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4. 26 광주시청 대강당
대선, 누구를 뽑아야할까요?

스님은 아침 7시 조찬회의 일정을 시작으로 회의, 미팅, 손님맞이로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어 광주 시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오늘은 평화재단 통일의병에서 주최하는 통일강연이 열리는 날입니다.
고속도로를 쉼 없이 달려 6시 20분 경, 강연장소인 광주시청에 도착하였습니다. 기다리고 계시던 윤장현 광주 시장님께서 스님을 반갑게 맞이하시고 시장실로 가는 도중 시청 내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단’ 에 들러 참배하였습니다.

시장님과 스님은 시장실에서 간단히 죽으로 요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강연 시간인 7시가 거의 다 되어 두 분은 함께 강연장으로 왔습니다.

오늘은 통일강연이라 질문도 주로 통일에 관한 주제를 선정하였는데 그럼에도 ‘나는 내 인생사가 다급하여 꼭 스님께 질문하고 싶다’는 분도 계셔서 스님은 인생질문을 하되, 통일의병에서 개최하는 ‘통일시민 학교’에 동참을 권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오늘 진행된 질문은 인생질문 하나, 통일, 사회 관련 질문이 세 가지였는데 그 중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이 모인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 질문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안 남았는데 통일지향적인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줄도 알겠고, 인권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줄도 알겠습니다. 누구를 뽑아야 합니까?(청중 웃음과 박수)”

“그걸 제가 얘기할 것 같아요?(질문자 웃음) 노코멘트입니다. 그러나 큰 방향으로 선택의 기준을 살펴봅시다.

첫째,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위기가 안보 위기입니다. 물론 경제도 어렵지만 제일 큰 위기는 안보예요. 미국은 자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라고 해서 미국이 한국한테 알려주지 않고 곧 바로 북한을 공격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어느 날 아침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 미국하고 관계가 너무 나빠도 전쟁을 막을 수 없고 그렇다고 미국하고 관계를 좋게 하겠다고 미국 시킨 대로만 해도 미국의 대북 공격에 앞잡이가 될 소지가 있어요.

그러니까 안보 위기에서의 첫 번째 기준은 자기중심성이에요. 자기중심성을 딱 잡고 미국과의 관계를 풀어야 해요. 미국하고 관계를 최우선으로 풀어가면서도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은 안 된다’라는 원칙을 세우되 ‘그러나 나머지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라고 협력하든지, 또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의 이익을 우선해라. 나머지 세계 문제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해서 우리가 협력하겠다’라고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안보 위기를 해결할 두 번째 기준은 미국하고 협력 관계를 어떻게 잘 이끌어가겠느냐는 거예요. 미국하고 틀어져버려도 어렵고, 미국하고 좋게 하겠다고 시킨 대로만 해도 큰 문제예요.
안보 문제에서는 이 두 가지 요소를 봐야 합니다. 전쟁을 막아야 하니까요. 미국 시키는 대로만 해도 전쟁 막기가 어렵고, 미국하고 관계가 안 좋아도 전쟁 막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둘을 같이 해야 해요.

둘째, 외교 문제는 중국하고 미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는 문제예요. 미국하고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고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해요. 중국하고 관계 푸느라 미국하고 등져도 안 되고 미국하고 관계 푼다고 중국하고 등져도 안 돼요. 그렇다고 미국하고 중국하고 딱 등거리를 유지해도 안돼요. 미국에 비중을 조금 더 두되 중국도 중요시해야 합니다.

셋째, 남북 관계를 봐야 해요. 남북 관계에서는 현재 현실적으로는 북한이 적이라는 인식을 하고 우리의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냐를 봐야겠죠. 그러나 두 번째, 북한이 통일의 대상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가지고 있느냐, 그래서 조건 없는 대화와 앞으로의 협력을 해나갈 수가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다 조화롭게 할 만한 사람이 누구냐를 봐야 해요. 무조건 북한하고 관계를 풀겠다는 것도 안보의 위험이 있고, 무조건 북한을 적대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적대 관계지만 미래에는 통일의 대상이라는 관점을 분명히 하고 이 관계를 평화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넷째, 경제 문제예요. 대한민국은 지금 쉽게 경제 성장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자기가 대통령 되면 경제를 고도로 성장시키겠다고 한다면 이건 거짓말 아니면 바보예요. 이명박 대통령 때는 7퍼센트 성장시키겠다는 말에 속아서 많이들 찍어줬죠? 그런 건 경제를 모르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둘 중 하나예요. 그러니까 그런 말에 현혹되면 안 돼요. 누가 당선되더라도 저성장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면 이 저성장 국면에서는 경제를 완전히 망치지 않도록 현상유지는 해줘야 합니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는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니까 빈부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 다른 말로 하면 경제민주화인데, 이 문제에 대한 관점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대기업의 부당한 이익추구와 불공정한 분배를 얼마나 견제해낼 수가 있는지를 봐야합니다. 마냥 좋은 소리만 한다고 혹하지 마시고요.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정치 문제입니다. 지금 국회를 보면 민주당이 119석, 국민의당이 40석, 바른정당이 33석, 자유한국당이 93석입니다. 나머지 기타 당들을 합치면 열 몇 석이고요. 어느 한 당도 과반수가 없을 뿐 아니라 어느 두 당이 합쳐도 과반수를 간신히 넘길 정도입니다. 이를테면 국민의 당하고 민주당이 합치면 겨우 과반수를 넘기는데, 현재 어떤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그냥 과반수 갖고는 안 됩니다. 야당이 반대를 안 하면 과반수로 통과되지만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게 있어서 야당이 반대를 할 경우에는 5분의 3이 찬성해야 통과해요. 그러니 150석이 아니라 180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면 민주당 119석과 국민의당 40석을 더해도 180석이 안 되니까 다른 정당들까지 합쳐야 해요. 그런데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협력한다면 두 당만 가지고도 그 숫자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두 당이 협력하는 게 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세 당이 힘을 합쳐야 법을 고칠 수 있습니다.

대통령 권한을 축소시키거나, 지방분권을 하려면 반드시 헌법을 고쳐야 하는데 200석이 돼야 하고 선거법 등 나머지 법을 고치려 해도 180석이 돼야 합니다. 그러자면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손을 잡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볼 때 ‘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 세 당이 손을 잡는 데 가장 열린 자세냐?’ 이걸 보세요. ‘우리당에서 대통령이 됐으니까 당신 당에서 총리 하시오, 당신 당에서 부총리 하시오’ 이런 정도의 협력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국민 통합이 이루어지고, 앞에 얘기한 대로 외교 문제도 풀고, 안보 문제도 풀고, 통일 문제도 풀고, 경제 문제도 풀 수 있어요. 결국 가장 핵심은 연정을 하겠느냐는 거예요.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1년 가면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고 3년 가면 박근혜 정부처럼 되지 않으리라 보장 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정치 발전을 위해서 이런 기준을 보고 어떻게 되겠느냐를 생각해서 투표하세요.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보고 선택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안보 문제도 보고, 남북 문제도 보고, 외교 문제도 보고, 경제 문제도 보세요. 이런 4대 위기를 보고,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한 자세를 누가 갖추었느냐, 정치의 발전을 위해 헌법 개정을 하고 협치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이런 걸 보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얘기하면 그래요.
‘스님이 정치를 안 해 봤으니까 그런 소리를 하죠!’
이렇게 얘기하면 제가 할 말이 없어요. 육아 질문을 하시는 분도, 고부 갈등을 질문하시는 분도 제 얘기 들으면서 속으로는 ‘스님이 애를 안 키워봐서, 스님이 며느리가 안 되어봐서 그런 소리 하지’라고 할 거예요. 이러면 제가 할 말이 없어요.
그런데도 그렇게 말하면 저도 할 말이 있어요. 무슨 할 말이 있을까요? ‘안 해본 사람도 아는데 해본 사람이 왜 모르나?’ 이럴 수도 있고, ‘그렇게 네가 잘 하면 네가 해결하지, 왜 나한테 묻냐?’ 이렇게도 할 수 있겠죠.(모두 웃음)

어쨌든 제가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거예요. 대한민국에 지금 문제가 많지요?”

“많아요.”(청중 대답)

“문제가 많다는 걸 우리도 인식하죠? 얼마나 문제가 많으면 매 주말마다 백만 명이 길거리에 나와서 몇 달씩 외쳐야 겨우 해결되는 나라이겠어요? 문제가 안 많으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이 시위 한 번만 해도 해결이 돼야죠. 그런데 한편으로 대한민국은 참 좋은 나라예요. 매주 백만 명이 서너 달씩 시위를 했는데도 잡혀간 사람 하나 없고 다친 사람 하나 없고 휴지 하나 안 버렸다는 건 대단하지요?”

“대단해요.”(청중 대답)

“그러니까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문제가 많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절대빈곤국가에서 GDP가 3만 달러에 가까운 수준으로 산업화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유래가 드문 일이에요. 북한과 별다를 바 없던 독재국가에서 지금의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것도 진짜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에 대해서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GDP로는 세계 13위인데 행복도로는 세계 117위예요. 문제가 없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죠.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이 참 많아요.

안전한 사회, 공정한 사회, 빈부격차를 줄이는 사회, 최소한 이 세 가지를 해결하지 않고는 비록 양적으로는 좋아졌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이걸 바꾸는 것은 정치예요. 통일 문제를 푸는 것도, 공정 사회를 이루는 것도,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도 정치가 합니다. 개인이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 정부와 국회를 구성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 합니다. 그러니 이번처럼 때가 왔을 때 주권자로서 그런 정부를 구성할 권한이 우리한테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말고, 꼭 명심하셔서 주권자로서의 한 표를 잘 행사한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5월 9일 이후에 다소 완화되어 전쟁의 위기는 넘어서고, 9월 쯤 가면 남북 간의 대화가 진행돼서 인도주의적 지원과 이산가족 만남이 이루어지고, 이렇게 완화된다면 우리도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희망을 가지면서 여러분과 함께 기원합니다.” (청중 박수)

강연을 마치고 사인회가 로비에서 있은 뒤, 작은 케이크에 촛불이 켜졌습니다. 2015년, 2016년에 이어 꾸준히 통일강연을 개최하여 사람이 많건 적건 개의하지 않고 통일주제를 시민들에게 전해왔던 평화재단 통일의병의 통일강좌가 오늘 광주 36회 강연을 끝으로 상반기 강연을 마무리 한다 하였습니다.
스님, 통일의병 광주본부장, 통일의병 사무총장님은 함께 촛불을 끄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자리에 함께 한 회원등과 손을 맞잡고 불렀습니다.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돌아오는 길,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함께 만드는 사람들
임혜진 김은경 정란희 손명희 조태준

전체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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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

개인이 할수 없지만 우리 국민이 구성하니 투표의 중요성과 함께책임지는것~중요

2017-07-09 23:43:25

^^^^

광주가 다르긴다르네요..시청내에 세월호추모단도 있구요.. [ 그러니 미국하고 관계가 너무 나빠도 전쟁을 막을 수 없고 그렇다고 미국하고 관계를 좋게 하겠다고 미국 시킨 대로만 해도 미국의 대북 공격에 앞잡이가 될 소지가 있어요. ] [ 안보 문제도 보고, 남북 문제도 보고, 외교 문제도 보고, 경제 문제도 보세요. 이런 4대 위기를 보고,...] [ “그러니까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문제가 많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절대빈곤국가에서 GDP가 3만 달러에 가까운 수준으로 산업화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유래가 드문 일이에요. 북한과 별다를 바 없던 독재국가에서 지금의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것도 진짜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에 대해서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GDP로는 세계 13위인데 행복도로는 세계 117위예요. 문제가 없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죠.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이 참 많아요. 안전한 사회, 공정한 사회, 빈부격차를 줄이는 사회, 최소한 이 세 가지를 해결하지 않고는 비록 양적으로는 좋아졌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

2017-05-01 02:56:24

트럼프

트럼프를 지지한다. 우물안 개구리 수준의 꼼수 정치인들 트럼프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그러니 누구가 되도 그나물에 그밥이다.
법륜스님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되면 희망이 있을 것이다.
법륜스님은 트럼프와 협상할 수 있는 법력이 있다. 투표지에 법륜스님을 쓰셰요.

2017-04-29 02: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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