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래법당
일라슴니다. 일나슴니다. 일났습니다.
가을불교대 주간반 수행맛보기를 회향하며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일라슴니다. 일나슴니다. 일났습니다.

가을불교대 주간반 수행맛보기를 회향하며

 

112일 이른 아침, 동래법당은 다른 날보다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봉사자들의 바쁜 움직임으로 약간의 긴장감과 활기가 느껴졌는데요, 다름 아닌 2015년 가을불교대 수행맛보기가 시작되는 입재 날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9, 불교대 봉사자들은 여는모임을 시작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확인하며 오늘 입재식이 잘 치뤄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았습니다.

 

아침 10, 드디어 가을불교대 수행맛보기 입재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임남영 님의 집전으로 예불을 마친 다음, 수행맛보기의 의미와 진행 과정에 대한 김경희 총무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은 후, 학생, 봉사자 모두 하나가 되어 108배 정진을 했습니다. 정진 후 네 개의 모둠으로 나눠진 불교대생들은, 지난 날 나를 돌아보고, 14일간의 개인수행에 대한 다짐을 했습니다. 불교대생들은 지난 날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을 돌아보며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더 많이 생각난다.”, “나만 힘든 줄 알았던 일이 다른 분들도 힘들었다고 하니, 위로가 된다.”, “뒤돌아보니, 힘든 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마음을 나누며 울고 웃었습니다. 이어 다음 날부터 각자의 집에서 진행되는 매일 아침 5시 수행, 현관문 삼배, 11봉사, 매일 천원 보시를 안내받고, 수행 정진을 다짐했습니다.

 


수행맛보기 입재식

 

113일 개인 수행 첫 날, 아침 5시에 일어난 학생들의 기상 알림 톡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불교대 각 모둠 밴드마다,

 

디이링, 일어남슴니다!”

디리링일나슴니다.”

, 일났습니다.”

 

맞춤법이 들쭉날쭉한 톡들이 춤을 추듯 밴드 톡방에 일렁였습니다. 당번이었던 학생이 아침 수행 후 밴드 대문 열기를 익히지 못해 열지 못하자, 다른 학생이 대신 열어주는 고마운 선행도 이어졌습니다.

 

2G폰인 학생들은 문자를 통해 모둠장에게 기상 알림과 나누기를 쓰고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면, 각 모둠장들은 학생들이 보내준 문자를 모둠 밴드에 복사해서 올려 모둠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당일 당번 학생은 낮 동안 밴드 톡방을 통해 깨어있습니까?” 혹은 화 난 적 있습니까?”를 올려놓아, 도반들이 일상에서도 늘 깨어있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네 개의 모둠 중 4모둠은 당일 당번이 깨어있기 톡을 올렸더니, 모둠원들 모두 방금 남편 때문에 화가 났다.”, “금방 애들에게 화가 났는데, 참았다.” 같은 마음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했습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깨어있는 연습을 하니, 화가 나는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고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11월 9일 아침 9, 불교대 봉사자들은 여는모임에서 불교대생들의 일 주일 개인 수행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아침 5시 수행을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잘 독려할지에 관해 의견을 모았습니다.

 

아침 10, 예불의식을 마친 후 입재식과 다름없이 108배 정진이 이어졌습니다. 네 모둠은 입재식 때와는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여 일 주일 개인 수행에 관한 마음 나누기를 진행했습니다. 일 주일 만에 만난 불교대 학생들은, 아침 5시에 일어나기가 너무 싫었어요. 근데, 도반들이 올려준 기상 알림톡 때문에 힘을 얻어 일어나게 되고 수행하게 되었어요. 도반들이 너무 고마워요.”, “현관문 삼배가 참 힘들 것 같았는데, 모둠장님이 주신 현관문 삼배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종이를 현관문에 붙여놓으니까 해졌어요. 해보니, 일주문 삼배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우리 가족이 부처님처럼 느껴지더라구요.”라며, 서로서로 자신의 변화에 신기해했습니다.

 


수행맛보기 1주를 보내고 마음나누기 시간

 

2주 간의 수행을 끝낸 1115일 회향일에는, 불교대생, 봉사자들 모두 크고 하나 된 목소리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관음정진을 했습니다. 그 소리가 목탁소리와 어우러져 어찌나 크고 아름다웠던지 법당에 있던 도반들은 모두 벅찬 감동에 젖었습니다. 우리 모두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진정한 수행자임을 확인하는 날이었습니다.

 

불교대 학생들은 소감문 발표를 통해 처음엔 5시에 하는 108배가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었지만, 나를 들여다보고 사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112일 입재식에 참석해 정진을 약속한 가을불교대생 38(재학 인원 43명 중)은 이 기간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행 정진해 회향식에, 결석한 1명을 제외하고, 37명이 참석했습니다. 수행맛보기 2주 동안, 동래법당 불교대학생과 봉사자들은 한 마음이 되어 서로를 격려하며 매일 아침수행을 놓치지 않는 아름답고 소중한 도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실 뒤에는 동래법당 불교대 봉사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습니다. 한 차례의 교육과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수업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는 등 낮밤을 가리지 않는 열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2015년 가을 경전반 학생이면서 올해 처음으로 불교대 담당을 맡은 박희숙 님은 불교대 학생 모두를 매일 기도하는 수행자가 되도록 돕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준비를 했어요. 제가 불교대 학생일 때도 저랬나 싶어요. 학생들 얼굴이 하루하루 맑아지고 밝아지는 것이 신기해요.”라며 즐거워 했습니다.

 

동래법당 불교대생 모두 수행맛보기 회향식을 마치며 아침 5, 108, 100일 정진을 자발적으로 발원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학생들 스스로 자원해서 수행 후 나누기 대문을 열고 아침 알림 채팅방도 운영하자고 제안해서 그렇게 하기로 한 것입니다.

 

회향식을 마치고 닫는모임에서 봉사자들은 15일간의 수행맛보기 수업을 평가하고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모둠장 최성희 님은 올해 가을불교대생들의 수행 정진 열의에 감동했어요. 정말 훌륭한 도반들인 것 같아요. 서로 도와가며 잘하시는 걸 보고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어요.”라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수행맛보기 2주 후 회향식을 끝내고 다함께 "" 찰칵

 

112일부터 시작된 동래법당 가을불교대 학생들의 수행은 오늘 아침 5시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이링, 일어남슴니다!”

디리링일나슴니다.”

, 일났습니다.”

 

_이시연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6

0/200

무진의 황다견

재미있게 잘보았습니다

2015-12-12 12:49:07

자비화

부럽고 그 기운이 전해 지는것 같아 든든합니다. 저희 법당도 작지만 내실있는 법당이랍니다.~~^^

2015-12-02 10:15:13

악바리

참 재밌어 보이고, 부럽습니다.

2015-12-02 08: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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