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부평법당
마음에 길을 내니 먼 거리는 오히려 덕
왕복 5시간 오가는 가을불교대 담당 진혜정 님 이야기

“지리적 거리는 마음의 문제일 뿐입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서 인천시 부평을 매주 오가며 (왕복 5시간 거리) 인경지부 불대 팀 주간 담당자와 부평법당 가을불대 주간 담당자 소임을 맡은 진혜정 님의 주제문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얻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원을 가지고 전법 활동에 열심인 진혜정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흔쾌히 소임을 맡은 진혜정 님이 고마웠습니다. 먼 길 오가며 수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는 진혜정 님의 마음 자세에 배움을 더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혜정 님의 체구는 참 자그마합니다. 작은 체구에서 풍기는 단단한 자세, 삶의 부정적인 부분과는 무심한 듯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주변을 무장해제 시키는 편안한 미소로 “네, 제가 하겠습니다.”의 삶을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고요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작은 체구에서 보이는 단단함에는 걸림이 없어진 마음의 자유가 묻어났습니다. _2016년 4월 봄경전 특강수련 문경정토원
▲ 고요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작은 체구에서 보이는 단단함에는 걸림이 없어진 마음의 자유가 묻어났습니다. _2016년 4월 봄경전 특강수련 문경정토원

어떻게 그 멀리 성북구 길음동에서 부평까지 오가며 가을 불대 담당을 하실 수 있으세요? 하는 기자의 우문에 “불대 담당자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였는지 먼 거리가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보다는 새로운 인연과 함께 수행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굴곡이 있겠지만 재밌을 것 같은 마음도 있어서 가벼웠습니다.” 라며 조곤조곤 조용하게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

보는 이의 마음도 순식간에 무장해제 하게 되는 이 편안한 자연스러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1. 불법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모태 종교로 어릴 적에 가끔 부모님과 욕불의식도 하고 공양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려서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매일 아침이면 친정아버지는 염불을 틀어놓습니다. 어렸을 때는 안 들리던 염불 소리가 요즘은 들립니다. 이제야 귀가 트였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불법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2. 정토회와의 만남은 어떻게?

남편의 직장을 따라 부산에서 인천으로 이사하며 남편의 권유로 2014년 정토회 인천법당에서 불대 입학을 하고 경전반도 졸업했습니다. 불대 입학 후 수행법회에 나가면서 법회 사회자 봉사를 시작으로 법회팀장, 자활팀장, 지부에 와서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행자에게 봉사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행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_2016년 5월 부처님 오신 날 파주법당 지원 나가서
▲ 정토행자에게 봉사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행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_2016년 5월 부처님 오신 날 파주법당 지원 나가서

3. 정토회는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저는 사실 단순히 불교 공부를 하려고 입학했는데 정토회를 다닐수록 수행, 보시, 봉사는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난 학생이야~‘ 하는 마음만 갖고 정토회를 다녔다면 나를 되돌아보고, 내 꼬락서니를 알게 되는 시간이 늦게 찾아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볍게 소임 받아서 해보니 그것 또한 배워가며 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남편은 정토회의 선배로 경전반을 졸업하고 저에게 불대입학을 권유하였습니다. 재밌는 것은 소개한 남편보다 제가 더 정토회 봉사를 열심히 한다는 거죠. 남편은 직장을 다니니까 아무래도 저보다 시간을 덜 낼 수밖에 없으니까요. 때로는 많은 업무로 지쳐서 집안일에 소홀해지기도 하고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합니다. 그만두라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죠.(웃음) 그 과정들이 다 소중한 자산이 돼요. 내가 나를 얼마나 주장하고 붙잡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현장이거든요. 갈등하고 화해하면서 나를 알아가고 나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도반으로서의 부부는 스스로 알아가고 채워갈 수 있도록 서로를 응원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_2015년 여름 가족과 함께 남원 광한루에서 .
▲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도반으로서의 부부는 스스로 알아가고 채워갈 수 있도록 서로를 응원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_2015년 여름 가족과 함께 남원 광한루에서 .

4. 어떻게 부부가 함께 정토회 활동을 하시게 되었나요?

정토회의 활동은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고 우리 부부 또한 불법을 만나 내가 행복해지는 길에 있으니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김영조 님(남편)은 현재 노원정토회 성북법당에서 수행법회 집전 소임과 천결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으며, 쓰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꺼이 봉사하고 있습니다.

성도재일 철야 정진 후 성북법당에서( 앞 줄 가운데 법복 입은 분, 남편 김영조 님)
▲ 성도재일 철야 정진 후 성북법당에서( 앞 줄 가운데 법복 입은 분, 남편 김영조 님)

5. 소임은 어떤 마음으로 행하시는지요?

소임은 가볍게 그냥 해보는 마음으로 하는 편입니다. 스님 법문에 내가 100% 할 수 있다면 120% 해보라고 하셨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이 아니라 한번 넘어보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가볍게 받아서 해봅니다. 모자이크 붓다로 만들어가는 정토회이기 때문에 함께합니다. 도반이 있고, 혼자가 아니니까요.

 2016 가을불대 주간 입학식_ 담당자로서 자연스럽고 가볍게 학생들과 다시 배움을 이어갑니다. (앉은 자리 왼쪽 첫 번째 진혜정 님)
▲ 2016 가을불대 주간 입학식_ 담당자로서 자연스럽고 가볍게 학생들과 다시 배움을 이어갑니다. (앉은 자리 왼쪽 첫 번째 진혜정 님)

6. 앞으로의 원이 있나요?

원이라고 하면 좀 거창한 느낌이 듭니다. 평화로운 세상이라면 나도 너도 모두 행복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진혜정 님을 인터뷰하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는 처음 가졌던 의문이 해소되며 구름에 가려져 있던 해가 구름을 벗어나는 듯 그냥 자연스럽게 밝아지는 마음이 전해져 왔습니다.“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볼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원이라는 진혜정 님은 오늘도 부평법당 가을불대 담당자로서 담담하고 편안하고 가볍게 학생들과 함께합니다. “정토 회원들의 삶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하는 진실한 마음이 아무리 지리적으로 먼 거리라고 하여도 마다치 않고 실행하는 마음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상구보리 하와중생 하는 보살행을 보는 것 같아 숙연하게 마음가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 _김덕원 희망리포터(인천정토회 _부평법당)
편집_유재숙 (인천경기서부지부)

전체댓글 10

0/200

시원행

멀고 가깝다는 것이 마음에 달려있다는 말씀 와닿습니다^^

2016-10-03 23:02:52

선명화

진혜정 보살님~ 넘 반갑습니다. ^^ 불대 화이팅이에요~~!

2016-10-02 19:47:49

금강지

진혜정 보살님 참 멋지세요~~!!
기사를 통해 하나 더 배웁니다.
너무나 감사한 인연입니다.

2016-10-01 06:29:47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부평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