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4. 17 철생 임철호 애국지사 추모 제례 및 통일정진 600일 기념 법문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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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철생 임철호 애국지사 추모 제례가 선산 아도 모례원에서 있습니다. 스님은 아침 예불 후 선산으로 출발 하였습니다. 법사단과 예비 법사단 일부가 앞서 내려가 조촐하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도모례원
▲ 아도모례원

철생 임철호 애국지사님은 불심 도문 큰스님의 아버님이신데 오늘은 임철호 선생의 추모제례이기도 하면서 불심 도문 큰스님의 생신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추모 제례 후 조촐하게 불심 도문 큰스님의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도 마련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도 모례원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경내 청소와 제례 준비로 각자 장소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큰스님께서 도착하신다는 소식에 다들 문 앞에 나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불심 도문 큰스님은 반가워하시며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하셨는데, ‘앞으로 죽림정사에 배정될 행자님’을 소개하자 한 번 보고, 다시 보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스님은 큰스님께 인사하는 대중들을 소개하였습니다.
▲ 스님은 큰스님께 인사하는 대중들을 소개하였습니다.

먼저 법당에서 불심 도문 큰스님을 모시고 삼배를 드렸는데 그 자리에서 큰스님께서는 철생 임철호 애국지사님의 독립운동 활동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철생 임철호 애국지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시는 큰스님
▲ 철생 임철호 애국지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시는 큰스님

큰스님께서는 ‘이런 자리가 쉽게 마련 될 수 없으니 자리가 마련된 김에 이야기를 전하겠다.’ 하시며 함께 자리한 대중 30여 명에게 흥미롭고 힘이 넘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식순에 맞춰 추모 제례를 올린 다음, 다 함께 소심경을 외면서 점심 공양을 하였습니다.

공양이 마무리되자 큰스님 생신이시기도 한 오늘, 스님께서는 모인 분들이 큰스님께 인사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작은 케잌에 촛불도 밝혔습니다.

조촐하지만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모인 대중 일동은 큰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리고 마무리하였습니다. 스님은 밤에 통일정진 600일을 기념하는 법문을 요청받아 서울로 출발하였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 곳곳에 정체가 되는 바람에 저녁 6시가 넘어 서울에 도착하였습니다.

밤 9시, 법당에는 100여 명이 넘는 대중들이 모였습니다. 평소에 24시간 통일정진을 하며 마음을 모았던 분들입니다. 300배 정진을 함께 한 후, 통일정진에 대한 소감문 낭독과 영상 및 포포먼스 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용인 법당 신도님들이 레미제라블의 한 대목을 개사하여 준비하였는데 스스로 ‘왁자지껄’이라고 평하며 퍼포먼스를 시작하였습니다. 한 시간씩 릴레이로 정진하던 공감대가 있어서 개사 내용뿐만 아니라 열심히 공연하는 사람들을 보며 법당에 모인 모두가 즐거워하였습니다.

이어 밤 11시 부터는 스님을 모시고 24시간 통일정진의 600일째를 맞는 날을 기념하는 법문을 청하였습니다.

“처음 우리가 이 기도를 시작했을 때에는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어 있을 때였습니다. 남한 정부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될 때였지요. 그런데 천지신명이 도왔는지, 국민이 각성을 했는지, 그 어떤 이유로 작년 4.13 총선에서 여당의 다수의석이 붕괴 되었고, 연말에 대통령이 탄핵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의 국내요인은 상당히 완화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지난 연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초강경세력인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다시 한반도의 긴장이 나날이 고조되어서 이제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만약 온도계로 측정을 한다면 하루, 하루 온도가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기도를 할 때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시고, 정성을 다해서 기도를 해야 합니다.

자료사진 : 트럼프 당선
▲ 자료사진 : 트럼프 당선

다가오는 5월 9일 대통령선거 전까지가 가장 위험합니다. 지금의 추세로 봤을 때 새로 들어설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정부가 아니니까 그 전까지는 여러 가지 이유로 국제적인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 이 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 들어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입장과 요구도 수용하지만 ‘전쟁만은 안 된다’며 전쟁의 위기를 완화하는 쪽으로 갈지, 그러다가 결국 또 박근혜 정부처럼 미국의 요구에 굴복해서 긴장고조로 갈지, 이것은 정부의 국정운영 의지뿐 아니라 국민의 열망이 어떤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입니다.

지난 정부는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정부였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도 반영이 잘 안 됐지만 앞으로 들어설 정부는 그래도 민주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민의 뜻이 더 잘 반영되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정말 전쟁이 오늘, 내일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긴장감으로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 고비를 넘긴 후에는, 물론 평화의 기도는 이어가되, 그저 전쟁을 하지 않는 데에 만족할 게 아니라 다시는 이런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남북 간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 번째, 조건 없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합니다. UN의 제재 등을 염두에 두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남한은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고, 북한은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상봉은 모두 그야말로 인도주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슨 장사하듯이 거래할 일이 아닙니다.

남한에서는 북한의 어린아이들과 취약계층에 대해서 조건 없는, 국제사회의 규범에 맞는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하고, 정부 차원의 차기의 지원이 어렵다면 먼저 민간단체의 지원부터 허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쪽은 남쪽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북 모두인 7천만 겨레를 위해서, 또 해외동포들까지 포함한 8천만 겨레를 위해서 이산가족상봉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됩니다. 한쪽에서는 물질적인 고통, 즉 기아, 질병 등 기본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먼저 구제해야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헤어진 가족의 상봉, 즉 정신적인 아픔을 치유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 최소한의 대화와 교류를 기반으로 하여 남북이 왕래를 시작하고, 필요에 따라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남북교류와 협력을 무조건 반대해서도 안 되고, 무조건 강화하자고 해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남한 내에는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해서 낮은 단계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내년에 천일기도를 회향할 때쯤에는 전쟁의 위험이 많이 낮아져서 평화의 기운이 감돌뿐만 아니라 남북의 교류와 협력의 물꼬가 터져서 통일의 가능성과 희망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세운 3년 기도의 목표입니다.

자료사진 : 촛불집회
▲ 자료사진 : 촛불집회

지난 2년은 우리가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도만 했고, 점차 기도와 더불어 촛불시위에도 참여하면서 탄핵정국을 지나 조기대선에 이르기까지 남한 내의 변화도 가져왔는데, 이제 마지막 1년은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조금씩 이루어져서 내년 4월 초파일에는 우리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도 하고, 그 사이에 이산가족상봉도 이루어내고, 또 한국에서 무슨 체육대회라도 하면 북한선수들이 오고, 북한에서 무슨 행사를 하면 남한의 민간인들이 참석도 하는 등, 적어도 우리가 평화의 디딤돌을 굳건히 하고 통일로 가는 첫발을 내디뎌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천일기도를 시작한 목표이고, 그 목표를 이루려고 우리가 정진 중인데, 여러분들은 하루하루 살기에 바빠서 잘못 느낄지 몰라도 여러분의 이 기도는 영험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겨가면서도 한국사회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아마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한국 사회부터, 먼저 조금씩 변화가 될 것이고, 그걸 기초로 북한과의 관계도 개선하고, 미중과의 관계도 개선해서, 나아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게 우리들 기도의 목표인 것입니다.

삼국 말엽에 신라는 지금처럼 내우외환을 겪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왕위계승문제로 계속 반란이 일어났는데, 특히 골품제도의 전통 때문에 여성 임금이 즉위하자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서 국내정치가 혼란을 겪었습니다. 동시에 국외적으로는 고구려와 백제와 왜를 다 적으로 둔 덕분에 외교적으로도 고립된 상태였습니다.

자료사진 : 황룡사지
▲ 자료사진 : 황룡사지

그런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먼저 황룡사에 9층탑을 쌓았고, 임금 이하 온 국민이 국난극복을 위한 기도를 했고, 더 나아가서는 통일을 발원했습니다. 그런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백제가 멸망했고, 또 10년이 지나지 않아서 고구려가 멸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듯 했는데, 당나라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더 큰 위기가 초래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사천왕사를 짓고, 천지신명의 옹호를 받는 ‘문두루 비법’을 행함으로 해서 당시 세계최강국이었던 당나라의 침공을 막아내고 마침내 삼국 통일을 이루고 당나라와 화친하면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여기서 ‘기도’는 단순히 ‘신의 도움을 받기 위해 비는 행위’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국민의 마음을 그만큼 일치단결시키는 행위였음을 의미합니다. 당나라에 맞서는 그 무모한 전쟁에 신라인들이 두려움 없이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믿음과 신앙, 그리고 민족자주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우리가 고려시대에 당대 세계최강국이었던 몽고의 침입에 거의 100여년을 항쟁할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또 임진왜란 당시에도 무능하고 부패했던 지도자들 대신에 온 국민이 일어나서 의병을 조직하여 7년 동안 싸운 결과,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돌아보면, 끝까지 나라를 지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백성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공화국의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우리는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나라를 위정자들에게만 맡겨놓고 방관할 게 아니라 직접 기도도 하고, 또 기도하는 마음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나아가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선출하고, 또 선거가 끝났다고 그만둘 게 아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여론을 조성해서 국민의 뜻이 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서, 미국, 중국 등 외국인들도 ‘한국 국민이 정말 평화를 원하는구나. 정말 통일을 원하는구나. 우리가 한국과 친하게 지내려면 한국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함께 해줘야 되겠구나’ 이렇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새 정부는 국정운영을 독식할 게 아니라 상대편에게 적극적으로 ‘국가를 함께 통치해 나가자’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승자가 51%의 지지율을 얻고 패자가 49%를 얻었다면, 실은 양쪽이 비등하게 같은 지지를 얻은 겁니다.
“우리 당에서 대통령을 하면 너희 당에서 국무총리를 하라.”
이렇게 손을 맞잡고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선거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지, 네거티브, 즉 흑색선전을 해서는 안 되고, 또 선거에서 이긴 사람은 무조건 상대를 껴안아서 함께 국정을 운영해야 되고, 진 사람은 승복을 해서 국론통합을 해야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가 있습니다.

기도를 하시는 분들은 친구나 가족과 얘기할 때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얘기하고 지나치겠지만 1시간이라도 밤을 새워 기도해 본 분이라면 아무래도 더 진지하게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미래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대에게 전하기 위한 마음을 낼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 우리 정토회의 더 많은 분들이 좀 더 폭넓게 기도에 동참해 주시고, 또 여러분들이 기도하지 않을 때도 역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뜻을 주위에 확산시켜 주십사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밤을 새며 간절한 기도를 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자정을 향해 가는 시간, 스님의 간절한 말씀과 300배 정진을 함께 한 100여 명의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법당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어서 오늘에서 내일로 넘어가는 자정의 통일정진을 다 함께 하였습니다. 스님은 마음을 모아서 함께 염불하며 기도 하였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되도록 조건 없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해야 합니다’

마음에 새기며 간절히 기도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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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심

기도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에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함께합니다.

2017-04-22 13:41:19

깨어있는 국민이 나라의 미래를 평화 통일로 가게 할 수 있군요
지도자가 국민을 두려워하도록
국민이 잘 해야겠네요

2017-04-20 09:05:15

무량덕

한 번이라도 서초동 법당에서 기도 릴레이 참가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 한배라도 통일과 이산가족들을 위해 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되풀이 되니 참으로 안타깝네요.

2017-04-19 12: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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