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정토회 안산법당]

봄 속의 겨울을 이기며 조금씩 움트는 싹을 봅니다

안산법당 동지법회 이야기

12월 22일 동지를 맞아 안산법당에서는 동지기도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천도재나 백중기도 등을 자체 행사로 진행되지 못했던 터라 전법팀장 소임을 맞고 있는 원호성 님이 광명과 부평법당에서 목탁 교육을 받으러 다니면서 안산법당만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안산법당을 개원하고도 자체적 행사진행을 못하고 안양법당까지 가곤 했는데, 거리가 멀어 번거로운 까닭에 안산법당 도반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던 고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물론 목탁만으로는 행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는 걸 알지만 안 되면 혼자라도 이것저것 다 해보겠다는 무대포 정신으로 밀어 붙인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여러 도반들의 적극적 지지로 행사는 일사분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늘 새벽 기도를 같이 해오던 배향숙 님은 전날 집에서 팥을 삶고 걸러 준비해와 출근 전에 쌀을 씻어 팥죽 쑬 준비까지 완벽하게 해두고 출근하는 센스를 보였고, 박용숙 님이 호박전, 깻잎전, 버섯전을 정성스레 준비해주고 과일은 김수현 님이 보시, 나물은 총무 소임을 맡은 양미숙 님이 만들어오면서 착착착 준비를 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가을불교대 저녁반 조미라 님은 하루 휴가까지 내고 고구마튀김을 정성스레 준비해 왔습니다.

문상희 님은 사회 소임을 처음해보는 거라 많이 긴장해서 엉덩이는 아팠지만 뿌듯하다고 했고 차 바라지도 김수현 님이 도와주었습니다. 공양간에서는 김옥순 님, 이경숙 님, 김수남 님 등이 왔다갔다 하며 분주한 모습들이었습니다.

드디어 열심히 교육 받아 익힌 목탁을 소리에 맞춰 동지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법당 안의 목탁 소리는 그 울림이 퍼져 법당 밖까지 퍼져갔습니다. 마치 앞으로 우리의 활동 영역이 넓혀갈 길을 알려 주듯이 웅장하고 근엄한 분위기였습니다.

처음 준비를 할 땐 잘 될까 걱정 반, 어떻게 되겠지 라는 기대 반이었지만 여러 도반의 도움으로 풍성한 화단처럼 꽃이 만발하였습니다. 기어 다니던 아기가 스스로 일어나 첫걸음 떼는 것처럼 가슴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마침 화요일 가을 불교대 수업이 있는 날이라 목탁 교육으로 불교대 담당 자리를 2주 비웠던 원호성 님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오히려 미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동지는 곧 봄의 시작이라는 스님의 법문. 동지가 지나고 소한 대한이 또 오겠죠! 봄은 오고 있지만 봄 속에 겨울을 맞으며 따뜻한 입춘을 지나 꽃이 만발한 봄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씀이 마음 속 깊이 새겨들었습니다. 땅 속에 심은 씨앗이 바로 싹이 트지 않고 정성과 시간을 들이면서 지켜보고 기다려줘야 꽃을 볼 수 있듯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면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봄을 만나게 될 겁니다. 수행을 하다보면 누구나 감당할 만큼씩시련을 만나게 되고 그 시련을 여법하게 넘어서면서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에 올라서게 되는 것과 같을 겁니다. 겨울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봄이 오고 있는 중이라는 걸 깨달으며 수행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안산법당도 이제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봄 속의 겨울을 만날 때면 고비임을 알아차리고 지혜롭게 노력하다 보면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겠죠!

지금은 안양정토회의 안산법당이지만 안산의 정토회로 한걸음 나가고 있음을 오늘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이제 막 첫걸음마를 떼기 시작했고 걷다가 넘어지고 넘어져 상처도 나겠지만 이 첫걸음의 환희를 늘 간직하면서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동지 기도를 끝내고 난 후

▲ 새벽기도 오는 길 엘리베이터 앞에서

글_박희준 희망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