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인천경기서부지부
나누어 행복한 JTS안산다문화센터 나비장터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작년 겨울 안산다문화센터와 인연 맺어 ‘나비장터’ 봉사를 처음 하게 된 그때가 생각났다. 추운지도 모르고 후원 물품을 팔러 나온 봉사자들과 센터 앞을 지나다가 겨울 준비를 위해 좋은 물건을 발견했다며 봉지 가득 사 가는 이주민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내가 진행을 맡아 봉사자와 물품을 꾸려 장터를 열려고 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도 이 물건들을 사면서 기뻐할 이주민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나비장터
▲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나비장터

▲ 나누어 행복한 JTS안산다문화센터 나비장터

나비장터 봉사는 우선 전국에서 보내온 후원 물품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려면 봉사자가 많이 필요한데 겨울이라 그런지 봉사자 모집이 쉽지는 않았다. 다행인 건 내가 불대담당자이니 불대생들에게 다가오는 졸업을 위해 봉사시간 채워야 한다며 ‘봉사 같이해요. 이번에는 북한 요리도 맛볼 수 있어요.’라며 망설이는 도반들에게 ‘같이 하실 거죠!’라며 웃으며 설득했다. 역시 웃는 얼굴에 거절이란 쉽지 않은 것이거늘 하하 …
나비장터 당일 날은 무거운 물건들을 판매 장소에 운반, 진열, 판매, 판매 후에는 뒷정리, 봉사자들 간식 준비, 안산다문화센터 홍보, 남은 물건 사후 정리까지 체력을 요구하는 봉사라는 것을 두 차례 나비장터 총괄 소임을 해 본 경험에서 얻은 결과이다. 그러니 체력이 약한 나로서는 다소 부담이 되기도 한다.

12월4일 일요일 아침, 겨울 날씨치고는 그리 춥지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군포법당에서 물통을 빌려오는 것으로 봉사 시작했다. 봉사자와 이주민들에게도 따뜻한 차라도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에 바쁜 걸음을 재촉했고, 북한에서 오신 장 선생님께 부탁해서 점심 공양에는 봉사자들에게 맛있는 북한 옥수수 국수를 맛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다. 금요행복강좌(수행법회)를 함께 듣는 인연으로 매번 새로운 북한 요리를 선보여주는 인정 많은 장 선생님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따뜻할 때 하나라도 더 먹어보라며 정성껏 공양 준비를 해 주었고 모두 처음 먹어보았다며 맛있다고 좋아했다.

 처음 맛보는 북한식 옥수수 국수
▲ 처음 맛보는 북한식 옥수수 국수

점심 공양 후 쉴 틈도 없이 물건을 정리하여 나비장터를 여는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지원본부 옆 야외공연장’으로 향했다. 그곳은 일요일이면 이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주로 중국분들은 장기를 두고 있고 각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은 그곳에 살지 않아도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물건을 전시하기도 전에 몰려드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봉사자들은 바쁜 손놀림으로 진열해야하고 모두 능숙한 솜씨를 보여 주어 진행자 입장에서는 고맙다. 모두 내 일처럼 장사를 해 본 것처럼 하지만 나누기 시간에 들어보면 처음이지만 재밌게 했다는 말에 고맙고 소중한 경험을 제공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또한 이주민들에게 물건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JTS안산다문화센터도 홍보하고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정말 다양하고 잘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들의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오늘 힘 좀 씁니다
▲ 오늘 힘 좀 씁니다

태국, 네팔, 미얀마, 우간다, 아프리카, 러시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조선족,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등등 주로 동남아시아분들이 많이 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우리의 따뜻한 미소에 고마워하는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가족을 위해 돈 벌러 먼 나라까지 와 있는 그들이 남이 아니고 예전 우리의 엄마, 아버지도 이분들처럼 타국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니 더 따뜻하게 대해주어야겠다고 봉사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안산다문화센터 나비장터
▲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안산다문화센터 나비장터

이분들도 모두 안산에 사는 것이 아니라 김포, 평택, 부천 등지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하니 고향과 자신의 언어가 얼마나 그리웠을까 짐작해 본다. 나비장터 종료를 위해 팔다 남은 짐을 꾸리는데 한 외국 분이 오셔서 자신이 2개월을 매주 일요일마다 장터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한다. 이렇게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은데 좀 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한다. 지난 7월 말일 이후 4개월 만에 나비장터를 여는 것인데 기다리는 분이 있다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좀 더 자주 장터가 열려 나눠 쓰고 비워내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많은 봉사자가 참여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다음에 우리 같이 봉사해요~
▲ 다음에 우리 같이 봉사해요~

글_이미준 (안양정토회_안양법당)
편집_유재숙 (인천경기서부지부 홍보팀)

전체댓글 8

0/200

김영주

수고많으셨습니다~낯익은 얼굴이 많네여

2016-12-16 10:43:48

수선덕

따뜻한 마음, 활발한 활동, 흠뻑 느껴집니다.
즐겁게 활동하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안산다문화센터 화이팅!!!

2016-12-16 08:16:52

조해숙

이미준보살님~^^
이렇게 애쓰셨는데 가보지도 못했네요~!!!
글도 영상도 참 좋습니다
같이 봉사하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2016-12-15 16:07:16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인천경기서부지부’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