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성동법당
혼자만의 수업, 단 한 사람을 위한

희망 리포터가 된 이후로 처음 쓰는 기사라 마감 날짜도 제대로 못 지키고 무엇을 쓸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문득 이번에 성동법당에서 혼자 졸업하신 주태석님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되어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가을, 성동법당에서도 여느 때처럼 가을불교대학 입학식이 열렸습니다. 법당이 생긴 이래로 입학생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서 항상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필자는 처음에 성동법당 경전반을 졸업하고 다른 법당에서 불교대 모둠장을 맡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직장 때문에 요일이 도저히 맞지 않아 결국 성동법당에서 불교대학 수업을 다시 청강하게 되었습니다.
오붓하게 시작된 불교대학 수업은 그렇게 조용히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학기의 삼 분의 일이 지날 무렵부터 하나둘씩 학생들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새로 열린 동대문 법당으로 남은 학생 몇 명마저도 옮겨 가서 급기야 저녁반에 남게 된 학생이 2명, 청강하는 저를 포함해서 3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적응이 되니 단출하고 오붓한 나누기도 좋아지고 서로 간에 친밀감도 더 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기의 반이 지나면서또 한 명의 학생이 직장 일로 더는 나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남게 된 학생은 단 한 명, 그러나 성동법당에서는 단 한 사람을 위한 불대수업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이렇게 외로이 끝까지 수업을 듣고 졸업하신 주태석 거사님과 간단한 인터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왼쪽에서 네 번째 주태석 거사님, 오른쪽에서 두 번째 희망리포터
▲ 왼쪽에서 네 번째 주태석 거사님, 오른쪽에서 두 번째 희망리포터

희망리포터:우선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주태석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가을 불교대학을 졸업한 주태석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나이는 56세이고 1남 1녀를 두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인테리어 공사 관련 일을 하고 있고요. 혜화동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희망리포터: 어떤 계기로 불교대학에 들어오시게 되었나요?

주태석님: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기 전에는 특별한 종교가 없었고, 단지 불교에는 관심이 조금 있어서 군대 있을 때 불교 활동에 가끔 참가 했었고, 동네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가끔 가는 정도였습니다. 제 아내도 불교 신자인데 지금은 다른 절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같은 동네에 사는 후배가 정토 불교대학을 다닌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불교 교리를 좀 더 알고 싶어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희망리포터: 불교대 수업을 듣고 삶에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주태석님: 직장생활에서 사람들을 대할 때 태도가 좀 달라졌습니다. 특히 짜증이나 화가 날 때 자기를 돌아보는 힘이 많이 늘었어요. 전에는 많이 움직여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불교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일이 잘되든 안 되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일 때문에 출장을 자주 가서 아침수행을 꾸준히 하기가 힘들지만 계속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침수행을 통해 몸으로 수행하는 것이 제게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고 이끌어주신 지도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희망리포터: 처음에는 여러 도반과 입학을 같이 하다가 학기 중간부터는 혼자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주태석님: 처음에는 8명인가 9명인가 같이 입학했는데요. 두 번째 학기부터는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학생 한 명에 불교대 담당자가 3명이 되어서 처음에 좀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결석하면 수업 진행이 어려워진다는 생각이 드니 오히려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나중에는 더 커지더라고요. 입학 동기생 몇 명이 다른 법당으로 학기 중에 이동했지만 저는 성동법당이 친근해서 혼자지만 그냥 남았습니다. 사실은 학생 한 분이 더 있으셨는데 출석률이 너무 낮아서 결국 졸업을 못 하게 된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비록 수업은 대부분 혼자 들었지만,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담당자분들께 감사하지요.

성동법당 불대수업 담당자 김지은님과 함께
▲ 성동법당 불대수업 담당자 김지은님과 함께

희망리포터: 불교 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태석님: 기억에 남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문경에서의 불교대 특강수련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때 문경에 처음 가봤는데요. 1박 2일 동안 같이 수련하고 생활했던 경험과 특히, 300배를 그때 처음 해봤습니다. 힘들기도 하고 땀을 많이 흘렸던 것 같네요.
서초법당에서의 졸업수련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성동법당 졸업생이 저 혼자여서 동대문법당 졸업생들과 같이 발표를 했었습니다. 그때도 300배를 했었는데 문경 때 보다는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경주 남산 순례도 뜻깊은 추억이었습니다. 그때 처음 지도 법사님을 직접 뵈어서 많이 반가웠는데요. 특히 탑 앞에서 축원문 해주실 때는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희망리포터: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서 졸업까지 하게 되셨는데요. 미래의 불교대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태석님: 일하고 생활하면서 힘들어도 의지를 갖고 끝까지 불교대학 수업을 놓지 말았으면 해요. 자기가 스스로 온 것이잖아요. 이곳에서 나중에 뭔가는 분명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16년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도반들과 함께
▲ 2016년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도반들과 함께

불교대학 수업 1년 과정 중 6개월을 혼자만의 수업을 이어가신 주태석님, 학생 한 명에 수업을 준비해 주시는 세 분의 봉사자에 감사한 마음으로 끝까지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셔서 올해 여름, 불교대학 과정을 모두 마치셨습니다.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드리고,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_이재민 희망리포터(성동정토회 성동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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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화

잘 읽었습니다! 공감되네요.

2016-08-30 13:01:55

김명순

와우!! 대단합니다.
성동법당 파이팅!!!~~

2016-08-27 10:57:20

이승진

1명의 학생에 3명의 봉사자님이라니.. 감동이네요~ 서로에게 쉽지않은 일일진데, 다들 흘륭하십니다^^

2016-08-26 2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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