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5. 08 농사 울력, 경주 평지 순례길 답사
어버이 마음, 생명의 소중함

새벽 예불과 천일 결사 기도를 마치자 스님은 밭의 상추, 고소, 청경채, 치커리 등의 채소를 곱게 땄습니다. 어제 아침에 물을 흠뻑 줘서 어제 저녁에는 채소에 물을 주지 않았더니 아침에 햇볕이 없는데도 빨리 시들까 염려가 됩니다. 종류별로 딴 채소들을 차곡차곡 담아서 상자에 잘 챙겨두었습니다. 서울에 올라가는 법사님 편으로 전달해서 주위 분들에게 맛볼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아침 공양 후, 여광 법사님과 선주 법사님이 지리산 수련원으로 돌아가기 전에 감자밭 일을 도우려고 왔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행자님들이 깜짝 이벤트를 마련하였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 최 보살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습니다. ‘어버이 은혜’를 부르며 작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10년을 넘게 함께 하는 최 보살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손뼉치며 노래 부르는 마음이 뭉클하였습니다.

차와 과일을 나누고 법사님들과 함께 호미, 그물, 옥수수 씨앗, 주전자, 물주기 호스 등을 챙겨 밭으로 갔습니다.


여주, 오이, 애호박은 뻗쳐서 자라는 성질이 있어 그물망을 쳐 주어야 합니다. 어제 그물망을 치고 남은 것으로 오이 그물로 사용하였습니다. 지지대를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주고 그물망을 건 다음, 위와 아래로 팽팽하게 그물을 펼쳐서 고정했습니다.
지난번에 심은 오이 중 두 개는 벌써 말라 죽은 상태라 모두들 그물망을 치면서 이 그물을 타고 오이가 잘 자라주었으면 바랐습니다.

한쪽에서는 새로 멀칭한 밭에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말려둔 옥수수 알갱이를 한 번에 두 알씩 하여 처음엔 웃물로 흙을 충분히 적셔주고 다음에는 옥수수 알을 넣은 뒤, 다시 흙을 덮는 과정입니다. 멀칭한 비닐 안으로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습니다. 한 두둑에 사선으로 두 줄씩 심었습니다. 거친 땅속으로 뿌리를 잘 내려 튼튼한 싹을 피워 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심었습니다.

한 시간쯤 작업 후, 뉴욕에서 오신 김명호 거사님 내외분과 최 보살님과 함께 남산순례에 나섰습니다. 김명호 거사님은 지난 세계 100회 강연 때 미국 동부 지역 운전을 담당하셨고 보살님은 미국 뉴욕 지역 강연 때 종종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여 강연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남간사지 당간지주에서 김명호 거사님 내외분
▲ 남간사지 당간지주에서 김명호 거사님 내외분

스님이 새로운 남산 주변의 산기슭 순례를 답사하자고 제안하였는데, 아마도 어버이날을 맞아 최보살님과 외국에서 오신 손님을 배려하여 제안하신 것이겠지요.

남산 평지순례는 배리 삼체석불, 포석정, 창림사지 석탑, 남간사지 당간지주와 샘, 불곡 감실부처, 탑골 부처바위, 보리사 석불좌상, 남산리 3층 석탑의 여덟 곳을 답사하였습니다. 곳곳의 유적을 둘러보는 것도 좋았지만, 곳곳을 이어 걸어가는 산책길이 좋았습니다.

포석정
▲ 포석정

남산 평지순례 사진 보기 (옆으로 넘겨 보세요)

답사 후, 돌아오니 4시쯤 되었습니다. 1시간 휴식 후, 아침에 마무리하지 못한 옥수수 심기와 저녁 물 주러 밭으로 갔습니다. 가문 날이 계속되어 새로 심은 옥수수도, 오늘 아침 그물 쳐 준 오이도, 대를 세워 준 고추도, 감자도 물을 기다리고 비를 기다립니다.


샘물을 끌어와 물을 주었지만, 스님은 속까지 젖어 흙을 적시고 식물의 갈증을 채우려면 비가 내려야 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축 늘어진 채소의 잎을 보면서 스님은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일기예보를 자꾸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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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

안타까운맘이 느껴집니다~♡

2017-06-20 19:11:40

지혜

김명호거사님&보살님, 여전한 모습 반가웠습니다. 한결같은 보살행에 감명이 옵니다.

2017-05-11 18:33:26

지혜

김명호거사님&보살님, 여전한 모습 반가웠습니다. 한결같은 보살행에 감명이 옵니다.

2017-05-11 1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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