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7.10 해외 출장
“법륜 스님의 좋은 태교법”

안녕하세요. 스님은 오늘부터 이틀 간 해외 출장을 떠났습니다. 강연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 중에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지 못한 대화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임신한 지 6개월 갓 됐어요. 아기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태교법이 뭐가 있을까요?”

“뱃속에 있는 아이가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있어요. 지금쯤이면 아이가 들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누가 그런 소리를 해요? (모두 웃음) 뱃속에 있는 태아가 내가 보는 걸 볼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못 봐요. 내가 보는 맛도 못 보고, 내가 맡는 냄새도 못 느껴요. 내가 손으로 만지는 감촉도 태아가 느낄 수 없어요. 내가 하는 생각을 태아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엄마가 신경을 바짝 쓴다면 위가 영향을 받을까요, 안 받을까요?”

“받아요.”

“신경을 바짝 써서 위가 영향을 받으면 소화기능에 장애가 생깁니다. 내가 막 흥분을 하면 심장이 영향을 받습니다. 마찬가지로 자궁도 내 몸의 일부예요. 내가 신경을 바짝 쓰거나 열을 내거나 걱정을 하면 자궁이 영향을 받습니다. 자궁이 영향을 받으면 자궁 속에 있는 태아가 영향을 받을까요, 안 받을까요?”

“받아요.”

“태아가 어떤 소리를 직접 듣는 게 아니라, 그 어떤 소리를 듣고 내가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자궁이 긴장하게 되고, 그러면 그 자궁 속에 있던 태아가 영향을 받아서 놀라게 된다는 겁니다. 내가 어떤 것을 보고 짜증을 내거나 긴장하거나 놀라거나 흥분하면 자궁이 영향을 받고, 그 속에 있는 태아도 영향을 받게 돼요. 그래서 태아가 자궁 속에서 편안하게 있으려면 자궁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 마음이 편안해야 해요. 뭘 봐도 놀라지 않고, 뭘 들어도 놀라지 않고, 뭘 맛봐도 놀라지 않고, 무슨 냄새를 맡아도 놀라지 않고, 뭘 감촉을 해도 놀라지 않고, 어떤 생각을 해도 놀라지 않고 늘 편안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어떤 것을 보고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사람이 죽었다고 우는 모습을 보면 긴장을 하게 돼요. 도끼로 머리를 쳐서 소를 잡는 모습이나 몽둥이로 개를 패서 잡는 모습을 보면 인상이 저절로 써집니다. 그 충격이 심하면 태아가 긴장을 해서 나중에 신체장애가 되거나 선천성 불안증이 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옛날부터 아기 가진 사람은 나쁜 것을 보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그런 험악한 꼴을 보면 태아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아기를 가지면 초상집에 가지 마라. 부정 탄다.’

이런 말 들었죠? 무슨 귀신이 붙어 온다는 뜻이 아니라 초상집에 가서 임산부가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면 긴장을 하거나 슬픈 마음이 들기 때문에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임산부에게 소를 잡는 모습이나 사람이 죽은 모습 같은 험한 꼴을 보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태교를 하는 방법이 꽃과 나비, 사슴, 토끼 같은 그림들을 보는 것이었어요. 가능하면 긴장을 하지 않도록 하는 거죠. 가장 좋은 태교법은 아기 엄마가 편안한 겁니다.

그런데 이 세상이라는 게 임산부가 편안할 조건만 갖춰질 수가 없잖아요. 운전을 해보면 내가 아무리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조용히 가려고 해도 중간에 차가 끼어들어오기도 하고, 앞에 가던 차가 급정거를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세상은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은 다 자기들 마음대로 살아갑니다. 내가 임산부라는 걸 고려해서 사람들이 운전을 조심하거나 좋은 얘기만 해주는 게 아니에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임산부는 아기를 위해서 뭘 봐도 놀라지 않고, 뭘 들어도 긴장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특히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가장 마음이 상하고 긴장이 되기 때문에 태교의 가장 핵심은 부부간의 갈등이 없는 겁니다.

남편도 정말 좋은 아이를 얻고 싶다면 아이를 위해서 조심해줘야 합니다. 아내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아기 엄마가 신경을 안 쓰도록 도와줘야 해요. 저녁에 일찍 들어오고, 술 마시거나 담배 피우는 걸 아기 엄마가 싫어하면 술이나 담배도 끊어줘야 해요. 담배 피우는 연기가 주는 장애보다 아내가 담배 피우는 걸 싫어하는데 굳이 피움으로 해서 아내가 내는 짜증이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아이를 위해서 아기 엄마의 마음이 편하도록 맞춰줘야 해요.

시어머니도 좋은 손자를 보려면 며느리한테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아기 엄마한테 잘해야 해요. 며느리한테 잘하라고 하면 기분이 안 좋잖아요. (모두 웃음)

며느리나 아내한테 잘하라는 게 아니라 아기 엄마 될 사람한테 잘 해야 해요. 지금 아기가 엄마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까요. 우리 사회에서도 아기를 위해서 아기 엄마를 잘 보호해야 합니다. 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기를 위해서, 며느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기를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기를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아기 엄마의 주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에요.

그리고 임산부 본인은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내 뜻대로 안 해주기가 쉽잖아요. 세상 사람들이 내 뜻대로 안 해준다고 초조불안해 하거나 악을 쓰면 내 아기한테 나쁜 영향이 가요. 엄마는 아기를 목숨 걸고 보호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남편이 늦게 들어오든,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하든, 뭘 보든, 아기에게는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자기 선에서 막아줘야 해요. 나쁜 것을 눈으로 봐도 긴장을 안 해야 하고, 남편이 늦게 들어와도 ‘여보, 좀 일찍 들어오면 어때?’ 하고 말은 해보되 그래도 일찍 안 들어오면 아기를 위해서 ‘너야 일찍 들어오든, 늦게 들어오든, 알아서 살아라’ 하고 내버려둬야 해요. (모두 웃음)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해도 내가 그걸 신경 쓰면 아기가 영향을 받으니까 ‘어머니 성질이 본래 저런가보다’ 하고 넘겨서 아기를 보호해야 해요. 아기 엄마는 상황이 어떻든 자기 아이를 보호해야 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기를 위해서 아기 엄마를 편안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엄마가 편안한 것이 최고의 태교입니다. 그러려면 아기를 가진 엄마들은 많이 베푸는 게 좋습니다. 인도처럼 굶어죽는 애들이 있다든지, 아이를 낳았는데 학교도 못 보낸다는 경우가 있으면 기부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내 아이를 잘 낳고 키우기 위해서는 버려진 남의 아이를 돕는 일에 기부도 좀 하고, 그런 아이들을 위해 봉사도 해보는 것이 좋아요. 이걸 ‘미리 복을 짓는다’라고 해요. 농사를 지으려면 아직 곡식도 심지 않은 이른 봄에 미리 밭을 갈고 거름을 줘야 하잖아요. 그걸 밑거름이라고 해요.

그런 것처럼 태교를 잘 하려면 널리 베풀어야 해요. 마음도 베풀고, 물질도 베풀어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최고의 태교예요.”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전체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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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나

밑거름 베픈다 지금, 여기 나 감사합니다 꾸벅^^

2019-08-22 05:53:55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19-08-09 20:45:01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산모가 늘 안정적이고 평화롭고 편해야하고 너그럽고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의 마음을 지녀야하는군요......나는 이리 못했지만 내아이들에게 알려주렵니다.

2019-07-19 17: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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