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8.4 단식 20일째, 공동체 안거 수련 1일째
“명상을 잘 마쳤습니다.”

안녕하세요. 스님은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4일까지 문경 수련원에서 명상수련을 진행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평화와 안락을 기원합니다.”


스님은 모든 생명의 평화를 바라며 명상수련을 마쳤습니다. 명상수련을 끝낸 후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정토회 공동체에 상주하는 실무자들은 문경에서 9박 10일 명상수련을 마치고 두북에서 안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안거에서는 농사일을 하며 선농일치(禪農一致)를 경험해보고, 도반들과 함께 지난 1년간 수행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부터 2박 3일은 법륜스님과 수행과 활동에 대해 점검합니다.

두북에 도착하자 저녁 6시가 넘었습니다. 스님은 계속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단식을 시작한 지 20일이 지나 조금 야위었습니다. 먼저 법당에 삼배를 드렸습니다.

강당에서 모두 모여 저녁예불을 드리고 스님에게 수행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질문자가 한 명뿐이라 금방 끝났습니다.

실무자들은 오늘 낮에 법륜스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습니다. ‘공동체 운영, 100강 기획, 10차 천일결사 준비, 선농일치, 인재양성, 청소년사업, 콘텐츠’ 7가지 주제였습니다. 실무자들은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했습니다.

스님은 발표 내용을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먼저 공동체 운영, 100강 기획, 10차 천일결사 준비에 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한 주제에 대한 발표가 끝나면 스님도 새로운 의견을 냈습니다. 또 대중들의 질문을 받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요즘 아동학대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 같은데, 정토회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였습니다. 스님은 좋은 의견이라고 하면서 지금 정토회가 주력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강조하고 대화를 마쳤습니다.

“좋은 제안이에요. 그런데 현재 정토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첫째, 1차 만일결사를 원만하게 회향하고, 2차 만일결사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둘째, 현재 정체 상태에 있는 남북문제, 한미 문제, 한일 문제를 잘 풀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통일 대한민국은 단순히 분단을 극복한 나라가 아니라 새로운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분단된 나라를 합치자는 것은 과거의 통일운동입니다. 3.1 운동이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대한제국 부흥운동에 머물지 않고 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했던 것처럼 오늘날 통일운동도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세력이 크냐 작으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통일된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여야 하는지, 환경, 인권, 평화, 교육 등 각각의 측면에서 어떠한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 그 비전을 우리가 그려보자는 거예요. 지금 일어나는 한일 관계 악화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에요. 동아시아의 질서가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한 일이 앞으로 계속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국면일수록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표를 분명하게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할지 몰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 그 말이 맞네!’ 이렇게 되어 가야 합니다.

이렇게 모든 정토행자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개인은 세상의 주인이 되어서 운명에 좌우되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사는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정토회는 이 세상에 희망을 주는 사회 조직이 되도록 하고, 대한민국은 전 세계 사람들이 ‘국가라면 저런 국가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의 그런 나라로 만들자는 겁니다. 환경 문제를 이야기해도 대한민국을 떠올리고, 복지 문제를 이야기해도 대한민국을 떠올리고, 과학 기술을 이야기해도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게,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거예요.

분단된 남한만 갖고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과거 문제도 아직 해결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청산해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요. 지금 사회 운동을 하는 세력들이 하는 운동은 과거 청산에 머물러 있어요. 과거 청산은 기본이고, 과거 청산을 하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대한민국을 그려야 합니다.

정토회는 이런 꿈을 갖고 설립되었기 때문에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아동 학대 문제는 여력만 있으면 저도 정말 하고 싶어요. 엄마들의 정신 건강 문제와도 관련이 깊고, 즉문즉설을 해보면 대부분 어릴 때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것 때문에 평생이 고통스럽게 되거든요. 앞으로 정토회가 조금 더 발전을 하면, 결혼 전 예비부부를 위한 수련, 아이 가진 엄마들을 위한 수련,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대안학교 사업 등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운동들을 다양하게 펼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 새벽부터 농사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머지 발표는 내일 듣기로 했습니다.

“농사일 많이 했나요? 비닐하우스 고추 많이 나왔어요?”

“네!”

“비닐하우스를 더 지어야겠네요. (모두 웃음) 내일 아침에 봅시다.”

바깥에 어둠이 짙게 내렸습니다. 스님은 늦었지만 비닐하우스에 들러 고추가 얼마나 익었는지 둘러보았습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지요. 그새 빨갛게 익은 고추들이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스님은 흐뭇한 얼굴로 고추를 둘러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전체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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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19-08-23 00:40:53

최인숙

언제나 명쾌한 비젼을 주시는 스님
이시대 등불 이십니다 건강해주세요 스님

2019-08-18 09:15:29

무지랭이

Glad 2 c u~^^

2019-08-14 19: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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