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진주법당
가정법회 6년, 정토법당 4년, 주선자 님의 법의 향기를 전하는 마음

 

안녕하세요오늘은 진주법당 총무 소임을 맡은 주선자 님의 수행담을 전해드립니다.

봄꽃이 만연한 요즘봄꽃 향기도 좋지만 법문의 향기로 가득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 설레고 기쁜 마음입니다.

지난해 8월쯤 주선자 님의 오랜 도반이자 분위기 몰이꾼인 김영주 님이 함께 한 자리에서진주법당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진주법당은 왜 24시간 릴레이 통일 기도를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답니다그 날 들은 이야기를 정리해서 나눕니다.

 

Q. 진주정토회가 생기기 전에 가정법회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A. 2006년 6월 22지금으로 10년 전이네요첫 수행법회를 집에서 시작했다는 걸 최근에 과거 메일을 뒤지다 알았습니다불교대와 경전반을 마산법당에서 다녔습니다마산법당 다니다 보니 진주에서 수행법회를 시작해보는 게 좋을 것 같긴 했는데막상 하려니 마산 가면 더 편한데라는 생각이 있었어요당시 마산법당 총무 월광법사님이 자기는 마산 오는 것이 편할지 모르지만다른 분이 법을 만나기가 힘들지 모르니 가정 법회를 해 보면 어때요?” 하며 권하셨어요순간 내 편한 것만 생각했다 싶어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마산으로 가서 들을 수 있지만 진주에 있는 다른 분들은 알고 싶어도 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가까이 법당이 있으면 여러모로 소모적이지 않아 좋겠다 싶었어요요즘처럼 유튜브나 팟캐스트로 들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으니까요저처럼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좋은 것을 지속해서 하기 위해서는 공간과 장소가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게 되어 가정법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 
가정법회 불교대 모습입니다참 귀한 사진을 전해 받았습니다오른쪽에서 앞으로 앉은 분이 주선자 님.

 

Q. 6년이라는 세월이 있었기에 오늘 진주정토회가 잘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드네요가정에서 법회하다 보면 가족들이 불편할 거 같은데요?

A. 가정법회를 시작하자 내 집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고 점차 편해져 갔습니다아마 전국 가정법회 하셨던 분들의 공통점일 겁니다가정법회를 통해 내 공간을 열었다는 것보다는 내가 공간에서 자유로워짐을 느꼈어요재미있고 편안하게 계속할 거라는 마음이 들며 오히려 여유로워지고 집에 좀 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수련이나 바라지를 갈 때, 4박 5일씩 비워서 법회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 오시는 도반에게 대문 비밀번호를 가르쳐 드리고 문 열고 들어가서 법회 진행하고 가시라고 하면 그분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니 재미있었고제가 없다고 법회를 멈춘 적은 없었어요.

 

도반들에게 맡기고 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하고 수련원에 가면 집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리곤 했습니다법이 있었고 도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참 좋았습니다식구들도 많이 도와주었습니다다른 식구들은 도와준다는 게 좀 조심하는 거였는데 막내는 많이 어려서 조심하는 수준이 아니었고 오히려 도반들과 적극적으로 알고 지내서 그런지 식구들과 성격이 달랐습니다저에게는 익숙지 않은그런데 가정법회를 몇 년 하다가 같은 시기에 가정법회를 하셨던 분이 3년 만에 법당을 개원시키는 걸 보고 내가 무능해서 법당을 개원하지 못하나 생각이 들었어요그때는 매우 힘들고 난 언제하지 하는 그런 막연한 불안감조급함이 있었어요.

사실 그분의 포용력실천력이 저와는 비교가 안 되는데 비교 대상으로 삼아서 괴로움이 있었더라고요.

 

Q. 최근 다른 법당도 연이어 개원하고 있는데 남다른 마음이었을 거 같아요.

A. 그렇게 6년 동안 가정법회를 하게 되었고, 2012년 5월 진주에도 법당을 개원하게 되었는데요하면 된다고 하는 생각도 들었고 사람들에게는 제가 하면 다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뿌듯함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이후 경남지부의 도움을 받고 진주에 살다가 사천으로 이사 가신 보살님의 노력으로 사천법당도 개원하고 또 거창에서 오랫동안 법의 끈을 이어오시던 도반들 덕분으로 거창법당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법을 전하는 정토행자입니다’ 명심문을 말할 때마다 자랑스럽고 믿음으로 든든합니다.

이 법을 만나기 전의 나와 만나고 나서 내가 어떤지 알기 때문에 정말이지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이 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법을 잘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해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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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수련원 돕는이 소임 중 바라지 온 정순점 님과.

 

Q. 연달아 법당을 개원하고 많은 일이 있었겠네요혹시 일하면서 도반들과 힘든 일은 없나요?

A. 남들은 내가 성장했는지 잘 모르지만 나는 이전과 이후를 알기 때문에 일하면서 힘들어도 법을 전하는 과정에 있어 최대 수혜자는 전하는 사람이라는 걸 체험합니다그래서 하면 할수록 좋은 거 같아요힘들수록 더 짜릿하다고 할까요그리고 그리 크게 힘든 일이 없었어요다들 법을 구하는 선한 의지로 모이기 때문에 뭐 그리 큰일이 있겠습니까오히려 제가 제일 큰일이죠.(웃음인연에 감사하고 감사한 도리만 알면 법당의 사소한 갈등은 내 문제이지 상대의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가끔씩 돌이켜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때조차도 사실은 제 문제죠좋은 게 있으면 지금 잠시 힘든 것은 당연히 함께 받아야 할 선물, 1+1이죠.

 

Q. 지금 통일 기도를 하는데 왜 진주법당은 24시간 릴레이로 하게 되셨나요?

A. 일과 기도를 통해 하나로 돌아가는 것우리 정토회가 두 가지 대원으로 시작되지 않았습니까첫째는 불교중흥이고요그래서 연기법을 체험하는 것이라 여겼고요둘째는 민족중흥으로 이 땅의 후손으로 태어난 인연으로 조금이라도 빚을 갚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요즘 가끔 생각하는데 일제 식민지 시대 당시 우리 민족의 해방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이 책에서 배운 애국열사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많이 느껴집니다그 많던 선조들은 다 뭐하고 몇십 분우리가 아는 분들 이런 분들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그런데 정말 이름도 명예도 없이 목숨까지 잃어가며 뜨거운 마음으로 독립운동하셨을 조상님들을 기도하며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이 시대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됩니다분단된 나라에서 모든 모순의 근원이 이 분단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땅에서 그 많던 지금도 많은 사람이 다 뭐 하고 있을까 하던 생각이 많이 놓이고 정말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애쓴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일을 소리소문 없이 하고 있을 많은 분을 생각하면 그저 고맙고 전율이 일어나는 거 아세요우리 모두에 고마운 그런 마음이 일어나 어떨 땐 기도하다 막 울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냥 어디서 읽은 내용도 그냥 하는 말이 절대 아니고 통일 기도를 통해 오늘이 있게 한 정말이지 셀 수 없는 수많은 조상 선열들을 느끼는 계기가 됩니다또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키우는 데만 열 내던 아줌마들직장에서 그저 돈 받고 일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가 언제 이런 큰 생각을 할 기회가 있으며 일주일에 한 시간 만이라도 통일을 생각하는 기회를 얻겠습니까다만 감사한 일이죠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참 없다는 생각도 하고요일주일에 한 번씩 밤을 새워 기도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저녁반 도반님들이 각자 원으로 삼아 기도하니 가능한 일이고 너무 고마운 마음입니다정말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가는 도반이 전부라는 걸 절절히 느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 
통일을 향한 1000일 정진 발대식 (앞 줄 가운데)

 

Q. 그런 뜻이 있었군요지금까지 수행하면서 나의 변화에 대해 듣고 싶어요.

A. 저는 마음이 간절해도 말을 잘하지 못했습니다워낙 말이 없는 과묵한 집의 맏딸로 자랐고 결혼하니 친정보다 더 말이 없는 시댁의 분위기에 말할 기회가 점점 없어져 어떨 땐 종일을 한마디의 말을 할 필요가 없을 때도 있었습니다말을 감동적으로 하는 분들이 참 부러웠어요말을 오래 안 하고 있다가 처음 말을 하면 목이 잠겨서 처음에는 소리가 잘 안 나오는 거 아세요그런데 마음공부를 하면서 마음이 아주 편해지고 여기서는 맨날 나누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스스로 말을 못한다는 열등감에서 좀 벗어난 게 좋고성질이 급한 편이었는데 스스로 조금 시간을 주는 게 좋은 거 같고 제일 좋은 것은 저 자신에 대한 손톱에 있는 반달만큼이나마 알게 된 거 그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내가 정말 조금이지만 보인다는 거보이는 게 이 정도니 예전에는 어땠겠어요?

 

저는 수행자라는 단어가 정말 좋아요전에는 정말 마음이 뿌듯하고 가슴이 벌렁벌렁했죠청소기 밀다가 빨래를 하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내가 누구지 하면 어떤 프로그램 이름처럼 '나는 수행자다'하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싶었는데 요즘은 '수행??!!! 언감생심이다수행자 같은 소리 하고 있네인간이 되어라 인간이!!' 하는 생각이 들면서 죽기 전에 수행자 되면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 ‘있는 그대로를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사실은 어떤지를 아는 것진짜 해보고 싶다는 바램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저는 지금 사람이 되는 공부를 하는 중인 거 같아요사람이 돼야 수행을 하죠사람이 좀 되고 있나 하고 묻곤 하는데 요즘은 가볍고 재미있습니다이 모든 게 스승님과 도반과 가족의 직접적인 도움그다음엔 말 안 해도 아시죠?

 


▲ 
8차 정회원 보고회를 마치고(오른쪽 앞)

 

여기까지 그날 나누었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2015년 정토행자 포교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가정법회를 통한 포교에서 시작되어 진주정토회 소속 법당의 불사에 이르기까지 주선자 님의 신심과 법의 향기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뿌리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고해 주신 선배 도반에게 무한히 감사함을 전합니다법문의 향기로 많은 분이 물들어져서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라봅니다.

 

_정은영 희망리포터(진주정토회 진주법당)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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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숙

그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참 좋습니다♡

2016-04-29 16:23:22

주선자

도반이 수행의 전부다.
너무나 깊이 느낍니다.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고맙습니다

2016-04-28 09:46:21

김영주

보살님은 전혀 변하지도 않았는데 세월이 많이도 흘렀네요. 옛날 함께했던 도반님들도 생각나고, 오손도손 모여앚아 법문듣고 나누기 하면서 눈물짓던 것도 생각나요. 진지하고 소박하며 편안했던 그시절이 참 좋기도 했답니다. 힘든내색 없이 꿋꿋이 법당을 이끌어주시는 공덕왕보살님!!!항상 감사합니다~♡♡♡

2016-04-27 22: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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