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5. 19 평화재단 및 정토회 전체 회의
과잉 행동을 하는 아이,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 후, 아침 7시 회의로 하루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평화재단과 정토회에서 2017년 업무를 진행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보완할 부분들을 각 분야 담당 실무자와 논의하는 시간으로 하루 일정이 꽉 차 있었습니다.

오후 4시에는 정토회 전체의 실무책임자들과 회의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먼저 각 부서별 사업 진행을 간략하게 공유하고, 정토회의 변화된 사업방침에 대한 공유, 지도법사님의 코멘트 이후 각 부서에서의 어려움이나 요청사항, 제안 사항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요청사항 중에는 그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던 용인에 있던 창고가 팔려서 물건을 옮겨 놓을 곳이 없다며 창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행복학교를 전국 각지에서 여는데 행복학교를 진행할 장소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 등,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필요사항이 많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자리를 분기별, 지속적으로 가지기로 하습니다.

<스님의 하루>에서는 최근 육아에 대한 질문이 많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육아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어린아이의 체벌에 대한 스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어제 당진에서 진행된 ‘행복한 대화’ 중 한 질문을 함께 나눕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저는 7살 아들과 3살 딸을 둔 엄마입니다. 요즘 아들이 걱정이 돼서 스님께 여쭤보고 싶었어요. 큰 애가 엄마의 사랑에 완전히 목말라 있어요.”(질문자 웃음)

“큰 애한테 젖 안 먹였어요?”

“젖 먹였어요. 제가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첫 아이 낳고 1년 동안은 육아휴직을 하고 2년 동안은 다른 친척이 키워주셨어요. 그래도 아이를 매일 데리고 자기도 하고, 젖도 먹이기는 했어요. 첫째가 네 살 아래 동생을 본 지가 1년 반 정도 됐는데, 어리광이 너무 심해졌어요. 밖에 나가서도 과도하게 행동해요.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매달리고, 옷을 막 들춰서 속으로 들어가거나 가슴팍에 손을 넣어서 제가 놀랄 때도 많아요. 버릇없다거나 너무 심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고요. 주변 어르신들은 아이 아빠가 너무 아들을 잡는 거 아니냐고들 하세요. 저희 남편이 남자아이에게는 좀 더 어른스러움을 요구하고 예의범절을 안 지키면 혼을 내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빠에게 억압당해서 받은 스트레스를 엄마에게 푸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 나름대로 생각하기로는 나중까지 이러면 곤란하겠지만 아직은 태어난 지 6년도 안 된 어린아이고, 제가 1년밖에 못 데리고 있었던 것도 미안하고, 혹시 그런 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지금은 애가 과하게 굴더라도 무조건 원하는 대로 안아주고 사랑해주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어떤 때는 제가 힘에 부쳐서 첫째에게 전에는 내지 않았던 짜증을 낼 때도 많아요. 며칠 전에는 처음으로 매도 들었어요.”

“예.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크게 걱정할 건 없지만, 엄마가 아이에 대해서 연구를 해야 해요. 그냥 내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좋은 아이가 아니에요.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면 가만히 관찰해보고 약간 과잉행동이다 싶으면 얘기를 해야죠.

엄마를 껴안는 것까진 좋은데 치마를 들춰 들어간다거나 젖꼭지를 만진다거나 하면 아이가 일곱 살이니까 대화를 할 수 있잖아요. ‘엄마가 그렇게 좋으니?’ 물어서 그렇다고 하면 ‘엄마가 아무리 좋더라도 이런 걸 만지는 건 아니다. 만지고 싶더라도 이제는 네가 일곱 살이 됐으니까 더 만지지 않아야 해. 젖꼭지는 한 살 때까지만 만지는 거야. 한 살 이상은 원래 안 되는데(청중 웃음) 엄마가 세 살 때까지 봐준 거야. 그런데 네가 일곱 살이 된 지금까지 이러면 남이 볼 때 네가 부족한 아이처럼 보인단다.’ 이렇게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또 얘기하면 아이들도 알아듣습니다. 짜증은 내지 말고 계속 얘기하세요.”

“아이는 제 배를 너무 만지고 싶다는데 제가 아무리 ‘엄마가 불편하다’라고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어요. 얘는 머리로는 알아도 손이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도 계속 얘기해야죠.”

“남이 봐서 안 된다고요?”

“아뇨, 엄마가 불편하다고 계속 말해 주세요. 옛날에 아이들이 젖을 빨 시기가 지났는데도 젖을 많이 빨면 젖에다 소태라고 아주 신걸 묻혀 놓잖아요. 그걸 묻혀 놓으면 애들 입에 쓰니까 자연스럽게 젖 빠는 걸 그만두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질문자 배를 자꾸 만지면 배에다 전자 파리채 같은 것처럼, 뭔가 만지면 뜨끔 하도록 한다든지요.(질문자 웃음, 청중 웃음)

제 말은 연구를 해야 한다는 거지요. 짜증내서 성질을 내면 안 돼요. 아기하고는 절대로 싸우면 안 됩니다. 그런 장치를 하든 가시를 넣어놓든 해서 아이가 뭔가 불편하게 느끼도록 해야 해요. 아이가 만지다가 살짝 찔려서 ‘엄마 이게 뭐야!’ 하면 ‘아이고, 엄마가 아파서 뭘 넣어놨는데 네가 만져서 그래. 엄마한테 사전에 말을 안 하니까 그렇지.’라고 하세요.

질문자가 연구를 하라는 게 핵심이에요. 항상 아이의 행동거지를 살펴보세요. 야단쳐서 심리를 억압하지 말고, 이 행동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질문자가 연구를 해서 여러 방법을 찾아봐야 해요.”

“체벌하는 건요? 감정이 섞이지 않은 체벌이라면 괜찮을까요. 며칠 전에 한 번 손바닥을 때렸는데 저는 감정은 섞이지 않았거든요.”

“섞이지 않았다 해도 맞으면 기분 나쁘죠.(청중 웃음) 체벌을 하겠다면 매를 아이에게 줘서 엄마 종아리를 때리게 하는 체벌은 괜찮아요.
‘엄마가 너를 잘 못 키워서 네가 이런 행동을 하는구나. 이 원인이 너한테 있는 게 아니라 엄마가 잘못해서 생긴 문제니까 엄마를 때려라.’
옛날부터 그렇게 했잖아요. 그게 아니라면 아이를 때리는 체벌은 안 좋아요.

아이가 잘못한 게 10인데 100을 야단쳐버리면 아이는 억울해져 버려요. 자기 잘못한 건 온데간데 없어져버리고 ‘억울하다’ 이 생각만 남기 때문에 어릴 때일수록 체벌보다는 모범을 보여주는 게 좋아요. 모범을 보이고, 지속적으로 타이르고, 강하게 자극을 줘야 할 때는 아까처럼 그렇게 여러 방법을 써 봐야죠.

예를 들어 밥을 안 먹으면 먹으라고 그릇 갖고 따라다니지 말고 ‘알았다’ 하고 밥상을 치우고, 더 심하면 엄마도 같이 저녁을 안 먹어 버리고, 나중에 아이가 밥 달라고 해도 ‘아이고, 엄마가 몸이 아파서 저녁을 못 한다. 네가 좀 해라’ 이런 식으로 항상 관찰하고 연구를 해서 방법을 찾아보세요.”

“제가 항상 그 기로에 서서 ‘내가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하지?’라고 느껴요. 사랑을 줘야 하는 게 우선인지, 아니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하니 얘를 버릇없는 아이로 키워선 안 된다는 데 중점을 둬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무조건적인 보살핌은 세 살 때까지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사랑이에요. 무조건 감싸주고 껴안아주는 게 사랑이 아니에요. 관점을 그렇게 딱 가져야 해요.
세 살 때까지는 무조건 보살펴주는 게 사랑이고, 초등학교 때는 보살펴주는 게 70퍼센트로, 중학교 가면 보살피는 건 50퍼센트 정도로 하고, 고등학교 가면 돌보는 건 30퍼센트로 하고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하도록 하고, 대학 가면 부모가 정을 완전히 끊어서 관여를 안 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이 사랑이에요.
감싸 안는 따뜻한 사랑도 있지만, 지켜보는 냉정한 사랑도 있어야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청중 박수)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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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진 환상이네요^^지켜보는 냉정한 사랑..참 의미있는 말씀이네요^^

2017-05-25 00:56:59

박노화

스님의좋은말씀 말씀감사합니다 항상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도움이되는 좋은말씀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2017-05-21 18:49:56

무량덕

연구하는 자세로 자식을 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5-21 12: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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