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초법당
지혜로운 통합, 법흥왕께 배우다!

금요일 밤 12시 20분, 정확히 말하면 토요일 새벽, 경주로 향하는 전세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통일 의병교육을 받았던 도반들과 함께여서 여정이 낯설지 않았고, 약간의 기대감과 설렘을 가지고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선잠을 잤습니다. 속도를 높여 달리는 버스의 엔진 소리에 가끔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안전띠를 잘 매고 있는지 확인하며 불안한 마음을 누르기도 했습니다.

통일의병대회의 시작지인 법흥왕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 통일의병대회의 시작지인 법흥왕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새벽 5시 30분 마침내, 경주에 도착, 싸온 간식으로 간단히 요기한 후 법흥왕릉으로 향하는 여정이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전국에서 5차례의 의병교육을 마친 예비 통일의병들이 속속들이 법흥왕릉으로 결집해 오고 있었습니다. 왜 경주이고, 법흥왕릉인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접했던 ’윤령반포 법흥왕’ 하고 시험 전에 암기했던 기억이 있는 신라의 왕 무덤 앞에 내가 와 있었습니다. 왜 법흥왕릉이 오늘 통일 역사기행의 시작지 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스님을 기다렸습니다.

스님의 역사 법문이 시작되자, 그 궁금함은 곧 스르르 풀리면서 재미있는 역사기행의 서막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라는 삼국 중 가장 열세였던 나라, 한 번도 주도권을 잡아본 적이 없는 나라였는데 어떻게 삼국통일을 주도적으로 하게 되었을까? 그 비결은 바로 법흥왕 시기에 이루어진 가야와의 대통합이었다고 합니다. 신라가 가야와의 통합으로 소모적인 전쟁을 줄이고, 가야의 선진문물과 인재를 받아들임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이것이 삼국통일의 발판이 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통일의병대회를 시작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성장동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간섭으로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파트너가 있음을 인지하고 신라가 가야와의 소모적인 싸움 대신 포용정책으로 대통합을 이루었듯이 우리도 북한을 포용하여, 북한의 자원과 뛰어난 인재를 받아들여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 그러나 통일의 결과만을 달게 얻으려는 목적의식 보다는 통일의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북한과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지 신라와의 가야의 통합과정을 소상히 들여다보면서 지혜로운 통합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불교를 철저히 금지했던 신라가 불교국가인 가야를 통합하기 위해 불교를 공인해 주는 대목은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현재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과 공산주의에 철저히 반대하는 남한의 사정과 대비해 우리가 북한의 공산주의를 어떻게 인정해주고 포용할 것인지에 대해 좋은 가르침을 주는 부분입니다.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힘쓰는 통일의병이 되겠다고 모인 우리들에게 성공적인 통합사례를 보여주고 싶은 스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삼국이 통일 되면 오히려 전쟁이 없어지지 않을까?

선덕여왕 시기에 주변국들의 침공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종교의 힘을 빌려 황룡사지 9층 목탑을 세우기에 이릅니다. 목탑이 9층인 이유는 주변 적국 9개 나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또한, 선덕여왕은 전쟁을 없애고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서 삼국 통일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9층 목탑은 통일 발원 탑도 됩니다. 영구한 평화를 위해 남북한의 평화통일이 간절한 시기인 것과 겹치는 대목입니다. 통일의병의 될 우리도 탑 터 앞에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 통일발원기도를 하였습니다.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살 것인가. 영구적인 평화를 위한 통일을 할 것인가.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란?

능지탑으로 향하는 길, 불볕더위도 막지 못한 통일의병의 행렬
▲ 능지탑으로 향하는 길, 불볕더위도 막지 못한 통일의병의 행렬

능지탑으로 향하는 길에 33도를 웃도는 더위로 온몸이 땀과 열기로 뒤덮였습니다. 우리는 의병이니까 이쯤 더위는 오히려 결의를 더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능지탑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문무대왕을 화장한 자리에 세운 탑입니다. 삼국통일을 한 후 백성을 위협하는 적은 바다 건너 왜나라 밖에 없다며 죽어서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킬 것을 서원하고 그 무덤도 바다에 안치하게 했다는 문무대왕은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천왕사지에서 통일발원기도를

당나라의 20만 대군이 신라를 침공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막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 기도했던 곳입니다. 선조들이 1300여 년 전 이곳에서 나라 백성의 안위를 위해 정성껏 기도를 올렸듯이 스님과 통일의병들도 이곳에서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발원하는 기도를 했습니다.

“오늘 저희 통일의병 대중 일동은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발원합니다. 우리 선조인 옛 신라인들이 통일로 가는 길에 큰 장애였던 당나라 군대를 물리치기 위하여 이곳 사천왕사를 창건하고, 문두루 비법을 행해서 결국 당나라 군대를 물리쳤음을 상기합니다.”
“나라를 위했던 절, 호국사찰 사천왕사에서 저희 통일의병들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그리고 통일 과정에 불어 닥칠 갖가지 재앙을 없애기 위해서 뙤약볕 아래에 앉아 이렇게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발원합니다.”

통일의병이 되어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관군보다 앞장서서 이 나라를 지켜 낸 선조 의병들을 새겨넣은 깃발
▲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관군보다 앞장서서 이 나라를 지켜 낸 선조 의병들을 새겨넣은 깃발

빼앗긴 고조선의 옛 영토를 되찾고자 했던 다물군!
고구려 부흥군! 백제 부흥군!
원나라의 침략에 저항한 고려의 항몽의병!
일본의 침략에 저항한 임진의병!
만주족의 침입에 저항한 병자의병!
새로운 나라 꿈꾼, 그리고 일본군과 청군에 맞선 동학혁명군!
일본의 침략에 맞선 을미의병!
정미년에 일어난 정미의병!
나라를 빼앗긴 이후에 나라를 되찾고자 일어난 대한독립군!
나라를 위해 숨져간 순국열사!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룩한 산업역군!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달성한 민주투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일 코리아를 이룩할 통일의병!

국난이 있을 때마다 관군보다 강한 군대로 거듭나 끝까지 싸워냈던 역사 속 의병들의 모습들을 마음속에 새겨보았습니다. 많이 배우지 못했고, 지위도 없었고, 싸워도 보상도 없었던, 그러나 그 누구보다 이 땅을 사랑했고 지키려고 온몸을 받쳐 돌아간 선조들을 생각합니다. 어리버리한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는 길인지도 모르던 내가 통일의병이 되어 선조들의 얼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통일 코리아를 이룩한 통일의병이 되어 감히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겨지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글_권지연 희망리포터(서울정토회 서초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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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빼앗긴 고조선의 옛 영토를 되찾고자 했던 다물군!
고구려 부흥군! 백제 부흥군!
원나라의 침략에 저항한 고려의 항몽의병!
일본의 침략에 저항한 임진의병!
만주족의 침입에 저항한 병자의병!
새로운 나라 꿈꾼, 그리고 일본군과 청군에 맞선 동학혁명군!
일본의 침략에 맞선 을미의병!
정미년에 일어난 정미의병!
나라를 빼앗긴 이후에 나라를 되찾고자 일어난 대한독립군!
나라를 위해 숨져간 순국열사!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룩한 산업역군!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달성한 민주투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일 코리아를 이룩할 통일의병!
...여러분을 포함해 모두에게 공경의 합장 올립니다..._()_...

2016-07-11 15: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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