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두 번째가 저, 곽명주입니다.▲ 앞에서 두 번째가 저, 곽명주입니다.

평화를 향한 작은 불씨를 마음에 심다

12월의 중턱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지난날을 돌아보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전반 졸업하고 동시에 봉사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에 발을 내디딘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그렇게 정토회 봉사를 시작한 지 이제 반 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봉사는 마다하지 않고 나름대로 부지런히 해왔다는 마음에 한편으로는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온 직장인이자 주부인 제가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하며 낯선 일들에 대한 분위기 파악에 바쁠 때쯤, 각종 매스컴을 통해 듣는 국내외정세는 불안하기만 하고 전쟁 분위기는 점점 심각하게 감돌고 있었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인 저는 그런 분위기가 실감 나지 않았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내 생활이 우선이었습니다. 주위에 앞서가는 도반들의 활동을 그저 감탄하며 경이롭게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이 아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전쟁에 대한 대부분 사람의 생각은 설마 하는 마음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부류 중의 한 사람으로 전쟁은 그저 남의 일같이 느껴졌습니다.

축제 한 마당 6행시 짓기▲ 축제 한 마당 6행시 짓기

고조 되는 전쟁 분위기 속 평화의 외침에 동참하다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SNS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나 한 사람이라도 전쟁을 막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무지했던 제가 전쟁반대 집회행사에 참여해 보니 전쟁반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에 많은 분의 노고와 봉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12월 16일 토요일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풍물패들의 신나는 놀이판으로 시작한 집회에는 가족 단위로 또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고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로도 이렇게 신나고 즐겁게 축제를 펼칠 수 있음이 참으로 생경했습니다. 지금의 일상이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가 무너질 것이라 말하는 시민의 발언을 들으며 생활 하나하나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절감했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며 살아온 것에 대한 감사함이 절로 우러나왔습니다. 저들은 어떻게 대중 앞에서 각자의 소신을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평범해 보이는 주부들이 이 나라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 많은 시민 앞에 나서서 발언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저런 분들이 있어 이 나라가 제대로 가고 있구나 싶어 깊이 감동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을 거리집회에 참석하고 어둑해질 때쯤에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평화를 향한 바이올린 소리는 북녘까지 울리고▲ 평화를 향한 바이올린 소리는 북녘까지 울리고

집회에 참여하면서 일상의 평화에 감사한 마음이 들고

날이 추워서 그런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뜨뜻한 방에서 잠이 들었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일어나서 미루어놓은 집안을 정리했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이런 평화가 만약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마음이 참으로 바빠졌습니다. '아들에게 매일 공부 안 한다고 잔소리하는 내 모습도 평화로울 때나 할 수 있는 일이겠지?'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은 조선인 3.4세대들이 연해주를 건너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서 터전을 일구면서 겪은 일들을 다큐멘터리로 보았다는 젊은 여자분의 말이 다시 한번 생각났습니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지금 이 현실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새삼 느끼며 지금 부족하게 생각되는 현실이 아름답게 추억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평화가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만을 위한 길이 아닌 모두를 위하는 일에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많은 사람은 그 옛날 그때의 진정한 의병들의 화신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나 하나라도 작은 힘이 되어 열심히 수행정진 해보리라 다짐해봅니다.

글_곽명주 희망리포터(대구정토회 대구법당)
편집_박정미(대구경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