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래법당
손님이 주인 되어
동래 가을경전 주간반, 위기를 기회로!

동래법당 경전반에 찾아온 변화! 야무지고 살뜰한 전 담당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손님으로 수업을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한 후 슬며시 사라졌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모두가 주인 되어 소임을 찾아서 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2015 가을경전 주간반 입학식을 마치고 찰칵!


경전반의 위기, 담당자 없는 나날들 

11월 중순 저녁, 한은경 님 집에 동래정토회 김경희 총무를 비롯한 주간 가을경전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평일 저녁, 개인 일정들도 있었을 텐데 그들이 모인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갑자기 닥친 경전반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야무지고 성실해서 경전반을 훌륭하게 이끌어 오던 담당자가 병이나 더 이상 소임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되어 새 담당자 선임에 관해 의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부담당 한은경 님이 추천받았지만, 돕는 일을 잘 하는데 이끄는 일은 못한다며 주저했습니다. 그만큼 경전반 학생들을 책임지고 바라지하는 일이 녹록하지 않은 자리라 여겨져 그런가 봅니다.

 

이렇게 경전반은 담당자 없이 한 주 한 주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전을 맡아왔던 한수연 님의 무릎에 심각한 염증이 생겨 집전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경전반의 어려운 상황을 각 모둠장들이 학생들에게 알리며 집전 지원자를 모집했습니다. 그러자 사회를 맡아왔던 옥동주 님이 손을 들고 나섰습니다.

 

, 대연법당에서 집전 한 적이 있습니다. 좀 많이 서투르지만, 해볼게요.” 대연법당에서 불교대를 졸업한 후 동래 법당으로 이동해온 옥동주 님은 평소 조용히 주어진 활동만 해왔던지라 선뜻 집전을 자원하는 태도에 다른 학생들은 적잖이 놀랬습니다. 이후 옥동주 님은 집전을 위한 심화교육을 받아 집전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회를 맡아왔던 옥동주 님이 집전을 하게 되자 '사회는 누가 맡을 것인가?' 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직장일로 바빠 경전반 수업을 빠듯하게 하고 가던 정호숙 님에게 김명희 모둠장이 사회를 권유해보았습니다.

명희 님~ 불교대 학생 때, 사회자 소임 맡아서 했지요? 봉사 좀 해요.”

저요? 그때도 겨우 했는데요. 힘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나서는 분이 없다면, 제가 할게요.”

이렇게 해서 집전, 사회자 소임이 새로운 자원활동가들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큰 걱정거리는 담당 소임을 맡기로 한 한은경 님이 도저히 담당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담당 소임이 빈 후 세 차례에 걸쳐 대책 회의를 했지만, 전 담당자처럼 꼼꼼하고 야무지게 경전반을 이끌 수 없다는 말을 하며 경전반 학생들 모두 손사래를 치고 거절하였습니다.

 

이렇게 담당 없는 몇 주를 보내며 학생들은 담당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 자리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수업 중, 학생들은 너도 나도 전 담당자에게 그간 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얼른 건강을 되찾아 함께 공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나누기가 이어졌습니다.

 

새 담당자가 뽑히다

11월 말 담당 선정을 위해 경전반 학생-자원활동가들은(동래법당 경전반은 학생 모두의 자원활동으로 운영) 특별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가 진행되자 자원활동가들은 또 다시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미뤘습니다. 회의 자리에 모인 자원활동가들과 총무는 김명희 님에게 담당 소임을 권유하게 되었고 이에 몇 번을 망설였던 김명희 님은 제가 하는 직장일 때문에 닫는 모임 참석이 힘들고 해서 담당 소임 맡기를 주저했습니다. 근데 여러 활동가들께서 도와주신다니까 잘해보겠습니다.” 하고 각오를 밝혀 새 담당이 선임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경전반의 위기는 일단락 되었습니다.

 

12월 초 경전반 수업 공지 시간에 김경희 총무가 새 담당이 결정된 사실을 알리며, 지금은 몸이 아파 못 나오는 전 담당자가 아이고! 내가 왜 그때 그리 아파가 경전반 수업을 못 나갔을꼬?’ 하고 배가 아파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재미있고 신나는 경전반을 만들어 보입시다. 알겠지요?” 하고 말해서, 여러가지 변화로 굳어있던 경전반 분위기를 한 바탕 웃음으로 풀어주었습니다.

 

새 담당이 선임되고 난 이후부터 학생들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문경 특강수련 안내 공지가 나오자 새롭게 변한 학생들의 분위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전의 학생들은 단순히 자신의 법문 공부에만 주력하며 함께 공부하는 도반에게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변화를 함께 겪으며 학생들 사이에 서로를 챙겨주는 끈끈한 도반애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도반들 중 사정이 생겨 특강수련에 참석하기 힘들다거나, 참여하기 싫다고 말하면 그 분에게 다른 분들이 설득하고 격려해서 한 도반이라도 더 특강수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함께 애썼습니다.

 

특강수련으로 똘똘 뭉친 우리

보살님~ 저도 제 직장일이 좀 특수해서 시간 내기 힘든데요, ‘언제 우리 도반들 하고 수련하는 추억 남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니까 참가를 미루고 싶지 않게 되었어요. 그래서 직장일 제쳐두고 가요. 그러니까 보살님도 저희랑 꼭 함께 가요. ?” 하며, 가을경전주간반 학생 모두가 하나 되어 서로를 챙겨가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도반들의 따뜻한 마음은 여러 사정으로 참가가 힘들었던 도반들을 특강수련에 참가하게 도왔습니다. 학생들은 특강수련 동안 수련장 주변을 똘똘 뭉쳐 다니며, 묘수법사님, 유수스님의 법문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웃음바다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아침 430분에 일어나 문경수련원의 상쾌한 아침을 맞으며 도반들과 함께 한 300배 정진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이라며 입을 모았습니다.

 

특강수련을 마무리 하는 마음 나누기에서 가을경전 주간반 학생 도영숙 님은 문경은 깨달음의장 때도 와봐서 뭐 또 가노? 하면서 오기 싫은 마음이 많았는데, 도반들이 같이 가자해서 좀 억지로 왔어요. 근데 와보니, 도반들과 함께 한 수련이 너무 좋아서 선물을 잔뜩 받아가는 것처럼 기쁩니다. 앞으로 경전반 일이라면, 잘 돕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자영업을 해서 법문 듣기와 마음 나누기를 끝내면 늘 바쁘게 법당을 나갔던 도영숙 님은 특강수련 후 급격한 변신을 했습니다. 수업 후 시간 내기가 힘들어 오후 봉사를 할 수 없었던 도영숙 님은 경전반 수업이 있는 요일에는 시간제 직원을 구해 가게를 맡겨놓고 오후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문경 특강수련 후 가을경전 주간반 학생들 묘수 법사님과 함께 기념 촬영. "~~"

 

이렇듯 가을경전 주간반 학생들의 마음은 경전반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야무지고 살뜰한 전 담당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손님으로 수업을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한 후, 슬며시 사라졌던 이전과는 달리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모두가 소임을 찾아서 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몸이 아파 결석하는 도반을 위해 기꺼이 자원활동 소임을 대행해주는 분들의 미덕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모둠법회로 모둠 다지기

특강수련을 다녀온 후 곧이어 학생들은 법당을 벗어나 모둠법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법당 인근 커피숍에 모여 법륜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 즉문즉설을 함께 듣고 마음 나누기 시간에는 16개월 함께 공부하면서도 전혀 들을 수 없었던 도반들의 찐한 마음 나누기들이 이어졌습니다.

 

모둠법회를 마치면서 학생들은

이제 진짜 경전반이 좋아집니다.”

작년에 불교대 다니면서 '저 분은 왜 맨날 잠자는 거 같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그 분의 나누기를 들으면서 내가 심한 분별심을 일으켰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 분한테 죄송한 마음입니다.”

제 게으름으로 경전반 수업 오기 싫을 때도 많았는데, 요즘은 도반들이 보고 싶어 자꾸 수업날이 기다려집니다. 오늘도 너무 잘 온 것 같아요.”

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가을경전 주간반 모둠법회를 끝내고

 

가을경전 주간반이 겪은 11월의 변화는 학생들을 경전반 손님에서 주인으로 거듭나게 해주었습니다. 직장일 하랴, 경전반 학생으로 공부하랴, 담당 소임까지 힘들지 않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아뇨, 사실 저는 별로 하는 게 없어요. 우리 도반들이 다 해주고 저는 담당으로 이름만 올린 것뿐이에요. 가을경전 주간반은 우리 도반 모두가 만들어 가고 있어요.” 하고 환하게 웃는 담당 김명희 님과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돕는 도반들이 있어서 동래법당 가을경전 주간반은 앞으로 쭉 걱정 없을 것입니다.

 

_이시연 희망리포터(동래정토회 동래법당)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가을경전반 #법륜스님  

전체댓글 5

0/200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2016-01-25 15:12:27

보리안

위기가 기회가 되고, 소임을 맡으며 깨닫게 되는 기쁨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1-23 23:27:55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도반이 힘입니다

2016-01-23 22: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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