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오창법당에서는 하루 명상이 열립니다. 오롯이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숨만 쉬고 있지만, 마음은 생각을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업식이나 나쁜 습관들을 보기도 하고, 평상시 들떠 있던 마음을 점검하기도 합니다. 작은 소음, 온도, 명암등 아주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써주는 담당자의 정성에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점심 공양으로 맛있는 죽이나 주먹밥도 제공됩니다. 담당자인 이정숙 님을 만나 하루 명상에 대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오창법당의 자랑인 하루 명상(아래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돕는 이, 이정숙 님)
▲ 오창법당의 자랑인 하루 명상(아래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돕는 이, 이정숙 님)

오창법당 하루 명상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2016년 6월에 오창법당이 개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8월부터 현재 부총무인 김미환 님이 하루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신생 법당이라 봉사자가 부족하여 2년여 동안 김미환 님이 혼자 도맡아 해왔습니다.

저는 가까운 곳에서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묵언을 하고 오롯이 자기 자신을 살피며,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관찰할 기회가 주어진 데 대해 정말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매달 첫째 주 일요일은 특별한 일 없으면 꾸준히 참석해왔습니다. 김미환 님의 수고로움과 노고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특히 점심 공양으로 나오는 손수 만든 죽은 잊을 수가 없다고 참석한 사람마다 이야기합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제가 하게 됐습니다.

하루 명상이 끝나고 묵언으로 마른 목을 축이며 간식과 나누기 모습
▲ 하루 명상이 끝나고 묵언으로 마른 목을 축이며 간식과 나누기 모습

밥을 할 땐 밥만 하고, 설거지할 땐 설거지에만 집중

담당자가 되어 직접 느껴보니, 처음엔 걱정도 앞서고 물러나는 마음도 컸습니다. 저의 고민을 알고, 김미환 님이 점심 공양으로 하던 영양죽을 주먹밥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그 자리에 책임을 맡아 봉사해보면,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큰 수고로움으로 편안하게 누리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음을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더욱더 감사한 마음과 회향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영상 봉사해주는 정은영 님이 합류했습니다. 회가 거듭될수록 정은영 님과 호흡도 잘 맞고, 참석하는 도반들도 부족한 면을 이해해주어 이젠 조금 여유롭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담당 봉사를 맡으면서 더욱 좋았던 건, 묵언하며 밥을 할 땐 밥만 하고, 설거지할 땐 설거지에만 집중하며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지, 하루 명상을 하고 나면 한동안 그 기운이 몸 전체에 스며 있는 듯 여여합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내면을 위한 여행

처음엔 인중을 지나 코로 들어가는 내 호흡을 알아차리기는커녕 잠만 쏟아졌습니다. 다리는 끊어질 듯 저리고 어깨와 등도 아프고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으니 마음이 온통 그곳에 매달렸습니다. 법륜스님의 명상 법문은 모두 나의 이야기였고, 머리를 크게 한 방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설탕물과 소금물, 그리고 맑은 물의 비유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 이거다, 햇볕에 증발되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 맑은 물 쪽으로 줄을 서기로 다짐했습니다. 명상으로 아무것도 남지 않는 밝고 가벼운 나의 내면을 위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문경에 4박 5일 명상수련도 꾸준히 다녔습니다. 망상이 올라오는 것은 여전하지만, 알아차리고 호흡으로 돌아가고 놓치면 또 하고를 수도 없이 반복하며 어느덧 3년인 지났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몸도 마음도 편안해짐이 느껴졌습니다. 혼자 나를 보며 나와 노는 재미는 정말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쏠쏠한 환희고 행복이었습니다. 늘 긴장으로 뭉쳐 있던 몸에 힘을 빼니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생각이 줄어드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감정 낭비를 않으니 생활도 유연하고 여유로워졌습니다. 그러면서도 경계에 한 번씩 매몰되었다 빠져나오곤 합니다. 아직 길은 멀고도 멀지만 한 달에 한 번, 하루만이라도 묵언을 하며 나를 돌이키고 관찰하며 도반들과 명상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복이고 감사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직장 생활에 쫓기고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하는 더 많은 도반들이,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내면 성찰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길 희망합니다. 정성을 다해 준비할테니, 우리 오창법당으로 매달 첫째주 일요일 쉬러오세요!!!

명상하고 있는 도반들의 모습
▲ 명상하고 있는 도반들의 모습

글_최익란 희망리포터(충주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