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11.04. 청년활동가 산행 및 질의응답
지나고 보면 모두 경험입니다.

오늘 스님은 정토회의 여러 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과 산행을 하였습니다. 곱게 물든 단풍과 적당히 차가운 공기, 눈부신 햇살이 등산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스님과 청년들은 중흥사에서 만났습니다. 중흥사는 지금 복원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스님은 주지스님을 만나 잠시 이야기 나눈 뒤 중흥사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중흥사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산성을 쌓고, 북한 산성을 지키는 승병 본부가 있었던 절입니다. 또 고려 말 한국 불교 선종의 법맥을 중국에서 계승해온 태고 보우 대사가 머물렀던 곳입니다. 그러므로 불교적으로나 민족적으로 매우 유서가 깊은 중요한 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흥사를 참배하고 계곡 길을 따라 태고사로 이동하였습니다. 태고사를 지키고 계신 청암대사 아드님께서 일행을 맞이해주셨습니다. 청암 대사님은 서암 큰스님과 도반으로 살아계실 때 스님과 인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님은 태고사에 있는 원증국사탑비 앞에서 설명을 한 뒤 태고사 윗 쪽에 있는 원중국사 부도탑에 참배를 한 후 태고사를 끝으로 하산했습니다.

칼국수 한 그릇을 배부르게 먹고 칼국수 집 한 켠에서 청년들과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청년들은 활동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묻고 스님이 답변을 했습니다. 그 중 이번 청춘콘서트 실무를 맡았던 청년의 질문을 소개합니다.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고 홍보하면서 이 콘서트에 대해 딱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명확하지 않지만 10년이 됐든, 20년이 됐든 대한민국에서 청춘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정치를 하거나 정당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청년들이 ‘청춘콘서트’에 참여만 해도 자신의 의사를 밝힐 수 있고, 자신의 문제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청춘콘서트의 첫 시작은 공감과 위로였지만 이제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장으로 커지면 좋겠습니다.”

“예, 청춘콘서트는 하루든 이틀이든 청년들이 모여서 음식축제도 즐기고, 음악축제도 즐기고, 다양한 세미나도 참여하고, 청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거기에 와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박람회도 하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박람회’라고 하면 자동차에 관계된 사람이 다 옵니다. 그런 것처럼 청년들에 관계된 문제들은 전부 이 청춘박람회, 콘서트에 오면 다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소개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청춘콘서트에 오면 먹을 것도 있고, 정보도 들을 수 있고, 토론도 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도 있는 거지요.. 그런데 아직 그렇게까지 발전은 못 했어요.

저녁에 대중을 많이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멘토들이 나와서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메시지는 낮에 여러 세미나와 박람회를 통해서 전달하고, 저녁엔 음악과 춤으로 함께 어울려서 놀 수 있도록 준비해서 그날은 ‘청년의 날, 청춘의 날’로써 만드는 게 원래 목표였습니다.

좋은 벗들에서 진행하는 통일축전도 원래는 그런 취지였어요. 그날은 북한사람들이 모여서 북한음식, 즉 고향음식도 먹을 수 있게 하고, 거기 와서 자기 어릴 때 놀았던 북한의 놀이나 어릴 때 불렀던 북한 노래를 부르며 즐길 수 있도록 하려고 했는데, 아직 남북관계가 안 좋으니까 눈치를 보며 한국노래만 부르는 거예요. 이 사람들이 북한 노래를 부르고 싶고, 듣고 싶고, 음식도 먹고 싶어도 그렇게 못 하는 거예요. 또 북한사람들끼리 한국에 와서 사는 정보도 교환하고, 자기 사업 홍보도 하면 좋을 텐데 아직은 운동회 정도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청년들은 가능하지 않겠나 싶어요. 꼭 서울시청 앞에서 할 필요는 없어요. 여의도나 난지도 공원 등 더 넓은 데로 나가도 돼요. 그러나 우리가 서울시청 광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직 이 시청 밖을 벗어나면 참여율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청년에게 필요한 게 뭐냐? 청춘에게 필요한 게 뭐냐?’ 이걸 우리가 제대로 기획해내야 돼요. 어떤 단체에서는 싱글들을 대상으로 ‘청춘남녀만남의 날’을 주관하던데, 그것만 해도 몇 천 명 모이던데요? 그런 것처럼, 세상에 필요한 것을 하는 게 좋겠지요. 어쨌든 ‘청년의 날’ 안에 모든 주체들이 들어와서 1년에 한번으로 부족하면 여름, 가을에 1번씩 특색 있게 해 보면 좋겠어요. 제가 볼 때는 그런 수요는 많을 것 같은데, 그 성공 여부는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달려있겠지요. 기획만 잘 하면 얼마든지 정부로부터도 얼마든지 기본지원을 받을 수도 있는 사업이예요.

이번에 청춘콘서트에서 발언을 한 청년들도 사람들에게 굉장한 아이디어를 주잖아요, 리어커 끄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자기 재능을 활용한 청년들도 기업적 이익과 사회적인 책임을 결합시킨 겁니다. 그런 것이 사실은 ‘미래의 사회적 기업인’인데, 우리나라는 ‘사회적 기업’이라면 ‘정부 돈 받아서 쓰는 곳’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정부 지원이 끊어지면 사업도 끝난다고 생각해요. 그런 기업들은 정부에서 주는 자금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본인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시작했으니까 정부나 지자체가 조금만 지원해 주면 훨씬 활성화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청년들과 단체들을 많이 소개하는 게 굉장히 필요합니다.

올해는 콘서트에서 청년단체들이 3팀만 발표했는데 내년에는 그런 청년들이 더 많이 발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하는 사람만 아니라 좀 부족한 사람도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배정하는 게 필요해요. 박람회 공간을 야외에서만 하지 말고 실내 공간을 겸해서, 청년들이 실내 공간에서 발표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야외에서 한다면 칸막이를 치는 등의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여기서, 청춘콘서트를 발전시키면 사람들과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굉장하다고 봅니다.

청춘 콘서트 준비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지나놓고 보면 모두 경험입니다. 그 경험이 제대로 되려면 목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기획을 해서 일을 진행해야 실패를 해도 배움으로 남아요. 최선을 다하되 실패했어도 좌절 하면 안 됩니다. 상처가 되면 다음에 두려움이 생겨요. 큰 일 같아도 지나놓고 보면 사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한 과정입니다.”

갖가지로 물든 단풍처럼 자신을 넘어 세상을 품는 청년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산행을 하고, 대화를 하는 동안 푸른 청년들을 품는 스님의 마음도 참 따스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은 중국에서 오신 손님들과 함께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습니다. 가을 하늘, 바람, 단풍 한번 느껴보셨는지요? 어느새 이 가을도 지나고 있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글(박세미), 사진(박세환), 편집(김미정)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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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가지로 물든 단풍처럼 자신을 넘어 세상을 품는 청년들..]마무리 참 좋네요^^청춘콘서트의 의미는,그 자체만으로도 청춘을 위로하는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는지요^^*기획하고 실패하고 다시하고 연구하는 자세..새롭게 배워봅니다^^

2017-11-16 03:17:47

정지나

그저 하나에 과정이고 경험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11-13 10:24:27

일 상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자연도 청춘도 스님의 열정도...
글 쓰신 수행팀도....
다만, 위 내용 중에 "좋은 벗들"은 "좋은벗들"이 맞기에 ...

2017-11-07 22: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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