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양덕법당
정성을 쏟으니 몇 배 고마움으로 돌아와요-재바라지 3인방을 소개합니다

법회를 시작하려면 한 시간이 넘게 남았는데 박석숙 님은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영가단 앞에 상을 펴고, 깨끗한 상보를 깔고, 재기를 각 위치에 맞게 놓아둡니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더위인데도 찡그리는 기색은커녕 맑고 편안한 모습입니다.

JTS 거리모금에 거의 매달 참석하는 채진연 님. 나와 남이 둘이 아니죠~
▲ JTS 거리모금에 거의 매달 참석하는 채진연 님. 나와 남이 둘이 아니죠~

"영가 님들 왕생극락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극정성을 다하는 거지요. 더불어 저의 업장이 소멸하기를 바라고요. 이 모든 봉사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일찍부터 준비하느라 고생한다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고마울 따름이라는 말씀을 하실 땐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봄불교대학에서 봉사 중인 박석숙 님
▲ 봄불교대학에서 봉사 중인 박석숙 님

박석숙 님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동안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고 드디어 수행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집전자는 채진연 님입니다. 목탁소리를 신호로 짧은 의식을 거쳐 스님의 법문을 듣습니다. 채진연님은 꼼짝하지 않고 법문을 듣습니다. 앞자리라 화면을 쳐다보고 있으면 목이 아플 텐데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정토회는 모든 것이 봉사로 이루어지잖아요. 이왕 하는 봉사라면 좀 더 여법하게 잘 쓰이는 게 좋겠지요"
정토회의 봉사에 대한 채진연 님의 생각은 행동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즉문즉설이 끝나고 백중 6재가 시작된다는 안내가 있고 봉사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재상에 과일과 떡, 차가 들어오고 법주와 목탁바라지는 부처님 좀 더 가까이 자리 잡고 앉습니다. 재 시작종이 울리고 ‘고운님 잘 가소서’라는 노래를 다 함께 부릅니다. 재바라지 세 분을 비롯해 법당에 자리한 모든 분의 마음이 더 숙연해집니다

가을불교대 홍보 중인 채진연 님
▲ 가을불교대 홍보 중인 채진연 님

채진연 님의 내림목탁을 받아 박영자 님의 힘차고 낭랑한 목소리가 법당에 울립니다. “나무 극락 도사 아미타불~…….”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구성지게 때로는 힘차게, 박영자 님의 목소리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실려있는 듯합니다. 사시예불을 한 뒤 연속해서 법주를 하려면 지칠 법한데 박영자 님의 목소리에는 활력이 넘칩니다
"지금 제 나이에 이렇게 쓰인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영가들 극락왕생하고 그 자손들이 보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법주 박영자 님과 목탁바라지 채진연 님
▲ 법주 박영자 님과 목탁바라지 채진연 님

박영자 님은 재 지낼 때의 마음도 그렇지만 수행법회에서 나누기를 들으면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 님의 긍정적인 마음이 함께 봉사하는 도반에게도 많은 힘이 되고 있지요. 높은 연세에도 교육이 있다면 포항에서 대구까지도 불편한 기색 없이 가볍게 이동합니다.
법주와 목탁바라지 그리고 차바라지 세 분의 협심으로 재가 진행되고 법당에 자리한 대중도 세 사람의 화음에 맞추어 여법하게 재에 참여합니다. 법주 박영자 님의 선율 있는 목소리와 채진연 님의 경쾌한 목탁, 박석숙 님의 단정한 차바라지로 오늘도 재를 여법하게 마무리합니다. 차바라지 박석숙 님은 새벽 예불과 수행법회 진행, 그리고 이번 가을불교대 담당까지. 많은 준비를 하면서도 손이 어찌나 야무진지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가 없습니다. 박석숙 님은 말합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후회하지 않는 삶, 참회가 없는 삶, 내가 행복해지는 삶을 위해서, 좋은 습관이 나의 업이 되기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갑니다. 함께 공부하는 도반이 너무 감사해요. 내가 만들어 놓은 잣대가 물거품처럼 사라졌거든요. 나와 연관된 모든 인연께 고개 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박석숙 님의 말씀에 제 마음에도 감사의 에너지가 차올랐음을 고백합니다.

재를 막 끝낸 박영자 님께도 마음 나누기를 부탁드렸습니다.

타고 다니는 차량에 불교대학 스티커 장착. 이 정도는 기본이죠~ 박영자 님의 미소
▲ 타고 다니는 차량에 불교대학 스티커 장착. 이 정도는 기본이죠~ 박영자 님의 미소

"재를 할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에요. 영가들의 왕생극락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연기 결국, 돌고 돌아서 나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압니다. 제가 쓰일 수 있는 날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랍니다"
봉사하는 분들이면 다 이해하고 알아듣는 뿌듯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답변이었습니다.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수행문구를 일상에서, 봉사하면서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지요.

목탁을 제자리에 정리하는 채진연 님께도 나누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재 시작 전
▲ 재 시작 전

"직접 목탁을 치면서 재에 참석하면 더욱 간절한 마음이 됩니다. 유주무주 영가들과 참석하시는 분들께 정성을 다하니 마음이 참 편안하고요. 산 생명과 영가가 둘이 아님을 보게 되니 더 간절한 마음으로 재에 임하게 되죠. 널리 베풀고 나누는, 마음 내는 일에 동참하고 참여한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에요. 그리고 이왕 하는 김에 더 여법하게 그 어떤 곳보다 더 감동적인 바라지로 임하고 싶습니다"
세 분을 만나면서 정토회에 대한 불만을 말해도 된다고 했는데 오히려 고맙다는 말만 들려주었습니다. 봉사의 힘이 무엇인지, 그 파급효과가 어디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세 분을 통해서 분명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양덕법당의 대들보인 재바라지 3인방. 님들이 가는 걸음걸음이 연꽃 송이 피워내는 것과 다름없음을, 그리고 모든 이루어지는 일은 혼자가 아닌 많은 이들의 고마움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겨보는 하루였습니다. 세 분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양덕법당을 지켜주면 참 든든하겠다고 느낀, 고마움으로 충만한 만남이었습니다.
박석숙. 박영자. 채진연 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글_하상의 희망리포터(양덕법당)
편집_도경화(대구경북지부)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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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숙(선덕화)

예쁜글감사합니다
부족한부분을 잘채워주시네요
고맙습니다

2016-08-17 22:13:09

홍예지

아시는분들이 화면에 보이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2016-08-16 22:32:39

이지은

세분모습 참 아름다워요~~ 맑은 마음과 땀방울이 느껴집니다~~^^

2016-08-16 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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