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에서 삶의 기준점을 찾게 되어 겉모습은 크게 변화가 없지만, 마음만큼은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가을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가을불교대학 담당을 맡은 제천법당 윤정숙 님의 변화된 마음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서른아홉 인생을 돌아보다

7년 전쯤 자다가 새벽에 갑자기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깜짝 놀라 깨어서 한참을 혼자 흐느끼다가 ‘이러다 죽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가 서른아홉이었는데, 사십이라는 나이가 아주 큰 압박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남보다 더 가지고, 더 빛나고, 더 잘 입고, 더 잘 살기 위해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에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인생 전환기에 관련된 책을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고, 인생의 덧없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부모님 또는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한 삶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40년 가까운 삶은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남을 위한 삶으로 스스로가 불쌍하기 짝이 없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법, 이기적으로 사는 법,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고 사는 법 등 180도 바꿔서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법당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신선희부총무님(왼쪽)과 함께
▲ 법당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신선희부총무님(왼쪽)과 함께

역경을 통해서 배우다

주변에서는 갑자기 사람이 변했다는 둥, 이상해졌다는 둥, 별의별 이야기를 듣게 될 때 쯤에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위기를 맞았습니다. 억울함과 분함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마음속의 미움과 원망, 측은함과 자책감을 가진 채,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시간이 약’이라는 옛말처럼 정리가 되었습니다. 역경은 친구와 지인의 관계들도 다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저의 보살핌과 혜택이 좋았던 사람들은 혹시나 엉겨 붙을까봐 겁이 났는지 저절로 연락이 끊기게 되었습니다. 그리 친하지 않던 친구에게서는 크나큰 위로의 선물을 받기도 하는 등 울고 웃게 하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삶의 기준점을 찾고자 불교대학에 들어오다

그렇게 정리가 되어 가고 이제는 앞으로 자신을 사랑하며, 하고 싶은 데로 살리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다른 사람에 맞추고 착한 모습으로만 살아온 자신과, 180도 변하여 이기적이고 고집만 부리는 자신과의 사이에서 번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갈등의 연속이었고, 불편했고, 그런 마음의 번뇌를 일으키는 자신이 싫었고, 사람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런 마음을 우연히 친구에게 얘기하다가,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삶을 당당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주인으로 살기 위한 기준점을 찾고자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게 가을불교대학은 그냥 우연찮게 찾아온 인연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업식으로 인하여, 마음을 흔쾌히 열지 못하고 호시탐탐 나쁜 게 없나 살피며 정토회를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불법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매일 아침 수행을 통해서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송두리째 바꿔 준 <깨달음의장>

졸업을 몇 달 앞두고 해결되지 않는 기도 시간의 의문점을 가지고 <깨달음의장>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은 지금까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기적인 방법으로 산다고 했던, 모든 행동들이 얼마나 집착으로 얼룩진 행동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집착은 자신을 향해 칼을 들고, 상대에게 보내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상처 입어 찔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을 모르고, 상대에게 집착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이제는 그것이 아집과 사랑받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참 많은 과보를 달게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신입생 모집을 위한 포스터 작업중인 윤정숙 님(오른쪽)
▲ 정토불교대학 신입생 모집을 위한 포스터 작업중인 윤정숙 님(오른쪽)

모든 게 감사합니다

지금은 참 감사한 일이 많습니다. 이래도 감사하고, 저래도 감사합니다. 장애아동 재활치료 일을 하고 있는데, 재활 치료받기 싫다고 떼쓰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고3 이라고 투정 부리는 아들에게도 감사하고, 방학이라 누워만 지내는 게으른 딸도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길가에 돌도 풀 한 포기도, 물 한 모금도 모두 감사합니다.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뿐 아니라, 나를 알고 인연이 있는 모든 사람이 사랑스럽고 귀함을 알겠습니다. 주변의 모든 이로 인해, 제가 있음을 알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처님 법 만난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 합니다. 그리고 불교대학 담당자인 김지윤 님도 감사하고, 본인 마음도 이랬다고 거리낌 없이 보여 주며 졸업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준 여러 선배 도반도 감사합니다. 지금 같은 마음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수행정진 하겠습니다. 열심히 수행정진하며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이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글_장영근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제천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