에 오르기 힘든 사람은 천불동 계곡으로 나누어 탐방을 하자고 깜짝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천불동계곡은 오늘부터 건조주의보로 입산금지였습니다. 금강굴은 위험한 데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가기는 어려웠습니다.

“내 사전에 돌아가는 길은 없는데 입산금지 덕분에 늙은 사람이 행복하겠네요.(모두 웃음) 자, 그럼 이렇게 된 김에 사진이나 찍읍시다.”

통제기간 덕분에 네 명씩 사진을 찍고 다시 한 시간 동안 숲길을 걸어 나왔습니다. 신흥사에 다다르니 해가 떨어지고 날씨가 금세 쌀쌀해졌습니다. 바로 오길 잘했다며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속초 해수욕장에 들러 잠시 바다 구경도 했습니다.

“이야. 동해바다 구경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너르고 푸른 바다 앞에 서니 가슴이 시원했습니다. 전 세계의 방향을 가리키는 조형물 앞에서, 각자 사는 곳에서 서보기도 했습니다. 단 10분이었지만, 알차게 바다 구경까지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맛있는 저녁 공양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사찰순례를 하는 동안 최말순 보살님을 비롯한 수행팀에서 공양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모인 활동가들은 대부분 스님이 해외 일정을 하는 동안 밥과 숙소를 제공해준 분들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최보살님이 한국에 온 그들을 정성껏 맞아주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함께 보내고 맛난 식사까지 하니 한 식구처럼 스스럼없이 편안해졌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정토회 활동에 관한 즉문즉설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즉문즉설을 하기 전 가볍게 노래 한 자락씩 불렀습니다. 시차 적응도 필요하고, 새벽 4시부터 이어진 일정에 고단할 만도 한데 유쾌한 분위기였습니다. 즉문즉설에서도 적극적으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국내와는 또 다른 해외 정토회의 사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법당 구하기가 쉬운 국내와 달리 유럽에서는 장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현실을 파악하는 한편 국내에서 초기 법당을 운영하던 다양한 사례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깨달음의 장을 불교대학 필수조건으로 해야 할지, 해외에서는 거리모금이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정토회가 다른 단체와 연대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올해까지 6년 동안 부총무를 연임하니 쉬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 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 ‘해외 순회강연 시 주제를 정하여 강연을 하면 좋겠습니다.’,‘9차 천일결사에 선주 법사님이 해외 담당 법사가 되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러나 2차 만일결사를 대비한다면 상임 법사의 해외 상주 기간을 늘려야 하고, 지구별 담당 법사가 필요합니다.’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그중 거리모금에 대한 질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국내에서는 매주 JTS 거리모금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해외에는 국내와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회활동 팀장을 맡아서 작년 1월부터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JTS 거리모금 캠페인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 그 방향에 대해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거리모금이 굉장히 활발해서 법당마다 진행할 뿐만 아니라 불교대학 프로그램에도 실습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활동가가 부족하거나, 현지 법률상 진행하기 어렵거나, 규모가 작은 경우 수행 법회나 불교대학에만 집중하기에도 벅차서 거리모금까지 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좀 많습니다. 해외에서는 거리모금에 비중을 어느 정도 둬야 할까요?

현재 해외에서는 대부분 김치를 담근다거나 물품을 만드는 등 다른 활동을 하는 식으로 거리모금을 대체하고 있어요. 그렇게 김치 같은 음식이나 물건을 만들고 가격을 정해서 판매하는 경우 정토회 원칙에 안 맞는다는 문제제기가 몇 번 있었어요. 정토회 내부에서 행정적으로 승인을 미리 받으면 이런 판매가 허용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일을 하면서 어렵다고 말할 때는 본인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지, 실제 어려운 건지를 늘 구분해야 합니다. 객관적 조건이 어려우면 당연히 안 해야죠. 그런데 본인이 조금 꺼리는 마음이 든다고 해서 자꾸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어렵다고 하는 건 수행적 차원에서 좀 구분해야 돼요.

여러분들이 거리모금을 해서 JTS에 전달하는 돈은 제가 장담하건대 정말 알뜰하게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JTS는 가장 어려운 곳에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쓴다는 원칙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어요. 제3세계를 구호한다는 대부분의 자선기구들이 그 돈의 30% 이상을 사무실 유지비, 행정비, 인건비로 씁니다. 그래서 국제기구에서는 행정비가 전체 예산의 30퍼센트를 못 넘기도록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규제하지 않으면 보통 60~70퍼센트를 행정비로 씁니다.

JTS는 후원금의 대부분을 실제 수요자에게 지원합니다

그런데 JTS는 활동하는 모든 사람에게 인건비가 일절 지출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100퍼센트 자원봉사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사무실 유지비도 있는 걸 재활용해서 최소한으로 지출하지, 거의 지출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첫째, JTS는 모금한 돈의 대부분이 실제 수요자에게 전달되도록 한다는 원칙을 갖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둘째, 실제 수요자에게 전달할 때도 지구 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지원하기 때문에 지원 효과가 높은 편입니다. 100원을 지원했을 경우 일반 자선단체의 지원 효과가 100원이라면, JTS는 500원의 효과가 납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열악한 곳에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열악하냐, 열악하지 않느냐의 차이는 똑같은 돈의 지원 효과 차이를 보면 돼요. 객관적 액수는 똑같지만 그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몇 배 차이가 납니다. 한국에서 점심을 못 먹는 아이들에게 급식을 지원해주는 것과 인도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급식을 지원해주는 것을 비교해봅시다. 급식을 하는 것은 똑같지만 한국은 한 아이 당 급식비가 3000원 드는데, 인도는 150원이 듭니다. 같은 금액을 지원했을 때 효과는 20배의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JTS는 가장 열악한 조건에 놓인 사람들에게 최소의 경비를 들여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JTS가 로힝야 난민들에게 가스스토브를 지원한 건을 예로 들어볼게요. 가스스토브 지원은 로힝야 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로힝야 난민을 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 방식이 있는데, JTS는 처음에 ‘어린아이들의 교육 문제에 도움을 주는 게 제일 필요하지 않겠느냐’ 하면서 접근했어요. JTS는 원래 어린이를 주로 지원해 왔으니까요.

그런데 UN기구인 WFP(세계 식량계획)에서 말하길, 어린이 지원은 다른 단체에서도 할 수 있지만 지금 제일 시급한 게 취사 연료 문제라고 했어요. 좁은 공간에 100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한꺼번에 모여 있다 보니 간단하게 취사를 하려고 해도 나무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해서 나무를 구하기가 어렵고, 결국은 나무를 구하려고 주변 산림을 전부 파괴하게 돼서 인근 원주민들 사이에 반발이 엄청난 상황이라고 해요.

또 그런 일은 남성이 아니라 주로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하게 되는데, 나무를 구하러 먼 길을 오가는 중에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할 위험이 높다고 해요. 가스스토브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제가 지원하겠다고 딱 마음을 낸 건 이것 때문이었어요. 아이들과 여성들이 산에 혼자 갈 때 성추행이나 성폭행, 납치를 당할 위험이 높다는 이야기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공감이 됐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지원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난민들에게 가스스토브를 공급한다니 저는 처음엔 좀 뜬금없는 소리라고 생각했어요. 가스스토브라고 하면 중산층 이상이어야 가질 수 있는데, 남의 나라에 도망 와서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 난민들에게 가스스토브를 공급하는 건 좀 과한 지원이 아닌가 싶었거든요. 필요하다는 개수도 너무 많았고요. 그게 필요하면 UN에서 지원하지 왜 JTS한테 도움을 요청하느냐고 물으니까 ‘정말 가스스토브가 필요하기는 한데, UN에서도 가스스토브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기가 어렵다’라고 하는 거예요. 난민 캠프 규모가 1~2만 명 정도일 때는 주위에서 나무를 구해서 해결하면 되는데, 갑자기 100만 명 가까이 모이니까 연료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난민들에게 가스스토브를 지원하자고 UN에 제안해봐야 UN은 생필품 지원이 우선이라고 답변하기 때문에 진행이 어렵다고 하소연을 했어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아이들을 지원해야지 가스스토브는 무슨...’ 이러면서 망설였는데, 그 문제의 필요성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지원을 하려니까 수량과 비용이 문제가 됐어요. 88만 명을 5인 가족으로 계산해도 가스스토브 18만 개가 필요한데, 처음에 WFP에서 말하길 개당 28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해서 계산해 보니 총 500만 달러, 거의 60억 원이 필요했습니다. 지금까지 JTS는 긴급구호에 1~2억 원 정도를 지원해봤지, 한꺼번에 60억 원을 지원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1만 개는 한 번 지원해볼 수 있겠다고 제안했어요. 그런데 가스스토브가 정말 긴요하다고 재차 요청을 받으니까 ‘그러면 한 5만 개는 해볼 수 있겠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정말 필요하겠다 싶어서 ‘1차로 5만 개 지원해보고, 효과가 있으면 5만 개 더 지원하겠다’라고 했어요. 이렇게 현실 가능한 방법을 하나씩 찾아서 지원 계획을 세웠습니다.

단가 28달러 가스스토브, 발품을 팔아 결국 11달러에 제작

그런데 JTS 박지나 대표님이 조사를 해보니까 개당 18달러에 제작할 수 있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중국 광저우를 비롯해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더 해보니 ‘15달러면 제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랬습니다. 개당 15달러면 10만 개 제작에 16억 원 정도 드는 것이니까 ‘오케이, 그럼 10만 개를 한꺼번에 지원하겠다’ 이렇게 됐어요. 그런데 더 발품을 팔고 조사를 해서 최종적으로는 11달러에 제작하기로 결정이 났어요. (모두 감탄)

그렇게 개당 11달러에 운임비와 부대 비용을 합쳐서 총 1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5억 원으로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모두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원한 금액은 약 15억 원 정도지만 현지 사람들은 지원한 금액 이상으로 굉장히 고마워했고, UN기구가 우리를 대접해준 반응은 굉장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그만큼 JTS가 돈을 아껴서 쓰고 있고,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는 겁니다. 가장 어렵고 가장 요긴한 데에 가장 저렴하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돈 액수로 따지면 JTS가 지원하는 게 얼마 안 되지만 제가 볼 때는 일반 단체가 쓰는 것에 비해 거뜬히 서너 배의 효과를 냅니다. JTS가 쓰는 10억 원은 다른 단체가 50억 원 쓰는 효과가 날 만큼 돈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어요.

북한 인도적 지원을 할 때도 JTS는 진짜 아껴서 더 좋은 제품을 사서 지원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여러분들이 JTS 거리모금 활동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JTS는 이렇게 돈을 절약해서 정말 필요한 곳에 쓰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모금할 때 머뭇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JTS 거리모금에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이유

다만 법이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죠.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길거리 모금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길거리 모금을 하려면 반드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JTS는 3년 혹은 6년 기한으로 정부로부터 모금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JTS가 그 나라의 법인이 아니니까 불법 모금 행위로 인지될 수가 있겠죠. 이런 문제가 있다면 어쩔 수가 없어요. 아무리 모금을 하고 싶어도 그런 문제가 있을 때는 김치를 담거나 하는 다른 방식으로 모금을 하는 방식을 모색해볼 수밖에 없어요.

모금은 망설일 필요가 없고 정말 자신 있게 해야 할 일이에요. 그러나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법규가 그걸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면 이건 수용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역 커뮤니티에 모금한 돈이 어떻게 쓰인다는 걸 얘기해서 모금을 허용받도록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명세서를 달라고 하면, 그건 한국 JTS에서 다 준비해줄 수가 있어요.

그게 잘 안 돼서 김치를 담거나 뭘 만들어 파는 자선바자회의 형태로 모금을 하고 싶다면, 사전에 정토회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모금이기는 하지만 정토회에서는 물건 판매를 금지한다는 규정과 서로 엇갈리기 때문이에요. 이럴 때는 자기가 알아서 마음대로 하면 안 되고, 이러저러한 목적으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떻게 하겠다고 신청을 하세요. 정부의 허가를 받듯이 여러분들이 정토회에 신청을 하면 정토회에서 심사를 합니다. ‘이러이러한 내용은 정토회에서 한시적으로 인정된다’ 이렇게 결론이 나면 그 범위 안에서 진행하면 돼요.

현재 정토회에서는 물건 판매를 일절 못하도록 되어 있어요. 두 가지만 판매가 허가되어 있어요. 첫째, 법륜스님의 책 판매입니다. 이건 어떤 다른 의도가 아니라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것이니까요. 둘째, 환경상품 판매입니다. 환경운동을 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이것도 품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환경운동을 위한 것이라고 해서 자기가 알아서 아무거나 갖다가 판매하면 안 돼요. 허가를 받아서 해야 합니다.

그러니 미리 허가 신청을 하세요. ‘이번에 우리가 김치를 담가 팔아서 그 수익을 이러저러하게 쓰려고 하고, 방식은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신청을 해주셔야 합니다. 그것이 그 나라의 법규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여러분들이 확인해야 해요. 그렇게 허가를 신청하면 정토회에서 그런 활동의 명분이 물건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정토회의 기본정신에 부합하는지를 체크합니다. 그런 건 결정을 금방 내려줍니다. 허가를 받으면 그 범위 안에서 해당 방식으로 모금을 할 수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정부 허가도 받고 법적 조언도 받아서 적극적으로 모금을 진행합니다. 일상적으로도 모금을 진행하지만, 5월 어린이날과 12월 연말을 전후해서 모금 행사를 아주 크게 진행합니다. 그때는 모든 정토회 회원들이 모금을 하러 나가고, 연예인들까지 나서서 모금을 진행하거든요. 해외에 계시는 여러분들도 거기에 준해서 진행하시면 좋겠습니다.”

JTS의 운영방식은 언제 들어도 뿌듯합니다. 질문자가 많이 남아있었지만 이미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스님은 못다한 질문은 내일 계속 이어가자며 즉문즉설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내일은 해외활동가들과 낙산사를 순례하고 즉문즉설 시간을 가집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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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데오

"JTS는 가장 어려운 곳에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쓴다는 원칙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2020-03-24 18:57:49

^^^^

로힝야난민 가스스토브 10만대나 JTS에서 젤많이 지원하신 소식,그무렵 KBS뉴스에서 봤습니다^^스님 너무 고마워요^^로힝야난민문제 ,늘 마음이 아팠는데ㅠㅠ또,용성스님의 문하스님들로 대를이은 해인사, 범어사, 화엄사, 쌍계사, 신흥사 기억하겠습니다^^

2019-03-09 02:46:53

정지나

좋은 일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움추리고 눈치보는
나를 알아차립니다 당당하지만 겸손함을 잊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19-03-08 10: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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