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분당법당
<아홉 번의 만남>으로 나아가는 수행

8-9차 천일결사 입재식에 처음으로 다녀온 예비입재자는 그 후 어떻게 수행하고 있을까요? 새벽법회 <아홉 번의 만남>으로 달라진 도반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중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하신 도반을 인터뷰했습니다.


서툴지만 수행으로 ‘진짜 정토행자’가 된 정동순 님

10여 년 전부터 친구를 통해 정토회는 알고 있었어요. 근데 직장 다니느라 마음을 내지 못했고, 테이프로 법문만 들었어요. 스님의 책을 간간이 보면서 서초법당에 가끔 가보기도 했어요. 올해 3월이 되어서야 법당이 집 근처에 있다는 걸 알았지 뭐예요. 그래서 봄불교대학에 입학했지요. 지금은 정토행자로서 법문 듣고 수행하는 생활이 좋아요.

지금까지 새벽 정진은 거의 안 빠지고 하고 있어요. 주 중에는 혼자 하고, 매주 토요일은 이렇게 도반들과 같이 만나서 수행하니 끈을 놓지 않고 나아갈 수 있어서 좋아요.

수행 이후 저 자신을 바로 보게 되었어요. 남편에 대한 원망이 많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도 크게 넓어졌어요. ‘자신을 봐라, 너의 실체를 보라’라는 불교의 가르침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힘든 점은, 나누기할 때 저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표현하는 게 익숙지 않았고, 그런 생활을 안 해봐서인지 많이 서툴다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말이 짧아요. 아직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훈련되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습관이 잘 안되다 보니 가족에게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나를 봅니다. 속으로 삭이거나 내 감정, 내 생각을 무시하고 넘어가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다른 도반의 얘기를 들으면서도 많이 느끼고 감동하니 듣는 것도 재미있어요. ‘저 사람은 저런 경우에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나는 저렇게까지 느끼고 알아차리지는 못했구나.’라면서 또 배우는 것 같아요. 세세한 감정을 드러내는 걸 들으니 좋더라고요. 저도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습관이란 게 무섭더군요.

목표는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밝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8-9차 입재를 한 것이 최고로 잘한 일 같아요.

이제 남이 준 쓰레기는 껴안지 않고 버릴 줄 안다는 이덕주 님

2014년과 2015년에 불교대학, 경전반까지 마쳤으나 올해 5월에 들어서야 8-9차에 천일결사 입재를 하게 된 늦깎이입니다. 외부행사는 집안 사정상 참석 못 했었는데 이번에 가게 되었어요. 다녀와서 떳떳해진 느낌입니다.

언니가 정토회 회원이라 추천받아 들어오게 되었어요. 예전에 다른 절에서 20여 년 전에 불교대학을 다녔었는데 다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런데 정토회 봉사를 해보니 실생활에 밀착된 ‘참 불교’더군요. 수행도 프로그램 따라서 하니 정진하기 참 쉬웠어요. ‘예전에 이런 식으로 했으면 아이들도 더 잘 키울 수 있었을 텐데, 나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입재를 하고 나서 <아홉 번의 만남>을 해보니 한 번 빠지고 다 참석했어요. 제가 원래 늦게 자는 편이거든요. 토요일 새벽에 갈까 말까, 잠을 더 잘까 말까, 항상 고민하면서 나왔어요. 막상 법당에 들어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열심히 준비해주시고 함께 기도하니 나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달라진 점은 그냥 제가 생각이 좀 많은 스타일이에요. 스님의 법문 중, “누가 던진 쓰레기를 던져버리면 되는데, 그걸 냄새 맡고, 끌어안고, 다시 곱씹고 하면서 괴롭다고 아우성치는 게 중생”이라고 하신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았어요. 괴로우면 그걸 던져버리면 되지, 그 쓰레기 때문에 내가 화내고 또 생각하고……. 그래서 제가 살아온 걸 반추하면서 수행하니 쓸데없는 생각과 감정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입재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와는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아요. 입재식을 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분별심이 좀 났었죠. ‘나 혼자 스스로 하면 되지, 뭐 그렇게 다 모여 버스 타고 가서 거창하게 하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집에 어른도 계시거든요. 내가 빠지면 여러 사람이 일정을 조정하며 어수선해지니 시간 내기도 힘들더군요. 그래서 아예 갈 생각을 안 했었어요. 막상 갔다 오니 나 스스로에게 약속한 게 생겼어요. 기도할 때 그게 밑받침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새벽 정진 후 명상 중인 도반들.
▲ 새벽 정진 후 명상 중인 도반들.

<아홉 번의 만남> 담당자 김은영 님

<아홉 번의 만남>이 이번 8-9차 천일결사 이후 처음 실행했는데요. 자발적으로 하게 된 게 아니라 지부에서 권유로 하게 되어 처음에는 일로 느껴졌었어요. 시간도 여의치 않았었죠. 7월부터 시작하게 되면서 매주 토요일에 하게 되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같이 수행하니 너무 좋더군요. 다음 9차 때도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비입재자의 경우, <수행 맛보기> 이후에는 각자 수행을 하게 되니 중간에 포기하거나 마음이 옅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 <아홉 번의 만남>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도반들과 함께 새벽 정진하고 나누기도 같이하는 동안 수행의 힘을 공유하게 되더군요. 다음 천일결사 회향과 입재에도 끊어지지 않고 잘 연결될 수 있는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예비입재자 도반들이 일반천일결사자로, 또 정회원천일결사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아홉 번의 만남>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예비입재자 모둠의 경우, 같이 법당에 나와서 1주일에 한 번씩 수행하니 모둠원들도 돈독해지고 수행률도 높아졌어요. 자연히 분위기가 100일의 절반이 넘었는데도 침체하지 않고 잘 이어나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 모둠별로 함께 나와서 모둠법회 이외에도 ‘모둠수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수행도 다 같이 으싸으싸 해가면서 용기와 격려를 해주는 것이 많은 힘이 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정진을 모두 마친 후 맑은 모습으로 환하게 웃는 도반들.
▲ 정진을 모두 마친 후 맑은 모습으로 환하게 웃는 도반들.


<아홉 번의 만남>을 통해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서 진정한 수행의 맛을 알아가는 정토행자들. 정진으로 한발씩 나아가는 도반의 모습이 더운 여름에도 지치지 않는 정토행자, 바로 당신의 모습입니다.

글_정현지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분당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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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자신을 봐라, 너의 실체를 보라’라는 ...좋은 인연으로 만난 부처님 가르침이 뼈가 되고 살이 되어 행복한 삶 이루시기 바랍니다..._()_...

2016-08-22 12: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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