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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봄불교대생 모집 홍보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법당은 지역적으로 위치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라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홍보는 시작되었습니다. 전단지 배포, 현수막/족자 걸기, 전화하기 등등... 적은 인원이라 막바지에는 달서정토회 거사, 보살들의 지원도 받아가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의전화, 법당방문 문의는 다섯 손가락 안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나마도 찾아온 한 분은 “들어오다가 다시 가려고 했어요. 들어오는 입구가 너무 어두침침해서 들어오기가 꺼려졌어요. 여긴 조계종소속 절이 맞나요?” 등등 미심쩍은 눈길로 두리번, 두리번 하더니 그다음부터는 전화도 안 받으십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은 거리홍보 때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시더니... “개강일이 언제예요? 왜 이제야 홍보를 하세요? 진작에 하시지”라며 금방이라도 입학하려는 듯 관심을 보이며 연락처를 주고 받았건만, 갑자기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어 다음 학기에 생각해보겠답니다.
이러다간, 주간, 야간은 커녕 한 교실이라도 개강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입학식은 다가오고, 마음은 자꾸만 다급해지는데 구체적인 대책은 그 무엇도 없었습니다. 울고 싶은 심정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데. 입학식 며칠 앞둔 어느날, 법당에 니트 모자를 쓴 얼굴이 뽀얀 여자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나이는 39세, 이름은 공승주라는 미혼여성분이었습니다. 종교에 의지하고 싶어 성당, 교회, 이 종교, 저 종교, 일반 사찰 등등을 다녀 봐도 그다지 맘 놓을 곳이 없었답니다. 그러던 중 컴퓨터을 하다가 정토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다가 불교대학이 있음을 알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법당에 들어온 후에도 계속 모자를 벗지 않는 것과 말투가 조금 느리고 어눌한 점이 이상하다 했더니... 현재 암투병 중이라며 말문을 엽니다.
10년 전 29세 때 뇌에 암이 생겨 수술을 받고 완치가 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잘 해왔는데, 작년(2015년) 가을 또 암이 찾아온 겁니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해를 못 넘긴다고 했답니다. 그런 진단을 받은 공승주 법우는 “그냥 수술 안하고 죽을래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설득과 우여곡절 끝에 수술을 하게 되어 해를 넘겨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며 지나온 삶을 얘기하며, 울고 웃으며 우리 (달성)법당 부총무 이윤선 님과 3시간여의 긴 대화를 나누셨다고 합니다. 대화 중 공승주 법우가 한 말 중에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부처님 말씀 공부하며 맘 편하게 지내다 가고 싶어 불교대 입학하러 왔어요.”라는 말에 이윤선 님이 감동하여 ‘원’을 세우셨다고 합니다.
“31기 봄불교대학 무조건, 어떻게든 개설한다. 공승주 씨 부모형제를 동원해서라도”라는 각오로... 이번 31기 불교대 담당소임을 맡은 나도 당연히 그렇게 되길 바라는 원이지만 ‘어떻게?’라는 의문만 들뿐 솔직히 막연했습니다.
그런데, “원”의 울림인가???
지부에서 새로운 공지가 왔습니다. 전반적으로 입학률이 많이 낮아 입학생 모집기간을 더 연장하는다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우리는 ‘공승주 법우를 위한 봄불교대 홍보’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마감일 3일전이건만 더 이상의 입학생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속은 탔습니다. 그래도, 일정대로 법우 한 분과 입학식, 첫 수업은 진행해 나갔습니다.
D-day 2일 저녁 무렵... 이윤선 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보살님, 기적이 일어났어요”
“보살님 무슨 일이요??”
“봄불교대 입학생이 5분(개강 가능한 불교대인원)이 다 채워졌어요”라며 울먹이십니다.
이런게 바로 기적이 아닐까?? 맞다, 기적 맞다!!!
우리(달성)법당에 기적이 일어난 겁니다.
하루만에 다섯 분이 입학 신청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기적으로 이루어진 2016년 봄불교대 입학생 한 분 한 분이 너무 소중합니다.
왜냐하면, 또 기적을 이룰 것이기에...
감히 말해봅니다.
그다음 과제는 ‘공승주 법우 암 완치 판정’의 기적의 신화를...
승주 법우님과 졸업식 손잡고 같이 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공승주 화이팅!!! 달성법당 봄불교대생 화이팅!!!
이번 봄불교대 담당소임을 맡아 입학생을 모집하는 과정에 나 스스로에게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정토회에서 내거는 슬로건...
‘네, 하고 합니다’, ‘그냥 합니다’
법륜스님의 말씀 중에 ‘되고 안되고는 그들의 문제이고, 나는 다만 할뿐이다’를 맘에 새겨 실천하며, 지켜 봐 내는 나를 볼수 있었음이 또한 기적이었습니다.
부처님법 만났음에, 법륜스님과 공부 할수 있음에, 수행정진 할수 있음에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행운입니다.
▲ 앞줄 제일 왼쪽이 공승주 님
글_김성혜 희망리포터(달서정토회 달성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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