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10.31 서울지방경찰청 초청 강연, 행복한 대화(15) 과천
"좋은 경찰이 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저녁에는 과천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아침 7시 평화재단 ‘동아시아 신 안보질서 구축’ 전문가 모임에 참석하는 것으로 오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변화된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동아시아의 신 안보질서 구축 방안을 모색하는 모임인데, 오늘은 지난 8회의 세미나를 종합하여 쟁점과 평화재단의 입장을 정리하는 자리였습니다.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경청한 후 스님은 이렇게 의견을 주었습니다.

“동아시아 신 안보질서 구축은 냉전 체제라는 구질서를 단지 미·소가 미·중으로 바뀌는 패권 중심적인 의미가 되어서는 안 되고, 냉전의 접점인 남한과 북한이 화해하고 협력함으로써 문명 자체가 전환하는 세계사적 의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_“신질서에서 미중의 충돌을 막으려면 일본과 러시아와의 외교가 중요하다”_고 전망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 지대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한국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매우 중요한 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찬 모임이 조금 늦게 마쳐서 서울지방경찰청을 향해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10시가 거의 다 되어 도착하는 바람에 차장님과의 면담은 잠깐 인사를 나누는 정도만 했습니다. 스님은 _“몇 해 전에 서초경찰서에서 초청 강연을 한 적 있다”고 하면서 “이번에도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_ 라며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2층 대강당은 270여 명의 경찰 분들이 자리했고 큰 박수로 스님을 환영했습니다. 스님은 강연장에 조금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대화를 했는데요. 스님이 왜 그런 일을 하시냐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설명을 드리면 이렇습니다.

우리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치안은 잘 갖추어진 편입니다. 경찰 여러분들의 공로라고 생각합니다. 치안이 이렇게 잘 갖추어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쟁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나라이기도합니다. 이것도 역시 전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습니다. 중동에 있는 나라들이나 그런 위협에 있지 전쟁의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현재 우리는 전쟁을 잠시 멈춘 정전 상태입니다. 이제는 이 전쟁을 종결하고 정상적인 나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는 인생 상담을 해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천명, 만 명을 도울 수 있는 일이고, 전쟁을 막는 일은 수십만, 수백만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일은 경찰이냐 군인이냐 스님이냐 학자냐 하는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일이기 때문에 이런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냥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었으면 해요. 제복을 입었을 때 경찰이지 오늘 우리가 만난 이 자리는 경찰이라는 것을 떠나 그냥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얘기를 나누는 자리예요.”

곧바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총 6명이 질문했는데요. 오늘은 그중 좋은 경찰,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는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좋은 경찰이 되고 싶어요

“저는 경찰인데요. 좋은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또 제 아내에게는 좋은 남편이 되고 싶고, 아들과 딸에게는 좋은 아빠도 되고 싶고, 부모님한테는 좋은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24시간 밖에 없고, 아이들한테 드는 돈도 많고, 부모님께서도 연로하셔서 드릴 돈도 많아지는데 월급은 안 올라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청중 웃음)

“그건 부처님한테 물어도 답이 없을 것 같은데요.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아들이 되겠다’하는 것은 욕심이에요. ‘나쁜 남편, 나쁜 아빠, 나쁜 아들만 안 되면 된다.’ 이렇게 목표를 잡으면 달성하기가 쉬워요.

수행자의 계율에도 나쁜 짓은 하지 마라, 이렇게 금기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악은 멈춰라는 의미로 지악이라고 해요. 멈출지(止), 악할 악(惡) 자입니다. 선은 권장하는 의미로 권선이라고 합니다. 악을 멈추는 것은 의무사항이고 선을 행하는 것은 선택사항이에요. 선은 행하면 좋지만 안 해도 문제가 없다는 거예요. 좋은 남편, 아빠, 아들이 되는 것은 할 수 있으면 하면 되고 안 해도 좋은 겁니다. 지금 질문자는 선택사항을 의무사항으로 잘못 생각해서 책임이 무겁게 느껴지고 피곤한 거예요.

그리고 좋은 경찰이 된다는 것도 굉장히 추상적인 것입니다. 저는 나쁜 경찰만 안 되면 된다고 생각해요. ‘경찰이 뭐 저런 게 다 있냐’ 이런 소리만 안 들으면 되는 겁니다. 그것처럼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 아빠란 인간이 저렇게 밖에 못 사나, 애 하나 낳았더니 애가 이렇게 문제냐’ 이런 소리만 안 들으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첫 번째 나쁜 사람만 안 되면 되는 거고, 두 번째는 본인이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내가 행복하게 살면 아내에게도, 아이에게도, 부모님께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스스로의 삶을 희생해서 자꾸 누구를 위해서 살려고 하잖아요. 그게 사실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내가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내가 경찰 하는 게 재미있어야 해요. 시민을 위해서 질문자가 참고 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요. 누가 하지 말라고 해도 ‘난 할 거야’라고 할 정도로 경찰 놀이를 재미있게 하고, 아내에게도 남편 놀이하는 게 재미있고, 이렇게 본인 인생이 재미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다 도움이 돼요.

‘강의를 잘 해야지’ 한다고 강의에 아무 도움이 안 돼요. 제가 강의하는 게 재미있어야 강의하는 제 얼굴이 밝고, 여러분이 질문하면 웃고 재미있게 말할 수가 있는 거예요. 여러분이 모르는 질문을 해도 이렇게 하면 돼요.

‘제가 그 문제는 저도 잘 모릅니다’
‘강사가 그것도 어떻게 모릅니까’
‘강사라고 어떻게 제가 다 압니까’
이러면서 재미있게 진행하는 거예요.

제가 학원 선생님을 했을 때 아이들이 질문을 해요.

‘모르겠는데’
‘선생님이 이것도 모르면 어떡해요’
‘선생님이라고 어떻게 다 알겠니’
‘그러면 우리도 몰라도 돼요?’
‘안돼’
‘에이~선생님은 몰라도 되고 우리는 왜 모르면 안 돼요?’
‘너희들은 시험 치러 가야 하니까’ (청중 웃음)

선생님은 모르는 게 있으면 알아보고 내일 가르쳐 줘도 되지만, 아이들은 시험을 치다가 모르면 내일 다시 시험 칠 수 없잖아요. 이렇게 농담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면 아이들이 굉장히 편하게 질문을 할 수가 있어요.

모르는 질문이 나온다고 창피해할 일이 아니지요. 이렇게 해야 서로 좋은 거예요. 질문자는 인생을 너무 의무감으로 살고 있어요. 의무감으로부터 해방이 되세요. (모두 박수)

제가 스님이라는 의무감이나 권위를 움켜쥐고 있으면 목에 힘주고, 근엄한 얼굴로 아무데나 앉지도 못하고 그럴 거 아니에요. 그런 것으로부터 자연스러운 것이 좋아요. 승복도 벗으면 좋겠지만 사실 옷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젊을 때 목에 너무 힘주면 나이 들어서 외로워져요. 여기 직위가 높은 분들이 계시는데 저분들이 목에 힘주고 생활하시면 나중에 퇴직한 뒤에 후배들이 안 찾아옵니다. 왜냐하면 후배들이 직위 때문에 굽신거렸지 그 사람 때문에 굽신거린 것은 아니거든요. 그 직위가 없어지면 그걸로 끝이에요. 그런데 서장, 청장 등 역할을 할 때는 그 역할을 해야 돼요. 그 역할을 안 하고 사람만 좋으면 그 사람이 자기 직분에 충실하지 않은 거잖아요. 제복 입고 근무할 때는 직분에 충실하되, 점심이나 저녁 먹을 때는 그냥 사람과 사람이 만나 친구가 되어야 해요. 친구가 되면 나중에 서장이나 청장 그만둬도 다 만나게 되죠.

우리가 초등학교 동창들 만나보면 친구들 사이에는 그런 직위를 안 따지죠. 원래 처음 만날 때 친구로 만났기 때문에 그 사람이 청장을 하든 그만뒀든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직위를 자기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직위에서 물러나면 외로워지는 거예요. 스님도 스님이라고 목에 힘주면 젊을 때는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워지는 거예요.

그래서 남자들이 여자보다 더 외롭습니다. 자식이 명절에 오면 아버지 방에서는 엎드려 절하고 훈계 좀 듣고 나서 엄마 방으로 가요. 엄마 앞에서는 누워도 되고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고 놀아요. 엄마 방에서 웃음소리가 나면 아버지는 혼자 있으니 외롭잖아요. 그래서 헛기침하고 아버지가 건너오시면 담배도 못 피고 누워있지도 못하고 술도 못 마시니까 조금 있다 모두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안방에 또 아버지 혼자 남게 되는 거예요. (청중웃음)

이게 바로 인생이라는 거예요. 근엄한 것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은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 그 역할 자체를 본인이 좋아해야 되는 거예요. 경찰을 의무감만 가지고 하면 결과적으로 스트레스 때문에 경찰 역할을 잘 못하게 됩니다. 시민들을 만나도 편안하게 대해 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관점을 늘 이렇게 가져야 해요. 남편이 어떤 일로 화가 나서 나를 때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 사람들은 보통 개인의 정과 사회적 정의를 혼동해요. 경찰에 신고를 해서 와 보면 아무 일 없었다고 경찰을 돌려보내고 또 남편이 유치장 가면 빼내서 폭력이 반복됩니다.

남편이 나를 때렸다면, 내가 아무리 사랑하고 좋아하는 남편이라도 그것은 폭력이에요. 폭력은 사회적으로 근절돼야 하기 때문에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경찰이 와서 잡아가도 아무렇지도 않아야 돼요. 또 유치장에 잡혀있으면 내 가족이니까 면회는 가야 되지요. 폭력범이라도 내 가족이니까 뒷바라지는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면회 갔을 때 남편이 ‘나를 빼내라’라고 소리를 질러도 뒷돈을 써서 꺼내 주면 안 돼요.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해야 사회정의도 실현하고 부부의 정도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이게 냉정해 보이지만 냉정한 게 아니에요. 관점을 이렇게 잡으면 모든 문제가 잘 풀려요.

좋은 경찰, 좋은 남편이나 아들이 되는데 너무 의무감을 갖지 마세요. 인생살이가 너무 피곤해집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경찰 역할도 잘 못하고, 아내도 남편이 스트레스받아서 안쓰럽고, 애들한테도 충분히 밝은 얼굴로 대하지 못하고, 부모 만나도 부모가 자식 걱정을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잘 하려다 걱정 끼치는 사람이 되게 됩니다.

첫째, 본인 인생을 행복하게 사세요. 24시간 중에 3분의 1을 근무하는데 의무로 근무하지 마시고 행복하게 하세요. 수처작주(隨處作主), 내가 주인이 되어 일하는 동안은 내가 즐거워야 합니다. 물론 ‘스님 경찰 한번 해보세요. 즐거울 일이 있나’ 이렇게 되물을 거예요. 그럼 질문자도 스님 한 번 해보세요 즐거울 일이 있나. 새벽 4시에 일어나요. 얼마나 졸리는데요. 절하려면 얼마나 다리 아픈지, 참선하려면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알아요. 또 염불 하려면 목구멍이 얼마나 아픈지, 혼자 살려면 얼마나 외로운지 아세요. 고기도 못 먹지, 술도 못 먹지 질문자가 스님 하려면 며칠도 못하고 아마 도망갈 거예요. (청중 웃음)

이렇게 뭐든지 따져보면 이 세상에 수월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좋지요. 절하면 다리 운동되죠. 요즘은 채식을 하면 콜레스테롤도 적어지고 건강에도 좋고, 혼자 사니까 늦게 들어가거나 일찍 들어가거나 잔소리하는 사람 없으니 얼마나 좋아요. 자기가 놓인 처지를 자꾸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해요. 일어나버린 일에 대해서 늘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야 이렇게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게 살 수 있고 둘이 살아도 귀찮지 않게 살 수 있어요.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청중은 큰 박수로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이 외에도 질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 남편이 집안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아서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 자기중심적이고 가식적이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과 같이 지내야 하는데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요즘 잠도 안 오고 반복적인 생활이 너무 재미없고 지치는데 어떡하죠?

3명의 질문이 이어진 후 마지막에는 시각 장애인 아버님의 질문과 그 아버지를 모시는 딸이 연이어 질문이 있었습니다.

  • 5년 전 교통사고로 시각 장애인이 된 이후 가족들과 갈등이 커집니다. 저는 씻는다고 씻는데 가족들은 대충 씻는다고 나무랍니다.
  • 시각장애인 아버지가 외출할 때 깔끔하게 해서 다니셨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않으니까 속상합니다.

아버지와 딸 두 분의 입장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더욱 명쾌한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아버지와 딸 모두 스님에게 찾아와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했는데요. 정말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지금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인생은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합니다. 재미가 있다는 건 지금 좋다는 것이고, 유익하다는 것은 나중에 좋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두 가지 극단이 있습니다. 지금의 이익을 위해서 미래의 이익을 희생하면 그건 쾌락주의입니다. 지금 재미있다고 학교를 안 가고, 직장에 안 가는 것은 미래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도덕주의자는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늘 지금을 희생시킵니다. 나중을 생각해서 지금 스트레스가 쌓이고 귀찮고 해도 이를 악 다물고 참고하는 거예요. 이게 극단입니다.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게 행복한 삶이에요.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지금 이 일을 해야 된다면 지금 재미있게 하세요.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지금 멈춰야 하면 기꺼이 멈춰야 합니다. 그것을 기꺼이 할 때 지금 행복해지는 겁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경찰공무원 생활을 하는 것이 힘든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은퇴해서 공무원 연금이나 이런 조건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는 안정된 직장에 속하잖아요. 퇴직할 때를 생각하며 억지로 이 일을 참으면서 하면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거예요. 그러니 지금의 역할을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세요. 아까 질문자들처럼 지금을 힘들게 보내면 미래를 위해서 지금을 희생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지금을 희생하면 안 돼요. 삶은 내일 끝날지 언제 끝날지 몰라요. 그런 관점에서 나날이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서울지방경찰청 간부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한 간부님이 “부처님 법을 공부하면 즉문즉설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지는 겁니까?”라고 묻자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고생을 많이 해야 능력이 키워집니다. 고생을 많이 해야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거죠. 여러분도 경찰을 잘 하려면 구치장에 가서도 좀 살아보면 좋죠.”

“연애 상담, 부부 상담도 정말 잘 하시던데, 체험을 정말 해보신 건가요?” (웃음)

식사를 하는 내내 웃음이 넘쳤습니다.

“다음 생에는 이번 생보다 조금 더 잘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일 일도 모르면서 무슨 다음 생을 생각해요? 그게 어리석음이에요. 하하하.” (웃음)

이야기를 주고받는 중 방명록을 적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정성껏 펜으로 격려의 말을 적어 주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하며....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 맡은 경찰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국민의 행복한 삶에 있어서
안전이 가장 중요함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2018.10.31. 법륜

강연을 들으러 중앙 경찰청에서도 몇몇 분들이 오셨는데, 식사를 하는 도중 “작은 집만 오지 마시고 큰 집도 꼭 와달라”라고 스님께 간곡히 강연을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_“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강연은 괜찮은데, 초청 강연은 사람을 강제로 모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능한 응하지 않으려고 한다”_라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경찰청 안에는 불자회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요. 건물을 나오면서 1층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불자회 모임 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과천시민들과 함께한 행복한 대화

저녁 7시부터는 과천 시민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저녁에는 경기도 과천 시민회관에서 강연장 안팎으로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즉문즉설 강연을 하였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과천 시장 김종천 님도 함께 하여 스님은 무대에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스님, 과천시를 다시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정토회의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다녔습니다. 스님의 가르침이 내면화되어서 일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신 분들도 모두 스님의 좋은 말씀으로 마음의 평안 얻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400여 석의 강연장이 꽉 차고, 들어오지 못한 100여 분은 강연장 바깥에서 모니터를 토해 강연을 들었습니다.

“못 들어오신 분들 위해 격려 박수 부탁드립니다.”

스님은 _“세월호 사건 이후 강연장마다 안전에 대한 예방이 엄격해졌다”_며, 강연장 밖에서 보는 분들에게 양해 구하고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과천에서는 7명이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저는 감정 기복이 심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불안해하는데, 주변 사람들을 안심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결혼하지 7년. 6살, 4살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고부갈등도 겪고, 남편의 폭언, 욕설 등도 심합니다. 이혼하려 했으나 자녀들이 걸려서 고민 중이에요.

  • 북한에서 특수부대에 복무하다가 북한 정부에 염증을 느껴 탈북했습니다. 비밀리에 입국한 후 대북공작 책임자로 활동했습니다. 안기부에서 조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가족들 생계도 보장한다고 했는데, 조직원들에게 사고가 생기고 행방불명되었지만 아무 보장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 행복학교 학생입니다. 헬스장 1년 치 끊어 놓고 꾸준히 가지 못해요.
  • 남녀차별 하는 난민들이 나쁘게 보입니다. 그분들을 어떤 마음으로 봐야 할까요?
  • 사업을 하는데 직원 구하기 너무 힘들어요. 청년들은 조금만 하다가 나가버립니다. 북한 노동자를 남한으로 데리고 올 수 없나요? 버리는 중고 옷들이 많은데 북한으로 보낼 수 없을까요?
  • 아버지께서 중환자실에서 열흘을 힘들게 보내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죄책감이 들고 마음 다스리기가 힘듭니다.

특히 탈북하신 분의 이야기는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스님은 _“북한에서 오신 분들 중에 음지에서 일하다가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 계신다. 앞으로 남북이 화해를 하고, 평화가 오면 역사 속에 묻힌 일들을 풀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희생된 사람들이 많다.”_라고 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또 끝까지 자리에 함께 한 과천 시장님에게 스님은 _“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평화재단의 통일의병 활동을 해주셨다”_라고 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워보였습니다. 오늘 강연 모금함에 기부금과 특별한 메모가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참 감사합니다. 고통받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닿기를 바래봅니다.

내일 아침에는 부산 서면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뒤, 저녁에는 광주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이수향 김형종 김윤진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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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감사합니다. 스님 곳곳을 밝혀주시네요. 멋진 사진과 글로 기록 남겨주신 분께도 감사합니다.

2018-11-10 15:43:21

임무진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삶의 상당부분을 살았습니다. 오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멋대로 살아봅니다. 남 눈치도 덜 보고... 내 행복이 우선입니다. 고맙습니다.

2018-11-06 15:36:18

지혜승

읽으며 제 직장생활을 돌아보게 되고, 경찰이셨던 저희 아버지 모습도 보입니다. \"질문자는 스스로의 삶을 희생해서 자꾸 누구를 위해서 살려고 하잖아요. 그게 사실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내가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8-11-05 14: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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