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12.21 평화재단 운영위원회 회의
1000분의 1만 노력해도 전쟁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스님은 오늘 저녁, 평화재단 운영위원들과 평화재단의 활동을 점검하고 새해 활동에 대해 기획하는 회의를 했습니다. 먼저, 12월 23일 광화문에서 진행할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2017 한반도 평화대회’의 준비상황을 함께 점검했습니다.

“사회의 리더라 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한반도 전쟁의 위험과 절박성에 동의하면서도 광장으로 나서는 일이 효과가 없을 거라며 모두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무리 절박해도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당한 뒤에야 깨달을 수밖에 없다고요. 그래서 전쟁이 나지 않으면 괜히 쓸데없는 짓 했다고, 전쟁이 나면 막지도 못할 것 뭐하러 했냐고 비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주인인 우리는 전쟁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막아야 합니다. 관객은 전쟁이 날 것인가, 안 날 것인가? 분석하는데 그치지만 주인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행동 해야 합니다.”

스님은 “전쟁이 안 일어나면 우리의 염원이 이뤄져서 좋고,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커지면 선견지명이 있어 조금이라도 대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아니냐” 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은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온 거라 한 두 번의 평화대회로 가라앉기 어려우므로 계속 주시해야 하며,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새봄에도 우리의 염원을 담아 광장에 다시 설 수 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프로그램의 하나하나, 영상의 장면 장면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대한국민의 평화를 향한 간절함을 보냈습니다. 각 곳에서 전쟁반대를 외치는 분들과 평화대회를 준비하는 많고 많은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내년에는 평화재단이 국내활동을 넘어서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지향하며 일본, 중국의 시민단체와 평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교류하는 장을 마련해보자는 새로운 활동방향이 논의되었습니다. 운영위원들은 내년 3월에 우선 일본의 시민단체와 연구자들을 만나 동아시아 평화를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하자는데 동의했습니다.

스님은 “전쟁이 난 후에 다시 복구하는 것의 1,000분의 1만 노력해도 전쟁을 막아낼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니 참으로 안타깝다”는 무거운 2017년 세밑 현실을 가벼운 어조로 마무리했습니다.

스님은 오늘 하루종일 회의를 해서 법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29일 달성여성회관 강연에서 소개되지 못한 재밌는 질문을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한창 연애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27살의 청년입니다. 연애하는 중에 스님 강연을 즐겨보고 도움도 많이 얻었어요. 그런데 스님께서는 상대를 처음부터 어떻게 해보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지지 말고 결론을 빨리 내려는 욕심을 버리라고 하셨는데요. 저는 첫눈에 매력적인 이성이 제게 다가오면 욕심이 생기고, 한 술 더 떠서 상대와의 관계를 빨리 진행하고 싶어서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더라고요. 이런 제 욕망을 컨트롤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모두 웃음)

또 스님께서 제 눈에 차는 이성을 만나는 것은 대부분 결말이 좋지 않고 스스로 쥐약을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시면서 성에 덜 차는 이성을 만나더라도 만족하라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첫눈에 매력적인 이성을 만날 때 부정적인 결말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시작해야 하는지, 아니면 외모처럼 매력적인 요소를 다 버리고 정말 제 성에 덜 차는 이성만 만나야 하는지 그게 궁금합니다.(질문자 웃음)”

“질문자가 자기 성질을 고치겠어요?(질문자 웃음) 아직 젊잖아요. 그러니까 쥐약을 몇 번 더 먹어보세요.(모두 웃음) 그래서 죽으면 할 수 없고, 안 죽거든 그때 정신 차리고 결혼할 사람을 사귀면 돼요. 그런데 내 마음에 든 사람하고 마음껏 연애해 보는 것도 한 번 해 볼만한 일이에요. 그걸 젊을 때 확 쏟아버리고 나면 그런 미련이 좀 없어진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그냥 확 해버려요.

그 대신, 좋다고 확 따라가면 항상 내가 을의 위치가 돼요. 그런데 좋아서 미칠 때는 갑과 을을 따질 필요가 없어요. 질문자가 좋은 대로 한 번 놀아버리세요.” (모두 웃음)

“그럼 열심히 계속 정진하면 되는 겁니까?(질문자 웃음, 모두 웃음)”

“정진하지 않아도 돼요. 질문자는 지금 감정대로 따라가봐야 특별히 손해날 게 없잖아요. 손해날 게 뭐 있어요?”

“지금 열심히 그렇게 하고 있긴 해요.(모두 웃음)”

“그래요. 그러니까 그냥 성질대로, 감정대로 해봐도 괜찮아요. 조건을 봤을 때 큰 손실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한 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거예요. 그걸 억제하라, 뭐 하라, 그런 걸 스님이 굳이 얘기할 게 뭐 있겠어요? 본인이 좋다고 하잖아요. 미쳐서 쥐약도 한 번 먹어보고, 그래서 토해보고 병원에 실려가보기도 해야 나중에 스님이 쥐약에 대해서 얘기하면 알아듣겠죠. 쥐약을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쥐약이다’ 그러니까 ‘혹시 아니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들어서 스님 법문에 자꾸 회의가 드는 거예요.(질문자 웃음)

나이가 50~60살이 되면 스님 법문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높습니다.(모두 웃음) 그런데 20대나 30대는 ‘스님이 너무 한다. 스님 말이 맞나? 괜히 저런 소리 하는 건 아닌가?’ 이래서 늘 의심이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한 번 해보는 게 좋겠어요.(모두 웃음)

대신 아무리 실험 삼아 연애를 해보더라도 아기가 생기면 유의해야 해요. 이거는 남녀 문제가 아니라 어른이 아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잖아요. 이건 차원이 완전히 다른 문제예요. 연애 자체는 자유롭게 해도 되지만, 아기가 생기면 이건 질문자가 생물학적으로 엄마로서도 자식에 대한 보호책임이 생기기 때문에 이 문제는 좀 유의를 해야 합니다. 책임을 져줘야 해요. 어떻게 유의를 할 건지는 질문자 나이가 27살이나 됐다니까 알아서 하겠지만 이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걸 얘기하고 싶어요. 남녀는 평등하지만 어린아이와 어른 사이는 평등한 게 아니고, 어른은 아이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관계를 맺더라도 혹시나 그런 부분이 발생하면 그 책임을 질문자가 회피해서는 안 돼요. 그때 가서 후회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건 연애와는 또 다른 책임을 져줘야 할 문제입니다.

그게 아닌 문제에서 남녀 간에는 큰 제약이 없어요. 연애하다가 상대가 딴 데로 가면 매달리고 울고 징징거리지 말고 ‘그래, 그동안 잘 놀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고 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나 찾아보세요.(모두 웃음) 그렇게 한 세 번 쯤 해보면 ‘아, 보기 좋다고 해서 꼭 먹기 좋은 건 아니구나’ 이렇게 느끼고 생각을 좀 바꿔볼 수 있을 거예요.”

“사실 세 번을 넘은 것 같아요.(모두 웃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요.(스님 웃음) 그런데 이건 결혼하고 연애는 다릅니다. 이걸 혼동하면 안 돼요. 이건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문제예요.

연애는 좋아하는 감정이 기본입니다. 거기에는 나이 차이가 나도 되고 인종도 넘어서고 민족도 넘어섭니다. 연애는 감정의 문제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결혼이라는 문제로 들어오면 차원이 전혀 달라집니다. 이건 생활 문제예요. 나이가 차이가 나도 나중에 생활 문제가 생기고, 외국인이라도 생활 문제가 생기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도 생활 문제가 생겨요. 살아간다는 문제이기 때문에 성격도 굉장히 중요하고 생활 자세도 굉장히 중요해요. 늦게 일어난다, 일찍 일어난다, 옷을 벗어서 아무데나 던져 놓는다, 이런 것까지 죄다 살면서 시비거리가 됩니다. 연애할 때 이런 건 아무 시비거리가 안 되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연애와 결혼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연애를 할 때는 좋아하는 감정을 중요시해야 하겠지만, 결혼을 할 때는 살아보면 성격과 생활 태도가 제일 문제가 됩니다. 살면 얼굴은 전혀 문제가 안 돼요. 그래서 결혼을 선택할 때와 결혼 생활할 때 사이에 괴리가 있는 거예요. 선택할 때는 첫째로 얼굴을 보고, 두 번째로 능력을 보고, 성격은 안 봐요. 그런데 살아보면 성격과 생활 태도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능력이고, 얼굴은 아예 관계가 없어요. 선택할 때와 실제는 다르다는 말이에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결혼 생활을 잘 하려면 선택할 때 성격과 생활 태도, 즉 생활 자세를 중요시해야 해요. 그런데 이걸 거의 안 보는 거예요. 그렇게 연애 해서 좋은 감정만 갖고 결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연애만 하고, 연애 해서 좋더라도 결혼할 때는 다시 기준을 바꿔가지고 ‘생활 자세가 어떠냐, 성격이 어떠냐’ 이걸 면밀히 체크해야 해요. 그것만 좀 유의하시면 돼요.” (모두 박수)

함께 만든 사람들
유미경, 손명희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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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물론 전쟁을 막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전쟁은 힘이 있어야 막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위스처럼

2017-12-30 19:37:44

김순자

나는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주인이기에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고 행합니다.

2017-12-25 13:00:19

손미옥

누구에게 이런 가르침을 배울수 있을까요.
너무나 소중한 삶의 가르침입니다.
아이가생기는 문제,연애와 결혼이 다르다는것.
아무것도 모르고 아이낳고 살아왔기에 젊은이들이 이런 걸 알면 삶이 덜 어려울것 같습니다.

2017-12-25 09: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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