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6.15 (오전) 평화재단 통일의병대회
“지금 우리에게 희망은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국에서 모인 통일의병들과 함께 구한말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이강년 선생의 넋이 어린 기념관을 참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결의를 다지는 통일의병들을 격려했습니다. 저녁에는 부산시청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오전 6시 30분에 서울 회관을 출발한 스님은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오전 9시 30분에 문경 정토연수원에 도착했습니다. 정토 연수원은 전국에서 모인 180여 명의 통일의병들로 북적거렸습니다.

통일의병 깃발을 선두에 세우고 힘찬 결의와 함께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한말 의병장이었던 이강년 기념관에 도착할 때까지 30여 분간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정토 연수원은 둔덕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요. 이 둔덕산과 그 옆에 대야산 사이로 계곡이 흐르는데 이 계곡이 용추계곡입니다. 아름다운 용추계곡을 산책하면 좋은데, 여러분들이 깃발을 들고 가는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해서 용추계곡은 못 보고 저 아래쪽으로 지금 걸어가고 있어요.

저 아래쪽에 보이는 것이 이강년 선생 기념관입니다. 이강년 선생은 의병장입니다. 여러분도 의병이잖아요.(웃음)

이강년 선생은 원래 무관이었는데 동학농민혁명에 참가했다가 을미사변이 일어난 해에 을미의병이 되셨어요. 나중에 1907년 정미의병에도 참가하셨고, 1908년에 전투에서 패하게 되면서 체포되어 순국하셨어요. 1907년에 구식 군대가 해산되고 의병의 수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전투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1908년에는 대다수 의병들이 전투에서 패하게 되어 의병운동이 막을 내리게 돼요. 1909년이 되면 국내 의병운동은 거의 소멸되고, 1910년 이후에는 국경을 넘어 만주와 연해주에서 활동하는 독립군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강년 선생은 무과에 급제해서 무관이 되신 분이에요. 무인 출신이다 보니까 나중에 의병이 되어서도 굉장히 전략적인 전투를 해서 많은 기여를 하신 분입니다. 1884년에 갑신정변이 일어나자 관직을 그만두고 문경에 내려와 있다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부터 농민군에 참가하셨어요. 이 분은 나중에 전국의병연합인 13도 창의군이 만들어졌을 때 호서지방의 의병대장을 맡으셨어요.

그래서 이곳은 의병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의병의 고향에 정토 연수원을 마련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개원하고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웃음) 자, 그럼 참배를 먼저 하겠습니다.”

스님의 설명을 통해 이강년 기념관을 참배하는 의미를 다시 되새기니 더욱 경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각 지부장들이 대표로 앞에 나와 향을 피우고 이강년 선생의 넋을 기렸습니다.

단순히 그 뜻만 기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통일의병이 되어 그 뜻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오늘의 참배가 더욱 뜻깊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독립군가를 부르며 의병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그리고 각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지 한 가지씩 종이에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sns 활동을 매일 하겠다, 통일의병을 더 많이 모으겠다, 매일 한 끼를 굶고 북한 옥수수 보내기 모금에 참여하겠다, 등 각자 처지에 맞는 다양한 다짐들을 하였습니다.

기념관 입구에는 구한말 당시에 이강년 의병장과 함께 문경 지역에서 활동했던 많은 의병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명단을 바라보며 스님이 한 마디 했습니다.

“여기 벽면에 이강년 선생과 함께했던 의병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네요. 여러분도 나중에 법륜 스님과 함께 한 의병 누구누구라고 이렇게 이름이 남을지도 몰라요.”

스님의 이야기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념관을 가볍게 둘러본 후 다시 정토 연수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통일의병 진군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신독립군가를 통일의병에 맞게 개사한 노래입니다.

“평화통일 시대 일꾼 통일의병아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삼천리 팔천만의 우리 동포들 건질 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평화를 위해 나가 나가 통일을 위해
한라산에 화해 깃발 날릴 때까지 힘차게 나가자”

진군가를 함께 부르니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오후에는 통일의병 대회를 했습니다. 오전에는 법륜 스님을 모시고 시대를 뛰어넘어 문경이 낳은 의병대장 이강년 기념관에서 동지들과 손에 손 맞잡고 의병으로서의 결기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면, 오후에는 의병들 개개인이 결심한 “나는 이런 의병이 되겠다!” 하는 각오를 마음에 새기고 실천을 약속하는 시간입니다.

먼저 백왕순 대표가 무대로 나와 얼마 전 북한 옥수수 보내기 모금에 통일의병들이 힘을 합해 1억 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지난 5월부터 통일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는데요. 통일의병들의 모금 활동 결과에 대해 스님도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각 본부, 지부, 지역별 의병들이 결의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재미있는 퍼포먼스에 웃음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나는 의병이다!”

“내가 세상 변화의 주인이다!”

“웅비하라 통일의병이여!”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한 줄씩 구호를 외치고 나니 더욱더 끈끈한 동지애가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앞에 나와 통일의병들이 실천을 결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감이 어떠했는지 이야기하며, 앞으로 통일의병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격려사를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절약하고 절약해서 모은 돈을 북한에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서 옥수수 250톤에 해당하는 1억 원을 기부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옥수수 250톤이면 북한 주민 4000명이 4개월 정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입니다. 큰 기업소 한 곳의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일을 여러분들이 해주신 겁니다.(모두 박수)

통일의병은 이 땅에 평화를 지켜내는 평화 의병이며,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어내려고 하는 통일의병입니다.

첫째, 사람은 누구나 다 자신의 이익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은 바보예요.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남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고 살아서도 안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생명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을 막는 것은 우리의 권리에 속합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이유로 전쟁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막아야 합니다. 전쟁은 절대로 안 됩니다. 이것은 우리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권리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권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인식을 우리가 확실하게 가져야 합니다. 중국, 미국, 일본이 뭐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전쟁의 피해를 겪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둘째,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미래에는 잘 될 것이다’,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미래에는 여기에서 벗어날 것이다’ 이런 희망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합니다. 감옥에 갇혀 있어도 나갈 날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살 수 있는 겁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까닭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희망은 바로 ‘통일’입니다. 우리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평화는 지금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 미래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통일은 지금 당장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우리가 미래에 가질 수 있는 희망입니다. 지금은 비록 분단된 나라로 살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통일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런 꿈을 꾸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발전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우리도 남한만 놓고 보면 발전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분단이 과거에는 우리에게 불행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남한에게 이 분단은 통일이라는 희망을 가져다줍니다. 성장의 정체 국면에 도달한 남한에게 북한 개발은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4대 강국에 끼여 있는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불리한 위치였는데, 미래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굉장한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이런 희망을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보지 못하는데, 오히려 세계 3대 투자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이미 예측을 하고 있어요. 짐 로저스는 집도 싱가포르로 옮기고, 북한을 최대의 투자처로 생각한다는 인터뷰도 했거든요. 미래를 보는 사람들은 북한이 평화 문제만 해결되면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땅이라는 것을 벌써 내다보고 있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하자는 과거의 사고를 넘어서서 통일은 이제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사실을 좀 자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통일의병은 이렇게 한반도의 희망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어제 외국인 대상 통역 강연에서 어떤 분이 ‘통일 운동은 너무 민족적인 운동 아니냐?’라고 질문했는데요. 사형제 폐지와 같은 좀 세계 보편적인 운동을 해야지, 왜 통일 이야기만 하냐고 하기에 제가 ‘당신은 한국 사람이 아니어서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었어요. 한국 사람에게 평화는 우리에게 소중한 권리입니다. 우리도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통일의병은 첫째, 우리의 현재를 지키는 평화 의병이 되어야 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이 첫 번째 임무입니다. 그래서 통일의병이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해 재검토를 하자는 의견도 있어요. 통일 운동은 전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일의병이라는 말속에는 평화 의병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현재를 지키는 활동이에요.

둘째, 우리의 미래 희망을 만드는 통일 운동을 해야 합니다. 평화가 없는 통일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에요. 혹시 외국인들이 ‘당신들은 너무 민족주의적이지 않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하면 이렇게 대답하세요.

‘원래는 평화통일의병인데, 이름이 너무 길어서 통일의병이라고 했다. 우리의 첫째 목표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통일로 나아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의 통일이 동아시아와 세계의 번영에 기여하도록 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만 평화롭자는 운동이 아니다.’

이렇게 부족한 자주성을 회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폐쇄적인 자주성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민족과도 함께 번영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야 합니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우리가 하는 일이 인류 문명 발전의 보편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통일의병은 꼴통이 절대 아니에요.(모두 웃음)

통일의병은 중도에 서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자기중심도 잘 잡으면서 이웃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문명사적으로 앞서가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좀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현재의 과제인 평화와 미래의 과제인 통일을 위해 국민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스님은 저녁에 부산시청에서 외국인 대상 영어 통역 강연이 있어서 끝까지 자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 후 정토 연수원을 나왔습니다.

스님이 떠난 후 통일의병들은 이후 활동 방향을 공유하면서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통일 크리에이터 되기'와 '북한 어린이를 위해 매일 밥 한 그릇 나눠먹기'를 함께 실천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됩니다.

전체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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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19-07-17 15:09:40

무지랭이

평화통일의병을 응원합니다~^^

2019-06-19 14:25:31

하심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듯한 참배 모습이 참 감동적이네요‥감사합니다_()_

2019-06-18 09: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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