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래법당
겁도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했습니다
가을경전 저녁부 천배 정진 이야기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겁도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했습니다

가을경전 저녁부 천배 정진 수행 이야기

 

"경전반은 입학하면 천 배 정진, 졸업할 때는 삼천 배 정진을 해야 하는 것이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동래법당의 전통입니다.”

 


 

경전반 입학 첫 날! 저녁부 불교대팀장을 맡고 있는 조협 님의 안내 말씀에 경전반 도반들은 모두 의아했습니다. ‘천 배??? 삼 천배??? 듣도 보도 못한 절 수행을 해야 한다고?'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겁먹은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11월초, 가을경전 저녁반 담당소임을 맡고 있는 정미숙 님은 모둠장에게 드디어 천 배 정진을 공표하였습니다.

 

입학한 지 2개월이 지났고 올해가 가기 전 천 배 정진을 하면 뜻깊을 것 같습니다. 천 배라는 무게감에 겁먹은 도반도 있지만 함께 하면 도반과의 결속력도 생기고 스스로에게 자신감도 생겨 앞으로의 수행에 많은 힘을 얻으니 홍보 잘해 주시기 바랍니다.”

 

담당은 부드럽게 말했지만 그 속에는 단호함이 있었습니다.

 

나부터 자신감이 없어 도반들이 참여할지 의심스러워 조심스레 말을 꺼냈고 호응이 신통찮아 걱정했는데 막상 날짜를 정하고 희망자를 받으니 16명이나 참여하게 되어 참 기뻤습니다.”라고 말하는 1모둠장 강은희 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 
활짝 웃는 미소가 예쁜 가을경전반 도반들 (맨 뒤쪽 강은희 님)

 

1128일 새벽! 내가 얼마만큼 절을 할 수 있을까? 다리는 괜찮을까? 가슴 떨림과 두려움으로 맞이한 이 날은 선배 도반의 깊은 사랑을 느낀 날이기도 합니다. 후배의 천배 정진을 북돋우기 위해 목탁 집전부터 다과 봉사까지 기꺼이 마음 내어준 부총무 강혜원 님과 송경숙 님 그리고 함께 천배 정진에 동참하는 불교대팀장 조협 님과 담당 정미숙 님, 부담당 이승주 님과 김진영 님은 우리는 소중한 도반입니다. 도반이 있어 행복합니다를 후배 도반에게 몸소 실천해주었습니다. 경전반 입학생 24명 중 16명이 참여한 이번 천배 정진으로 아름다운 수행의 꽃이 피어났습니다. 처음으로 천 배를 다하여 가슴 뿌듯한 도반부터 비록 천 배는 못했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은 도반, 다음에는 꼭 천배를 해보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도반 등 그 수행담을 들어보았습니다.

 

천배와 더불어 명상도 할 수 있었다는 강은희 님. 도반 덕분에 가볍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한 배 한 배 절하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일 년 전 수행이 하고 싶어 새벽 예불에 참석하여 기도하는 법을 배우던 그 때의 간절한 마음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바쁜 일상과 연일 겹치는 봉사로 천배 정진이 부담스러웠다는 이남숙 님. 다음 날 봉사도 있어 몸을 사렸는데 막상 절을 하고 보니 처음 천배 정진보다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절을 하는데 눈물이 나왔습니다. 천배를 마치고 나니 처음 불대와 인연 맺은 계기가 나이 들어서도 잘 살아보자는 마음이었기에 이대로 쭉 해나가면 잘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매 순간 놓치지 않고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도반에게 늘 힘이 되어주는 부담당 이승주님. 정토회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오백 배, 천배, 삼천 배, 한 번도 제시간 안에 마무리 된 적이 없었는데 기도한 지 2년 만에 제 시간 안에 천 배를 마무리 할 수 있었고 특히 포기하지 않고 했다는 것이 참 뿌듯합니다."

 


1212일 문경 특강 수련 가는 길

 

천 배를 하며 자신을 위로하고 돌아가신 엄마에게 감사의 절을 올린 임호경 님. 처음에는 그냥 절만 하였는데 횟수가 거듭 될수록 내면에서 불안해하고 슬퍼하는 나를 보았습니다. 갑자기 그가 불쌍히 보였고 눈물이 났습니다. 슬픈 그가 더욱 불쌍해져 한참 울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돌아가신 엄마에게도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천 배는 나를 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도반 덕분에 기도할 수 있었다는 김배선 님. 삼백 배도 못해 본 내가 천배라니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서툰 자세로 기도하는 중간 중간에 옆자리 도반을 보니 꽃과 같이 고운 자태로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모습에 나도 한 배 한 배 차분하게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수행의 부족함을 느낀 김현정 님. 정초기도 때 천배를 아무 생각 없이 겁도 없이 도전하여 팔백 배 정도했었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번 천배 정진 때는 자신이 없어 깔끔하게 삼백 배만 하자고 마음을 비우고 했습니다. 아직 나의 수행이 턱없이 부족함을 느끼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보려 합니다. 다음에는 천 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출근하는 날이라 천 배 정진을 못한 아쉬움을 가진 이귀옥 님. 천배 정진 시간이 출근과 겹쳐 분별심이 일어났지만 하는 데까지 하자고 마음먹고 동참하니 삼백 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할 때는 삼천 배를 꼭 해야겠다는 기약을 남기고 출근했습니다.”

 

발가락을 다쳐 한동안 절을 할 수 없었던 김나연 님. 지난 여름 발가락 부상으로 천배는 내가 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미리 못 박았습니다. 그동안 900여 일을 아침마다 기도해 온 근기로 삼백 배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열심히 정진하는 도반을 보니 저절로 힘이 나 오백 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머리를 숙이지 않으니 마음도 숙여지지 않았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며 발을 다쳐 염불만 하며 절이 너무나 하고 싶었던 그 때를 생각하며 절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내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선배 도반께 감사했습니다.”

 

천 배를 다한 도반이 한없이 부러운 김혜진 님. 나누기 시간에 천 배를 다한 도반의 뿌듯함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비록 삼백 배하였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천 배를 잡는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기회엔 꼭 천 배를 해보겠습니다.”

 


문경특강에서 모둠 발표하는 동래법당 가을경전 저녁부 도반들

 

법당의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경전반의 천배 정진! 왜 도반의 정을 돈독히 하는지 수행의 꽃이라 하는지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는 듯 다함께 콩나물국밥을 먹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음을 나누는 도반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함께 행복의 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졸업 때 해야 하는 삼천 배에 대한 두려움도 기대감과 의욕으로 변해가는 가슴 뜨거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전국 법당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동래법당! 그 명성이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닌 도반의 수행 보시 봉사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더 느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 죽림정사에서 동래법당 가을경전 저녁부 도반들

 

_정미숙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7

0/200

김희선

와..대단하네요^^ 동래법당 경전반 도반님들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016-01-17 06:40:30

조협

모두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리안법우님. 기억나요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2016-01-09 06:30:10

장춘희

정미숙 보살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들 멋지십니다. 최고여요^^b

2016-01-01 17: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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