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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원한 법당을 청소하는 도반들. 맨왼쪽 김귀자 님.
자그마한 몸집에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뭐 할 일 없나’ 하고 법당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이 분은 바로 64세의 김귀자 님입니다. 오래 전에 이혼하고 혼자 딸 하나 잘 키워 시집보내고 지금은 간병인 일을 하며 홀로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귀자 님이 정토회 만나 삶이 즐거워진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틈틈이 책을 읽는 습관이 들어서 100권 넘게 책을 읽었어요. 그동안 법정스님 책을 많이 읽었고 얼마 전부터 법륜스님 책을 읽었어요. 《스님의 주례사》를 읽으며 결혼도 안 해보신 스님이 어쩜 이렇게 결혼에 대해 잘 아실까 감탄했어요.
어느 날 시내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풀무원 가게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았죠.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영상으로 하는 열린 강좌였어요. 책으로만 알았던 법륜스님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니, 반가웠어요. 얼른 전화 문의해보고 화요일을 기다렸어요.
공주문화원에서 처음으로 즉문즉설을 듣고 나니 가슴이 후련했어요. 질문자들에게 너무나 명쾌한 답을 해주시는 거예요. 화장실에 가서 처음 만난 보살님에게 내 심정을 마구 이야기했어요.
“1년 반 넘게 성당을 다녔어요. 하나님이 내 죄를 용서해주신다느니, 우리를 사랑하신다느니 하는 말들이 믿어지지 않아서 너무 답답했어요. 소개해준 친구 체면도 있어서 참고 다녔어요. 그런데 오늘 즉문즉설 듣고 나니 내 가슴이 후련해요.”
그동안 읽었던 많은 책이 해결해주지 못한 내 마음의 정체에 느낌이 왔어요. 우울하고 화나는 것이 상대 때문이 아니고 내가 옳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거지요.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있어서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운하고, 갈등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진리였어요. 인연과보 이야기나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말도 새롭게 다가왔어요. 무엇보다도 내가 곧 부처라는 말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어요. 매주 화요일에 즉문즉설 듣고 나서, 나누기하는 것이 또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내 마음을 열어놓고 나누기해본 경험이 없었으니까요. 화요일에 스님 법문 듣기 위해서 두 곳에서 하던 일을 한 곳만 다니기로 했어요.
요즘은 스마트폰에 정토회 앱을 깔고, 잠자기 전에 ‘부처님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웃다가 잠이 들곤 해요. 내 평생 웃으며 잠이 든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니 없었어요. 그동안 양동이를 머리에 쓰고, 눈앞만 바라보며 답답하게 살았구나 하는 깨달음에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어제는 일자리를 구하러 갔다가 나를 무시하는 사람과 싸울 뻔했는데,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잘 피해갔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부처님 법문 듣는 것이 나 자신을 지키는 길이구나’ 하고요. 그 사람과 부딪혀 싸웠더라면 직장을 못 구했을 거예요.
3월 17일부터 저녁이 되면 새 법당 만드는데 가서 청소 및 여러 가지 봉사를 했어요. 그러면 보살님들이 “그만하고 쉬세요. 너무 과로하면 병나요.” 하면서 걱정을 합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지요. “부처님 제자로서 당연히 해야죠. 좋아서 하는 것이라 병 안 납니다.”
개원식도 하기 전에 ‘실천적 불교사상’ 수업을 새 법당에서 했어요. 어찌나 감격스럽고 행복하던지요. 저는 봄불교대학생이거든요.
요즘 감탄하며 자주 보는 법문을 소개합니다. 심리학자도 모를 수 있는 ‘마음 관리’의 뉴-패러다임이라고 고백합니다.
“내가 옳다는 한 생각을 내려놓을 때, 모든 업장이 녹아나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글_이기자 희망리포터 (대전정토회 대전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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