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3.31 농사일, 통일특별위원회 구역장 모임
“쓰레기 소각장 결사반대,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 두북에서 농사일을 한 후 오후에는 대전에서 열린 통일특별위원회 구역장 모임에 참가하여 즉문즉설 법문을 했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는 통일의병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원래 42개 지역으로 나누어 활동을 하다가 오늘부터 104개 구역으로 확대 재편하여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104개 구역장에 대한 임명식이 대전 정토법당에서 열렸습니다.

멀리 여수에서 강릉까지 총 100여 명의 구역장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 이기혜 위원장님이 한 분 한 분에게 임명장을 수여하자 모두가 함께 기뻐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임명장을 받고 각자의 다짐을 구호로 외쳤습니다. 스님도 뒤편에 앉아 발표를 들었습니다.

“내 행복은 내가, 우리 동네 행복도 내가!”
“나라는 발전하고 국민은 행복하게! 내가 하겠다.”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
“이 일밖에 할 게 없다!”
“일당 백으로 내가 한다!”
“아무도 불러 주는 데가 없다. 행복센터밖에 할 게 없다!”
“시민의 행복은 내가 책임지겠다!”
“전생에도 나라 구했는데, 이생에도 한 번 더 나라를 구하겠다!”

씩씩하고 재치 있는 구호에 큰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모두 얼마나 열정이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임명장을 받고 나서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 아주 활기차고 좋았어요.”

스님은 활기찬 모습에서 자발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칭찬한 후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주적 입장을 가져야 하고, 국민 통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나라는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만큼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조선시대 말기 동학운동에서부터 2016년 촛불 혁명까지 어떻게 민주주의가 발전했는지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나라 민주주의는 국민의 의식이 발전한 만큼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발전을 이루었어요. 그러나 아직 민주주의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주독립의 과제는 평화와 통일을 이루어 완성해야 해요. 민(民)이 주인이 되는 과제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정당을 통해 반영하고, 지방 분권이 이루어져서 자기 지역에 관한 결정은 그 지역의 주민들이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서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합니다.

제가 자란 시골 마을에서는 요즘 어르신들이 매일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의 터전에 200~300마리의 가축을 키우는 대단위 축사가 어느 날 갑자기 들어와서 주변 환경을 다 파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들판을 무공해 농공단지로 꾸려가고 있었는데, 들판 한가운데에 많은 수의 가축을 키워서 냄새도 냄새지만 각종 동물들의 털 등으로 인해 주변 지역이 무공해 농업지대를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설에 대한 허가를 주민들에게 물어서 내어주는 게 아니라 군수가 결정을 합니다. 오히려 주민들은 가축을 키우더라도 마을 근처에서 키우지 않고, 막사를 산 밑에 지어서 키웁니다. 그런 걸 잘 모르는 도시 사람들은 들판 한가운데 큰 땅을 구입해서 축산업을 합니다. 처음 한두 명이 그럴 때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수가 늘어나서 10군데가 넘는 곳에 허가가 나니까 농민들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트랙터로 길을 막고 거센 농성을 하는 겁니다.

이것은 그 결정권이 주민에게 있는 게 아니라 군수나 정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군수를 뽑았지만 모든 결정권을 군수가 가지고 있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군수에게 모든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1년 내내 그 군수와 싸우다가 다음 선거에서 다른 군수를 뽑는다 하더라도 또 그 군수가 전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됩니다. 그러니 어느 정당의 군수가 당선된다고 해서 별 차이가 없습니다. 권한의 행사를 군수가 모두 하도록 되어있는 제도가 지속되는 한 군수의 소속당과 이 문제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소속당이 어디든 군수가 갖는 권한에는 차이가 없어요. 이걸 보면 우리는 아직 주민이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는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겁니다. 주민이 주인 노릇을 하는 건 4년에 한 번, 보름 정도의 선거 기간뿐이에요. 정치인도 선거 기간에는 주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다니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 이튿날부터 갑을의 위치가 바뀝니다.

이걸 개선하려면 우리 시민의 의식이 깨어나야 합니다. 우리들부터 정치인이나 시장에게 기죽을 필요가 없어요. 그들의 지위에 기죽지 않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인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꼭 질문을 안 해도 돼요. 여러분이 주인이니까요. 자기 의견이나 제안도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세요.”

총 10명이 질문했습니다. 행복학교를 진행하며 겪는 여러 문제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행복학교를 진행하면서 지역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최근 쓰레기 소각장 건립 반대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주민 자치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어느 구에 조만간 예산 1000억 규모의 대규모 플라스틱 소각장이 들어서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데, 그곳 주민들이 그 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주변 환경이 좋아서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소각장 설립을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우선 소각장 문제의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사는 구에서 서울시 전체 쓰레기를 소각하려는 계획이라면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반대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까지는 서울시의 쓰레기를 모두 경기도에서 소각시켰는데, 지방자치가 강화되면서 경기도 측에서 서울시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요. 전에는 쓰레기를 소각하는 대신 일정한 비용을 지불했는데 이제 경기도에서는 비용을 지불해도 쓰레기 반입을 거부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니 서울시에서도 쓰레기 소각장을 서울시 어디엔가 건립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어느 특정 구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립하려고 하면 그 구에서 또 반발을 하겠죠. 그러면 각 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그 구 안에서 처리를 하도록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지방자치가 시작될 때 이런 문제를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각 구에서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고, 소각장 설립이 어려운 구는 옆 구에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쓰레기 소각을 의뢰할 수 있겠죠. 각 구에서 생산되는 쓰레기를 자기 구 안에서 처리하려면 구 어딘가에 소각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다들 우리 동에는 싫다고 할 거예요. 그러면 각 동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자기 동 안에서 해결하도록 방침을 세우겠죠. 결국 각 구가 갖던 문제를 이제 각 동이 갖게 됩니다. 그러면 동 안에서는 또 누구 집 옆에서 쓰레기 소각을 할 것인가를 두고 다시 싸우게 될 거예요.(모두 웃음)

최종적으로는 자기 집에서 생산한 쓰레기는 자기 집에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토회는 20년 전부터 ‘쓰레기 제로 운동’을 시작한 거예요.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거예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는 베트남에 비용을 주고 소각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의 경제상황이 좋아지면서 올해부터 베트남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예전에는 중국으로 쓰레기를 수출하다가 베트남으로 옮겼는데 이제는 베트남도 막혔습니다. 북한의 경제상황이 많이 어려울 때는 대만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을 북한에 수출하려고 했는데, 그때 우리나라의 많은 환경 단체들이 대만에 가서 시위를 했었습니다.

예전에는 쓰레기가 한 트럭이 나와도 만원만 주면 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5년 묵은 비닐하우스를 정리하면서 많은 쓰레기가 나왔어요. 옛날 기준으로 3만 원 정도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30만 원을 달라고 했어요. 쓰레기 수출이 안 되기 때문에 모두 국내에서 처리를 해야 해서 비용이 그만큼 올랐다는 거예요. 그래서 더 알아보니 농사용 폐비닐은 정부 보조를 받아서 무료로 처리를 할 수 있고, 일반 쓰레기는 결국 비용을 지불하고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해요. 이렇게 시골에서도 쓰레기 처리 비용이 갑자기 오른 것은 더 이상 쓰레기 수출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 수출이 되지 않으면 결국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쓰레기는 우리나라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서울시 쓰레기는 경기도에 가서 해결하고, 부산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경남에서 해결하고, 대구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경북에서 해결을 했어요. 이제는 이 방법도 안 되니까 각 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시에서 해결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나라의 문제가 각 시와 도의 문제가 되고, 시 안에서는 각 구의 문제로, 구 안에서는 각 동의 문제로, 결국 각 가정의 문제로 내려갑니다.

질문자가 어느 구의 사례를 말씀하셨는데, 먼저 그 소각장이 구 안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구 안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소각장이라면 구민들의 의사 반영도 중요하지만 시위를 하는데 동참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원칙적으로 자기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서로 미루고 있는 거예요. 시위에 동참하면 주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주민들에게 부화뇌동해서 해결책이 없는 문제에 동참하는 거예요. 설령 구청의 결정에 부당한 면이 있더라도, 결국 구 어딘가에는 소각장을 지어야 한다면 구청에서는 가능하면 주민이 적게 사는 곳이나 외곽의 산 근처에 소각장을 지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고급 아파트도 사람이 적고 외곽의 산 가까이에 있는 좋은 환경을 찾아서 들어서니까 결국 이 둘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 이 문제를 잘 살펴서 구청이 정말 부당하게 결정을 내린 부분이 무엇인지 가려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 누가 구청장이 되어도 이렇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찬성하는 편에 서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반대하는 편에 동조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질문자가 물어본 사례는 주민들 사이의 이해관계이기 때문에 선뜻 어느 한쪽에 힘을 보태어주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만약 중앙 정부나 시가 주민의 동의 없이 쓰레기 소각장을 짓겠다고 해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상황이라면 주민의 반대에 동참해서 함께 이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자기 구 내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를 서로 떠미는 과정에서 발생된 갈등이라면 자칫 대안 없는 반대에 동참하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한 동참에 그치기 쉽습니다. 그러니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자세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각자가 쓰레기를 조금씩 배출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져야 해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자각이 없는 사람은 쓰레기는 마음대로 버리면서 쓰레기 소각장이 자기 집 앞에 생기는 건 반대합니다. 이것은 마치 모든 사람이 죽기 마련이라 어딘가에는 화장장이 필요하지만 내 집 앞에는 안 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는 그것이 아무리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도 우리가 함께 동참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 이기주의에 바탕을 둔 운동은 많은 사람이 동조한다고 해서 반드시 동참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누가 봐도 주민에게 부당한 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지만, 특정 주민들의 이익을 위한 일에 우리가 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역 사회 문제에 어떤 관점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즉문즉설을 마치고 스님은 앞으로 104개 구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통일의병들을 위해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 활동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재미있어요?”

“네!”

“우리가 하는 일은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하셔야 합니다. 지금은 ‘뭘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몇 년만 지나면 ‘아, 이것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옵니다. 우리는 지금처럼 종속적인 나라가 될 것인가, 아니면 보다 자주적인 자세로 세계 문명에서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국민들의 전반적인 의식 수준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십이 많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유지해 온 시스템으로는 지금보다 크게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교육제도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발전이 어렵고, 경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발전이 어렵습니다. 정부도 여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왔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니까 시스템은 바꾸지 않고 그들에게 몇 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저출산 문제도 출산 장려금을 조금 준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뀌는 세상에 맞춘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우선 인터넷 구매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많아졌습니다. 여러분도 인터넷 구매를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대형마트들이 여기저기 많이 들어와서 자영업자가 많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런 대형마트들도 인터넷 구매의 영향으로 어렵다고 아우성 칠 정도니까 작은 가게들은 말할 것도 없죠.

작은 가게들을 주로 이용하다가 상권이 대형마트로 옮겨간 계기는 대형 냉장고와 자동차의 등장입니다. 걸어 다니는 시대에는 늘 동네 가까운 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야 되었는데, 자동차가 생기니까 교외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 오게 된 겁니다. 냉장고가 있으니까 일주일치 먹을 걸 한꺼번에 사 오게 되었고요. 그러니 점차 동네 슈퍼에 갈 일이 없어진 겁니다. 그런데 그런 대형마트들도 이제 인터넷 구매가 점차 널리 이용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때문에 작은 점주들이 어려웠는데, 이제는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어려워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문을 닫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최근 미국에서는 인터넷 쇼핑에 이용되는 우편 배달료도 문제를 삼고 있는데, 예전에는 미국 기업이 중국 물건을 수입해서 사람들에게 팔았다면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중국 물건을 직접 구매하니까 미국 내 운반비보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운반하는 비용이 더 싸게 되었어요. 중국은 국제 우편비에서 후진국 기준을 적용받아서 미국의 절반밖에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이번에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할인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중국의 1인당 GDP를 보면 아직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되니까 이걸 폐지하는 결정을 내린 거예요.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영업을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경제를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자영업자들을 팽개칠 수도 없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폐업 이후를 생각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니 자영업 문제는 이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보장 문제가 됩니다.

교육제도도 바꾸어야 하는데 교사들의 생계가 달려있기 때문에 쉽지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으면 그 사람들의 생계를 해결해주어야 하잖아요. 대학교 학과를 개편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과를 없애면 그 학과에서 가르치던 교수의 생계를 어떻게든 마련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어려운 사람만 복지의 대상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연봉이 괜찮은 사람들도 복지 대상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복지 대상도 바뀌어가고, 사회의 전체적인 구조도 바뀌는 만큼 국가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득권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현재의 선거제도에서는 국가 재설계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 국가 재설계가 더 수월할지도 몰라요. 그런 곳에서는 사회 리더 몇 명이 국가를 설계하면 실행에 옮길 수는 있는데, 우리는 지금 그런 아이디어를 낼 사람도 부족하지만 설령 낸다고 해도 집행에 옮기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인들이 시민들에게 솔직해야 합니다. 사회의 모든 문제를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우리가 어떻게 같이 나눌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해결해가야 합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아직 그런 원대한 이상과 포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 놓는 자세도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덮고 넘어가서 올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내년으로 연기되고, 그 과정에서 돈은 돈대로 많이 들고 문제는 점점 커지는 일이 반복해서 일어납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은 이런 일들을 해결하는 것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선 평화와 통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는 통일만 한다고 다 해결되지 않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문제들 중 상당수는 통일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 요즘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겨나는 문제들은 통일을 한다고 다 해결되지 않습니다. 물론 통일이 되지 않으면 더욱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통일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통일을 할 것인지’, ‘통일 이후에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통일된 대한민국을 어떠한 국가로 발전시킬 것인지’, ‘우리는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고 살아갈 것인지’ 등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금 어렵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제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듯이, 우리도 수행이라는 중심을 잡고 이런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대응해 나갔으면 합니다.”

스님의 격려에 통일의병들은 큰 박수로 적극적인 활동을 다짐했습니다.

이어서 통일특별위원회 이기혜 위원장님에게 마무리 말씀을 청했습니다. 위원장님은 “오늘 구역장이 된 사람 중에서 최연소 구역장이 누구인지 궁금했다”며 즉석에서 최연소 구역장님에게 마무리 말씀을 양보했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김주영 님이 앞으로 나와 오늘 모임에 참석한 소감을 말하며 오늘 행사를 마무리해주었습니다.

“어느 분이 이번 생애 태어난 이유가 이 일을 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바른 법을 만나고 바른 스승을 만난 것에 대해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이 길을 같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정성 들여하겠습니다.”

김주영 님의 소감을 듣고 나서 위원장님은 “막둥이가 이 정도인데, 우리는 정말 희망이 있는 모임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일의병 선서를 함께 낭독했습니다. 스님도 맨 뒤에 서서 의병들과 함께 선서를 했습니다.

사홍서원으로 모임을 모두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평화와 통일의 꽃, 우리가 피우자! 활~짝!”

통일의병들의 얼굴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행사를 모두 마치고 스님은 대전을 출발하여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봄꽃이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두북에 도착하여 주말에 농사일을 하러 온 공동체 실무자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밭에서 뜯어온 원추리, 돋나물, 시금치가 밥상에 올랐습니다.

“수고했어요.”

내일은 하루 종일 두북에서 농사일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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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나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19-04-07 23:11:26

임규태

감사합니다!!!^_^

2019-04-06 00:31:36

정명 데오

\"이 길을 같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정성 들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04-03 23: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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