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래법당
애벌레 날다
예비입재자들과의 만남

천일결사에 처음으로 입재한 예비입재자들과 100일 동안 아홉 번의 만남을 통해 수행자로 거듭나는 이야기입니다. ‘애벌레 날다’의 애벌레의 시작과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요?

8-9차 첫 번째 애벌레 만남
▲ 8-9차 첫 번째 애벌레 만남

'애벌레 날다' 의 시작
8-9차 입재를 마치고 예비입재자와의 만남의 횟수가 기존세 번에서 아홉 번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모두 만남의 횟수가 늘어난 숫자에 마음이 무거웠다는데 강혜원 님(부총무)의 나누기를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지은 업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할 수 있다는 마음에 가슴이 뛰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누기 내용은 이러합니다.

옛날 한 비구가 돌아가신 어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게 해 달라고 부처님을 찾아갔습니다. 부처님은 비구에게 연못에 돌멩이를 던져 떠오르게 하고, 기름을 부어 가라앉게 하라고 시켰습니다. 비구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며 반문하자 부처님은 우리가 지은 업 또한 그러하다고 말씀했습니다.
이렇듯 지은 업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니 내 지은 업을 몰라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수행을 하면 모든 괴로움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어째서 같은 불교 안에서 이렇게 상반된 말이 나올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책을 보는데 한 대중이 스님에게 이와 같이 질문했답니다.
“부처님은 지은 업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괴로움이 사라진다는 말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스님께서 “괴로움이 사라진다는 것은 내 앞에 가려 놓인 장애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그 장애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이다. 온 몸으로 느끼며 괴로워했던 애벌레인 중생이 수행을 통해 나비가 되어서 자신 앞에 놓인 장애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괴로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홍해가 갈라지듯 바닷길이 열린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비가 되니 바다가 가로막아도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 예비입재자 중 한 명이 “그럼 우리 모임 이름을 애벌레로 하면 어때요?” 라고 했습니다. 강혜원 님은 애벌레에서 머물면 안 되고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아야 한다며 ‘애벌레 날다’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 후로 동래법당에서는 예비입재자를 애벌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강혜원 (부총무)님의 나누기 모습
▲ 강혜원 (부총무)님의 나누기 모습

애벌레의 날갯짓
8-9차 입재를 마친 애벌레 모임에는 봄불교대생 13명, 가을불교대생 4명, 봄경전학생이 2명으로 총 19명의 애벌레로 시작해 8-10차 회향에 11명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불교대를 막 입학한 13명의 봄불교대생 중 10명이 회향에 참석해 봉사자들이 뿌듯해 했습니다.
봉사자들의 나누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오은선 (전법팀장)님예비입재자의 만남이 세번에서 아홉번으로 늘어난 숫자가 부담스러워 숙제하듯이 했는데, 도반들이 잘 이끌어주고 애벌레의 열정으로 분위기가 확산되어 회향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진영미 (봄불교대 저녁 팀장)님매일 새벽 법당문을 열어주는 도반들이 존경스럽고 준비된 불교대 학생들이라 그저 감사합니다. 수행하는 동안 학생들이 변화하는 게 보여 좋습니다. 먼저 마음 낸 애벌레를 따라 다른 도반들도 마음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오숙자 (봄불교대 모둠장)님은 애벌레들 스스로 발전해 갔을 뿐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합니다.
장은주 (애벌레 날다 대문지기)님은 지난 ‘애벌레 날다’에 이어 매일 아침 기도대문을 열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도율이 떨어집니다. 제가 불성실해서 그렇지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봉사자로써 애벌레들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합니다.

‘애벌레 날다’의 로고
▲ ‘애벌레 날다’의 로고

회향을 축하하며 오숙자 님이 준비한 아침
▲ 회향을 축하하며 오숙자 님이 준비한 아침

애벌레들의 이야기
이번에 입재한 애벌레들에게 입재를 하게 된 동기와 지금 마음을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김미영 (봄불교대생)님8-9차 입재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개인사정으로 못 갔습니다. 모둠장이 잘 챙겨주어 가벼운 마음으로 입재했습니다. 입재를 하니 스님이 다시 챙겨줘서 좋았고 아직 처음 마음이 남아있습니다. 계속 불교에 대해 배우고 싶고 100일 기도하는 동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수행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남편과 사이도 좋아졌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유은선 (봄불교대생)님8-9차에 입재한 도반들의 열정과 모둠장을 보면서 호기심이 생겨 입재하게 되었습니다. 선배 도반들을 보면 갈 길이 멀어 부담스럽고 입재 때보다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지금은 시어머님이 가을불교대에 입학해 다니고 있습니다. 같이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회향에 참석하겠다고 합니다.
박성환 (가을불교대생)님김해에서 불교대를 다니다 중퇴하고 다시 다니고 있습니다. 아내가 봄불교대를 다니며 먼저 입재하였고 지금은 같이 수행 중입니다. 더러 수행을 빠질 때가 있는데 입재 후에는 빠지는 수가 줄었습니다.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기도 하는데 깨어있으며 마음 관찰이 잘 됩니다. 애벌레 모임도 좋고 불교대 수업도 좋습니다. 법당에 오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8-10차 애벌레 날다 세번째 만남
▲ 8-10차 애벌레 날다 세번째 만남

처음으로 희망리포터를 하며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름 세 글자 이야기하면서도 울먹이던 때가 생각납니다. 초발심이 주는 감동에 가슴이 먹먹하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감사합니다. 애벌레들의 힘찬 날갯짓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글_유우인 희망리포터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편집_박소정 희망리포터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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