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안동정토회 열두 분이 안동문화의거리 중앙광장에서 JTS 거리모금 캠페인을 했습니다.

몇 주 전부터 수행법회와 불교대학 및 경전반 수업이 끝나면 도반들에게 캠페인에 대한 교육을 했습니다. 또한, 가능한 많은 분이 참석하도록 단체 밴드와 전화로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 당일, 갑작스런 임시공휴일로 긴 연휴가 생겨 참석자가 적을까 걱정했지만 열두 분이 한 시간 전에 법당에 모였습니다. 거리모금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지고 각자의 역할을 정해 준비물을 챙겨 캠페인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기대가 큰 날인만큼 안동의 하늘과 공기는 쾌청했고 가족과 함께 외출 나온 아이들의 얼굴은 더없이 밝고 환했습니다.
캠페인 장소인 ‘안동 문화의 거리’는 오래전부터 안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곳입니다. 각종 상가가 모여 있어 젊은이들이 쇼핑하고 차를 마시면서 젊음을 즐기는 공간입니다.

이날은 특히 어린 아이들과 함께 거리에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긴 연휴 덕분인지 사람들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고 거리 모금에 임하는 도반의 표정도 무척이나 밝습니다. 처음 거리 모금에 참여한 분들은 다소 부끄럽고 긴장된 모습이었지만 경험이 있는 분에게 용기를 얻어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우리는 세 명씩 네 조를 이루어 동, 서, 남, 북으로 흩어져 각자가 맡은 역할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구호를 외치고 다른 한 사람은 모금함을 들고 또 다른 한사람은 작은 유인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천원이면 두 명의 어린이에게 밥을 먹일 수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 해주세요.”라는 말이 처음에는 입안에서만 맴돌았지만 조금씩 마음을 함께 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나 아홉 살 아들과 함께 캠페인에 처음 동참한 한 봄불교대생은 아들에게 “너에게는 이 좋은 날에도, 오늘도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어가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라는 것을 실천을 통해 알려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시간을 내기 힘들어 법당 활동을 자주 같이할 수 없었던 조주현 님은 거리 모금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범생입니다. 지나가는 분들에게 90도로 머리 숙여 인사하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그냥 외면하고 가던 분들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이 있는 듯합니다.

안동은 선비의 고장, 예절의 고장이라는 지역 특성상 거리 모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이날은 아이들의 손에 천원을 쥐여주며 직접 모금함에 넣어보라고 하시는 부모님이 많았습니다. 특히 중, 고등학생들의 관심과 기부가 많은 것을 보고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거리 모금 캠페인을 마친 장소에서 짧게 나누기를 했습니다. 한결같이, 기부해주신 많은 분에게 오히려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냥 부끄럽고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던 일이 직접 해보니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고 합니다. 두 시간 동안의 작은 실천이 모여, 전 세계 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글_심현경 희망리포터 (안동법당)
편집_도경화 (대구경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