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봄은 온다 싶더니 빠르게 사라질 기세네요. 어느덧 여름이 오겠지요~^^
3월 25일에 개강한 4기 통일의병학교가 다섯 번의 수업을 마쳤습니다. 수업을 들은 가을경전반 박수희 님의 소감문을 소개합니다.

4기 통일의병학교 입학식. 왼쪽에서 3번째 박수희 님▲ 4기 통일의병학교 입학식. 왼쪽에서 3번째 박수희 님

신선한 겨레의 숨소리 살아 뛰는 백두산으로
백두산으로 찾아가자 만주벌판 말을 달리던
온 힘으로 벽을 허물고 모두 손 맞잡고 오르는
백두산이여 꺾이지 않을 통일의 깃발이여

참 오랜만에 민족과 통일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언론과 출판, 사상 검열이 심하던 시기에, 숨죽여 읽고 가슴에 지녔던 통일에 대한 염원이 실망과 망각의 오랜 시간 뒤에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습니다.

6천 년, 더 길게는 9천 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잠시, 한 번도 민족 전체의 통일을 이루어보지 못하고 분열과 외세의 침략에 전 국토가 황폐해진 것이 몇 번이며, 외세에 짓밟혔던 제 민족의 소망을 더 모질게 꺾어버린 침략자의 하수인들이, 세상이 바뀌어도 단죄되지 않고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모습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위기를 조장하여 분단을 고착화하며 정권유지에 혈안이 된 위정자들의 정치 아래에서 정의도 없고 믿음도 없고 희망도 느낄 수 없어 모두들 제 밥그릇은 알아서 챙겨야 한다는 불안이 전 세대에 만연하여 대한민국에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 종중묘사를 지내며 집안 어른들께서 읽어주시는 옛 기록을 듣던 중, 귀를 잡아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의 먼 선조부께서 임진왜란 당시에 곽재우 장군과 함께 의병을 일으키고, 그들의 군사훈련을 맡으셨다가 후에 무과에 급제하여 훈련첨정이 되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나의 증조부님이 동학교도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역사책 속에서만 존재하던 역사가 내게 살아 다가왔습니다. 상기할수록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워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사가 다시 보였습니다. 참담했던 바로 그 시대에 나의 선조들이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을 뿐,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을 뿐, 그분들은 그 시련을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참여하고 있었고 온몸으로 맞서고 목숨 바쳐 저항하고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감동이 밀려오고 한없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동안 내가 가졌던 우리 역사에 대한 열등감과 패배의식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감사함과 자긍심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역사란 마디마디 끊어진 주검의 흔적이 아니라 굵은 동아줄의 파동처럼 느껴집니다. 저 끝에서 시작된 파동은 결국 나에게 전해오고, 나로부터 벗어나 계속 진행됩니다. 나는 역사 속에 살아 있는 그 파동의 전달자인 것입니다.
같은 민족의 생존과 인권을 위하여, 우리의 자유롭고 정의로운 민주주의를 위하여, 다음 세대의 희망과 행복을 위하여, 불안한 국제정세 한가운데 있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하여 유일한 돌파구가 통일임을 인식하며 그다음 나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깊은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통일 정책을 신심으로 추구하고 실천할 정당과 대표를 선출해내고, 통일을 향한 과정에서 이기적 집단의 이해관계와 모함으로 부딪치게 될 수많은 난관 앞에 우리의 염원이 주저앉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일을 해야 하리라.
비록 성공하진 못했어도 최선을 다했던 우리 선조들의 노력을 알고 내가 자존감을 회복했듯이, 지금 나의 실천과 열망이 이 땅을 살아갈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달된다면 그들도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절망하지 않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의병- 아무런 대가 없이 오직 정의로움만으로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일에 나서는 사람’ 그런데 이런 내 희망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이야말로 지금 나의 삶에 가장 큰 대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대망의 시대적 과제를 함께 할 수 있음을 오히려 기뻐하며, 분단의 장벽이 무너지는 그 날까지 통일의병임을 잊지 않고 통일 한국의 돌다리가 되리라 조용히 다짐해봅니다.

스님 즉문즉설 강연 봉사 ▲ JTS 거리모금 봉사를 하는 수희 님▲ 스님 즉문즉설 강연 봉사 ▲ JTS 거리모금 봉사를 하는 수희 님

박수희 님의 나누기를 우리 법당에서만 듣기 아쉬워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소감문으로 올립니다. 수행, 보시, 봉사도 다부지고 열심히 하며 하루하루 더 예뻐지고 가벼워지는 분입니다. 교육을 받으며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절함은 통하는 것이기에 통일로 하나 되는 그날까지 부지런히 정진해 보겠습니다.

글_박수희(가을경전반)
담당_박민희 희망리포터(대구정토회 대구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