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11.23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3.1 운동, 4.19 혁명, 촛불 혁명,... 다음은 평화적 통일입니다.”

두북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하여 6시에 서울에 도착한 스님은 곧바로 종교인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종교인 모임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을 주제로 목사님, 신부님, 교령님, 교무님, 주교님, 스님이 매월 함께 모여 대화하는 모임입니다. 벌써 햇수로 14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평화재단 실무자들이 새벽부터 준비한 아침 식사 상이 나오자 스님은 가장 원로이신 김명혁 목사님에게 기독교식으로 식사 기도를 청했습니다.

“목사님, 기도해 주시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죄와 허물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또 때때로 모여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정성을 모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북이 화해해서 서로 끌어안고 울고 통일을 이루는 그 날을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다 함께) “아멘.”

밝은 웃음 속에서 아침 식사가 끝나자 곧이어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지난 11월 초에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 종교 의회에 다녀온 이야기, 엊그제에 정부로부터 통일운동 유공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스님은 “종교인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주신 일인데, 제가 대신 가서 받았습니다.” 라며 감사 인사를 했고, 종교인 분들은 축하의 마음을 담아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

오늘은 주로 내년에 있을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어떻게 준비할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1시간 동안의 토론 끝에 내년 3.1절은 100주년 기념 주간을 설정하여 일주일에 걸쳐 각 종교별 학술행사와 합동행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북한과 함께 합동으로 기념행사를 하는 제안도 나왔는데요. 오히려 지금 북한의 식량 사정이 매우 다급하다는 사실에 더 공감대가 이뤄졌습니다. 박남수 교령님은 최근 북쪽의 분위기를 알려주었습니다.

“4월에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 준비 과정 때만 해도 내일이면 경제 제재가 풀릴 것이라고 기대했던 북한 주민들이 시간만 계속 가고 쌀 한 톨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되니 점점 지쳐가는 것 같아요. 지금 북한의 식량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소식이 들려와요. 철조망도 허물고, 초소도 허물고, 해달라는 것은 다 했으니, 이제는 좀 먹고살게 해 달라는 바램이 큰 것 같아요.”

종교인 분들은 조속히 민간 차원에서라도 인도적 지원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3.1 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국민들에게 드릴 핵심 메시지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토론이 있었는데요. 스님은 얼마 전 정부 관계자를 만나 다음과 같이 100주년 메시지의 컨셉을 조언해 주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3.1 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저는 이렇게 살리면 좋겠어요. 민족 독립운동은 주로 무장 투쟁을 하게 되는데, 3.1 운동은 비폭력 평화운동이었어요. 그래서 세계 평화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4.19 혁명도 독재에 항거한 비폭력 평화운동이었고요. 그리고 87년 6월 항쟁도 있었습니다. 이런 민중 운동은 2016년 촛불 운동과 연결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연결해서 메시지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에 민중이 100만 명 이상 참여해서 평화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2002년 월드컵과 2007년 태안반도 기름띠 제거 작업이 있어요. 정치적인 활동은 아니었지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거대한 민중 운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민중이 스스로 일어나서 평화적인 운동을 통해 국난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렀다는 거죠. 이런 민중 운동의 흐름을 보여줘야 국민들이 감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것은 세계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엄청난 민중 운동이었거든요. 이런 민중 운동의 종착점이 바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입니다. 평화적으로 통일함으로 해서 독립운동도 완성되고 민주화도 완성되는, 이런 모습으로 3.1 운동 100주년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님의 제안에 종교인 분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습니다.

천도교,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가 각자의 상황을 공유하며 행사 날짜까지 서로 조율을 하다 보니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종교인 분들은 각자 돌아가서 실무 단위와 의논한 후 12월에 다시 최종 확정을 하자고 한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평화재단을 나서는 종교인 분들에게 평화재단 실무자들은 스님이 두북에서 따 온 감홍시를 잘 포장하여 선물로 드렸습니다.

스님은 구치소에 있는 지인을 면회하기 위해서 다른 분들보다 조금 일찍 회의실을 나왔습니다. 오후에는 감기 몸살기가 심해 병원을 다녀온 후 기획위원장으로부터 평화재단 활동방향에 대한 보고를 받고, 오늘 강의를 해 주실 이영탁 전 교육부 차관님과 저녁 식사를 하며 미래사회에 대비한 교육 현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정토출판 기획강좌로 열린 세계 미래포럼 이영탁 이사장님의 특강에 참석해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영탁 이사장님은 ‘미래와 세상, 그리고 교육’을 주제로 미래 사회에 우리에게 닥칠 변화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한 가지 면만 인간보다 잘합니다. 그 한 가지 면이 뛰어난 것 빼고는 개와 고양이도 잘 구분 못합니다. 그런데 이 인공지능이 슈퍼 단계로 개발되면 모든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때가 옵니다. 그때가 되면 기계 스스로 진화 발전하는 능력이 생겨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런 슈퍼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순간부터 인간은 할 일이 없어져 버립니다. 과학자들은 2040년대가 되면 인간은 모든 노동, 발명, 혁신으로부터 해방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인류는 어떻게 될까요?”

미래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강의는 2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열강을 해준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내일은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전국 대의원회 회의가 1박 2일 동안 열릴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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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나

지금보다 좀더 자유롭고 평화로운
큰그림을 쉬지않고 만들어 가시는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꾸벅^^

2018-12-16 08:21:27

은산

3.1운동 100주년이네요...한 세기 전에 우리에게는 엄청난 일들이 있었지요...우리 민족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픔인 국권상실...! 최근에 의병활동들에 대해서 조금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그 일들을 들여다보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일본이 정말 미워지더군요...그냥 생목숨을 의무도 없는 일에 던진 의병들의 숭고한 정신에\ 마음이 아팠습니다...그 분들의 위대한 정신을 제대로 선양하지도 못한 채 한 세기가 흘러버렸네요...무엇보다 아직 그 구도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채...!

2018-11-29 12:19:40

최 종인

스님의 국제정서에대한 짧은 생각이 한반도에 엄청난 재난을 불러올수 있습니다. 한발씩 떨어져서 생각하세요. 촟불혁명? 선동에 의한 거짓 정보였다는게 너무도 확인해준 이미지에 감수성에 호소하는 맹목적 평화통일은 자칫 한반도에 커다란 재앙으로 올스타 있어요.....

2018-11-29 09: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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