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내서법당
두 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행복한 수행자가 되었어요
이은미 님 이야기

따스한 봄이 왔나 싶었는데 어느새 반소매을 입지 않으면 부담스러울 정도로 햇살이 강렬해졌습니다. 마산정토회 내서법당에서 가을 경전반 담당자 소임을 맡고 있는 이은미 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올려봅니다.

(편집자 주 : 이 기사를 쓰신 김동균 희망리포터님은 이 기사를 제출한 후 31기 백일출가를 했다고 합니다. 백일출가 무사히 잘 마치길 바랍니다.)

정토회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는 먼저 책을 통해서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2012년쯤이었을 거에요. 그때 스님의 책을 보다가 너무 좋아서 스스로 마산정토회를 찾아갔고, 그리고는 그 길로 불교대학(이하 불대)에 입학했어요.

5599명이 모인 지난 9-1차 입재식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
▲ 5599명이 모인 지난 9-1차 입재식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

입학 후 별다른 장애 없이 순조롭게 이어졌나요?

당시에는 내서법당이 생기기 전이었어요. 집은 내서고 법당은 마산이다 보니 거리의 문제도 있고, 불대수업이 끝나면 꽤 늦은 시간이라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불교대학이 이런 거구나, 학문적 철학적인 공부가 재밌고 좋아서 다니게 되었는데 웬걸, 어느 순간 신앙적, 종교적인 부분에서 막혔어요. 거부감이 일어나다보니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고 결국 졸업을 못 하게 되었죠.

그 뒤로 이래저래 지냈는데, 어느 날 퇴근길에 정토회 법당이 보이더라고요. 반가운 마음에 들렀는데 개원한지 2년째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안 보였던 거 같아요. (웃음)

그때 당시 직장에서 분별심이 많이 올라오던 시기였어요. 마산법당에서 알게 된 김애자 님에게 <깨달음의 장(이하 깨장)>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더니 불대생만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해 가을에 다시 불대에 입학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한 JTS 거리모금 (왼쪽 첫 번째)
▲ 도반들과 함께 한 JTS 거리모금 (왼쪽 첫 번째)

깨장 이후에 뭔가 많이 달라지셨나요?

네, 깨장에 다녀온 후 확 바뀌었어요. 그 이후로 새벽 기도도 하고 수행정진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종교적인 거부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불대 졸업 후 경전반에 입학하면서 더 깊이 공부하게 되었죠. 분별심이 엄청 많이 사라졌어요.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게 되자 너무나 편안해졌어요.

정토회에서 공부한 것 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야 한다’는 말이 너무나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행복해야 한다. 이혼을 했건, 장애를 가졌건, 뭐가 어떻게 되었든 행복해야 한다.'

정토회에 깊이 빠져들면 가족의 반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그랬죠. 아들은 엄마가 사이비에 빠졌다고 그러고 남편도 집에 늦게 들어오니까 눈치를 주고, 거기다가 저도 가족들에게 맞춰서 오랫동안 살아오다 보니 저 스스로 눈치가 보이는 것도 있었어요. 그러던 것이 갱년기가 오면서 바뀌었어요. 아니, 바꾸었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네요.

가족들에게 선언을 했어요, "더 이상 이렇게 살기는 싫다." 그 뒤로 당당하게 법당에 가게 되었어요. 제가 바뀌다 보니까 가족들이 별다른 얘기를 안 해요. 거기다가 아들 같은 경우는 스님을 책을 읽고 나서 더 이상 사이비에 빠졌다는 걱정을 안 하죠. (웃음)

지리산 바라지 중 (오른쪽 두 번째)
▲ 지리산 바라지 중 (오른쪽 두 번째)

경전반 담당은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고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담당자라는 소임이 뭔가 부담스럽고 그랬어요. 그치만 법당 식구도 얼마 없는 데다가 '오죽하면 나를 시키겠냐'라는 생각에 맡게 되었습니다. 마지못해 맡은 자리였는데 많은 공부가 되었어요.

경전반 담당자라는 어떤 책임감 때문에 이전보다 더 봉사활동을 많이 참여했습니다. 비록 시작은 스스로 하지 않았지만 하고 나면 너무 좋았어요. 그러니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마음을 내게 되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내가 좋으니까요. "도반이 전부다."라는 말이 가슴속으로 와 닿더라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재수해서 당선되셨는데 이은미 님도 재수해서 성공하셨네요. 저도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과 잘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담당자 소임에서 발을 뺀 적이 있었는데, 인터뷰를 하다 보니 기회가 오면 "예." 하고 방긋 웃으며 다시 한번 맡아볼까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백일출가 때문에 같이 졸업식에 참가하지 못해서 아쉽네요.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_김동균 희망리포터(마산정토회 내서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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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미

일취월장 하고 계신데 저도 분발 좀 해야겠어요.
깨장도반으로써 자랑스럽습니다.

2017-06-20 00:11:56

김덕원

깨장 다녀오신 후 생의 참의미를 알게되셨다는 말씀 감동입니다
나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2017-06-11 06:14:20

일월명 서은희

보살님 멋지세요^^
희망리포터 동균씨도 화이팅 입니다~

2017-06-10 07: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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