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1.2 (오전) 신년 수행 법회
“새해에는 자신을 아끼는 삶을 사세요.”

안녕하세요. 2019년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첫 수행 법회에서 법문을 한 후, 2019년 새해를 맞아 정토회 시무식에 참석해 정토행자들이 새해에 가졌으면 하면 마음자세에 대해 법문 했습니다.

오전 10시, 새해 처음 스님의 법문을 듣고자 서초 정토법당으로 230여 명의 대중이 모였고 전국 정토법당에도 생중계로 법회가 방송되었습니다. 새해 처음이라는 설레는 분위기 속에서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2019년 첫 법회를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태양력을 기준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만 세계 곳곳을 다녀보면 새해를 맞는 시작이 다 다릅니다. 수행자에게는 언제든 마음을 새롭게 하면 그날이 새해이자 새 날이 됩니다.”

스님은 먼저 한 해를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스님은 어떻게 한 해를 마무리했는지 들려주었습니다. 스님은 정토회 활동가들과 명상수련을 하며 지난 연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제30차 인도 성지순례 안내를 위해 인도로 출국합니다. 매년 성지순례로 한 해를 시작하는 스님에게 성지순례는 일이자 곧 기쁨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성지를 찾아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돌아보며 한 해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스님은 새해에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아끼는 삶을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2019년 새해에도 행복한 수행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먼저 자기가 자기를 아끼고 자기가 자기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합니다. 출가 수행자가 음식에 집착해서 진수성찬 먹기를 좋아한다든지, 옷에 집착해서 좋은 옷 입기를 좋아한다든지, 집에 집착해서 큰 집에 살기를 좋아한다든지, 높은 지위를 좋아한다든지, 인기에 연연해한다든지 하면 일시적으로는 좋아 보일지 몰라요. 그러나 그것은 세상 사람이 나를 비난해서 내가 곤경에 처하는 것보다 더 나를 해치는 행위예요.

가령 여러분들이 저녁에 푸짐한 음식에 맛있는 술을 먹고 기분 좋게 취해서 저녁을 보냈다고 합시다. 물론 그 순간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자기 몸에 비추어 본다면 건강에 매우 나쁜 행위예요.

특히 여기 서초동 주위에는 술집이 많다 보니 제가 늦게 퇴근하면 길거리에 드러누워 있는 사람을 늘 보게 됩니다.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볼 때는 참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어떻게 보면 불쌍하죠. 얼마나 살기가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음을 하고 그렇게 길에 누워 있을까 싶어요. 가서 일으켜 세워주고 싶을 정도로 안 됐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그게 바로 자기를 함부로 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자기가 자기를 아낀다면 어떻게 자기 몸을 그렇게 함부로 팽개칠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또 가족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어요. 부모가 본다면 얼마나 큰 근심거리가 되고, 아내가 본다면 얼마나 큰 괴로움이 되고, 자식들이 본다면 얼마나 창피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욕망에, 욕구에, 감정에, 스트레스에 집착하며 살다 보니까 순간순간은 잘한다고 해도 결과가 그렇게 안 되기 쉽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돌아보면 잘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보면 얼마나 잘못되는 일이 많습니까? 꼭 긴 세월을 보지 않더라도 짧은 시간에도 그런 경우를 허다하게 보게 됩니다.

그래서 순간순간의 즐거움이나 감정에 너무 치우치지 말라는 거예요. 그렇다고 감정을 억제하고 살라는 건 아니에요. 작은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되고, 스트레스는 반드시 분출되게 돼 있어요. 욕망을 다 따라갈 수는 없어요. 그러나 억제하는 것 역시 수행이 아니에요. 그건 어떤 것을 조금 미루는 것이지 해소시키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알아차림, 즉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 문제를 알아차려야 해요. ‘아, 나한테 이런 욕망이 있구나’, ‘아, 지금 내가 이런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이렇게 알아차려서 억제하지 않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억제하거나 안 그러면 폭발시키고, 욕망을 따라가거나 안 그러면 억제하는 식으로 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나에게 지금 이런 욕구가 있구나’ 이것을 알아차리고 잠시 멈춰서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공부를 꾸준히 해나가야 해요. 남이 볼 때는 참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참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기 스스로 자기를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못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욕구라는 것은 까르마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뿐이에요. 자연스럽게 그럴 환경이 되면 욕구를 따라도 됩니다. 예컨대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먹지만, 먹을 수 없는 환경인데 먹으려고 하거나, 지나치게 먹으려고 할 때는 스스로 알아차림이 있어서 멈춰야 합니다. 먹고 싶은데 못 먹게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이것이 바로 나를 해치는 거다. 정말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이런 관점을 갖고 감정과 욕구, 기분에 좀 덜 끄달리는 연습을 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잘 안 되겠죠. 지금까지 수십 년을 이렇게 관성으로 살아왔으니까요.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조절해가는 게 필요합니다.”

스님은 수행자가 지켜야 할 여덟 가지 계율도 일러주었습니다.

“수행자가 지켜야 할 기본 계율은 다섯 개입니다.

첫째,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해치지 마라.
둘째, 주지 않은 남의 물건을 갖지 마라.
셋째, 삿된 음행을 하지 마라.
넷째, 거짓말이나 욕설을 하지 마라.
다섯째, 술을 먹고 취해서 허튼 행동을 하지 마라.

이 다섯 개 외에 나머지 세 개가 더 있어요. 이걸 모두 합쳐 팔계라고 합니다.

첫째, 시도 때도 없이 먹지 마라.
둘째, 사치와 향락을 즐기지 마라.
셋째, 호화로운 침대에 자지 마라. 높은 평상에 앉지 마라.

이 세 가지 계율은 각각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즉 의식주(衣食住)에 대한 것을 말하고 있어요.

비싼 옷 입고, 명품 가방 들고 얼굴에 화장하고, 귀고리, 목걸이 걸고 자랑하는 게 사치입니다. 명품시장이 어마어마하잖아요. 향락이라는 건 술 먹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노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수행자라면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그렇다고 부자가 되지 말라거나 높은 지위에 앉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세상에 필요하면 여러분들이 그런 일을 해야죠. 기업을 경영하려면 잘 경영해야 하잖아요. 그러나 그렇게 번 돈은 재투자를 하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돕는 쪽으로 써야지, 사치와 향락을 즐기고 음식을 탐하는 데 쓰지 말라는 거예요.

제 친구들이 옛날에 저를 보면 ‘도대체 너는 무슨 재미로 사느냐’라고 했어요. ‘돈을 벌면 술 먹고, 장기 두고, 바둑 두고, 여자하고 놀고, 골프 치러 가잖느냐. 돈 버는 건 다 이런 거 하려고 버는데 너는 그런 걸 안 하니까 무슨 재미로 사냐?’라고 묻는데, 궁금할 만해요. 그러나 자기를 아끼지 않기 때문에 자꾸 이런 데 빠지게 되는 거예요. 이런 게 다 중독성입니다. 여러분들이 목걸이 사는 것도 그래요. 한두 개 사고 안 끝나잖아요. 남의 것을 보면 저게 더 예뻐 보이고, 끝이 없어요. 옷도 마찬가지예요. 집도 비 안 새고 따뜻하다고 만족하는 게 아니에요. 다른 집에 가보면 더 좋아 보이고 그래서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과 수련을 할 때 검소하게 지내도록 하는 이유는 ‘아이고, 이렇게 먹어도 살고, 이렇게 입고도 살고, 이렇게 자고도 사는 것을 내가 왜 그렇게 껄떡거렸던가’ 그런 걸 느껴보라는 뜻이에요. 제 말의 핵심은 껄떡거리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첫째, 자기를 좀 아끼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둘째, 이웃에 조금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주변 도반들에게 도움이 되고, 가족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건 뭐겠어요? 남편이나 아내한테 돈을 더 줘서 도움이 되는 게 아니에요. 뭘 크게 도움 주라는 게 아니라, 화 한 번 덜 내고, 잔소리 한 번 적게 하고, 등 한 번 두드려주는 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자녀들에게 야단 한 번 치는 대신에 손 한 번 잡아주세요. 내가 과잉으로 보호하고 있었다면 한 번이라도 덜 관여하고요. 나를 엄마로 뒀기 때문에 아이가 자라서 ‘아, 그래도 엄마 덕택에 내가 이만큼 됐다’ 하도록요. 내가 자녀라면 우리 부모님이 ‘아이고, 그래도 네가 한 마디 해주고 전화 한 통이라도 해주는 게 고맙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됐다면 그분이 돌아가신 뒤에라도 ‘아이고, 그래도 당신 만나서 내가 참 행복했다’, ‘아이고, 당신에게 불만이 많았는데 돌아보니까 당신 같은 사람이 얼마 안 되는 것 같다’ 이래야죠. 이렇게 내 주위에 나로 인해서 조금 좋은 변화가 있어야 해요. 새해에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우리가 한 번 해봅시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북한의 식량난을 걱정하며 세상에 보탬이 되자는 말씀으로 법문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북한 식량난이 지금 많이 위급한 것 같아요. 새해 봄에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서 옷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용품들을 지원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좋아지는 과정에도 또 응달이 늘 있잖아요. 세상이 좋아지는 속에도 어떤 취약점이 늘 있게 마련이에요. 남북 관계도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좋아지는데 제재로 인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많은 재난들이 또 일어나고 있으니 조금씩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이 뭐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요? 너무 욕심내지 말고, 먹는 것이며 입는 것들을 조금만 아낀다면 그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게 없는 것보다는 좀 나아야 하잖아요. 사람 하나 났다가 사람 하나 죽는 게 지구적으로 보면 풀 한 포기 났다가 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풀은 났다가 죽으면서 땅을 좀 비옥하게 해 놓고 죽는데, 이 세상에 잘났다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그 사람이 나서 세상에 고통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사람 하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작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왕 세상에 났으면 이런 사람이 되는 게 어떻겠습니까.” (모두 박수)

“네!”

“첫째, 내가 나 스스로 자립하고, 둘째, 이웃에 조금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됩시다. 이런 마음을 내어서 한 해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법문처럼 새해에는 자신을 아끼고 남에게도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법문이 끝난 후에는 다 함께 떡국을 먹었습니다. 보약 같은 법문도 듣고 여러 봉사자들이 정성껏 만든 떡국을 먹으니 한 해를 살아갈 준비를 모두 마친 기분입니다.

오후 2시에는 정토회 수도권 자원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시무식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전체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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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데오

“첫째, 내가 나 스스로 자립하고,
둘째, 이웃에 조금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됩시다.
이런 마음을 내어서 한 해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유투브 검색에서 "행복한농장"을 검색하시면 "읽어 주는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낭송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9-12-24 11:15:45

보리수

나 스스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이웃과 가족에게 도움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19-02-12 08:01:16

최경화

2019년 나 자신을 아끼고 남에게 도움되는 삶을 살겠습니다~

2019-01-07 20: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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