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9.23 해외 즉문즉설 강연(19)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남편은 아파서 휴직, 친정엄마도 중환자실에... 자꾸만 힘든 일이 생겨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의 문화, 경제, 상업의 중심 도시이며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이 위치해 있는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서 해외 즉문즉설 19번째 강연이 열렸습니다. 

 

어제 LA에서 강연을 마친 후 밤 12시에 LA정토수련원에 도착한 스님은 잠시 눈을 붙인 후 5시부터 수련원 법당에서 예불과 108배,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명상을 마친 후에는 수련원을 관리하고 있는 김홍식님과 함께 수련원 주위를 한 바퀴 산책했습니다. 

 


▲ LA정토수련원

 

LA정토수련원은 LA에서 2시간이나 떨어진 쿠야마 밸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LA정토회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좋은 부지를 찾고, 십시일반 자체모금을 하여 부지와 건물이 마련되어 오늘날 LA정토회로 발전하는 데에 초석이 되었습니다. 1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꾸준히 깨달음을 얻으려는 분들에게 수련의 장소로 제공되고, 초파일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면 모두 모여 행복한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높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수련원을 가꾸어주고 있는 김홍식님에게 스님은 감사 인사를 한 후 아침 7시 30분에 수련원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했습니다. 도로 양쪽으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과일 농장들이 펼쳐졌습니다.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남북으로 뻗어 있는 101번 고속도로를 5시간 동안 달린 결과 드디어 샌프란시스코 도심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Golden Gate Bridge)입니다. 금문교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군(Marin County)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금문교는 1937년에 완공되었는데, 건설할 때 해군 측에서 '다리 밑을 군함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를 했기 때문에 다리 중앙의 높이는 수면에서 67m나 되어, 현재까지는 이 다리 아래로 지나가지 못하는 배가 없다고 합니다. 

 


▲ 금문교(Golden Gate Bridge)

 

스님은 금문교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올라 SNS 구독자들을 위해 안부 인사를 전하는 영상을 찍었습니다. 이제 해외 즉문즉설 강연도 오늘 샌프란시스코 강연을 마치면 시애틀과 밴쿠버 두 곳만 남겨놓게 됩니다. 강연의 막바지에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도시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전하는 스님의 인사말씀입니다. 

 

[영상보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습니다."


 

금문교를 지나 280번 도로를 따라 내려와 강연이 열리는 산호세(San Jose)에는 오후 3시에 도착했습니다. 산호세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본사가 들어서면서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지역의 중심지가 된 곳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호세로 도시의 중심이 점점 이동하고 있는데요. 

 


▲ 샌프란시스코 정토법당

 

얼마 전 샌프란스시코 정토법당도 이곳 산호세로 이전 개원을 했습니다. 스님이 새 법당에 도착하자 샌프란시스코정토회 회원들이 반갑게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법당에서는 약 1시간 동안 샌프란시스코정토회 김명례 총무님과 법인 이사 및 운영위원들과 이사회 및 운영위원회를 했습니다. 법당 운영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자 스님도 이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정토회 이사회

 

정성껏 차려준 저녁 식사를 감사히 먹은 후 강연이 열리는 ‘St.Tomas Episcopal Church’ 로 향했습니다. 스님이 교회 앞마당에 도착하자 어깨띠를 두른 봉사자들이 반갑게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 한 분 한 분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 인사를 한 후 교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St.Tomas Episcopal Church

 

저녁 7시가 되자 350여 명의 청중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강연이 시작됐습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스님에게 고민을 물었는데요.

 


 

총 8명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나이가 들수록 자꾸만 힘든 일이 주위에서 계속 일어난다고 하소연했던 50대 여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50대 중반 주부입니다. 아이를 어렵게 대학 보내니 제가 난소암에 걸려서 5년 넘게 고생했어요. 또 저희 남편이 병원에선 아무 이상도 없다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해서 약 먹고 1년 휴직하다 새 직장에 다니는 상황이고요, 이번 추석 무렵에는 친정 엄마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시다고 연락이 왔는데 옛날 같지 않으신 것 같아요.

 

남편은 항상 모든 것에 감사하라고 하는데 저도 감사하는 마음을 내지만 어떤 때는 화가 나기도 해요. 저희는 시댁이나 친정이나 항상 생활비 보내드리고 열심히 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플 때는 쳐다보지도 않더라고요. 너무 많이 서운하고요. 그런 것이 제 마음속에 쌓여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요즘은 자꾸 힘든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말이 있어요. ‘오동잎 한 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오는 줄 안다.’ 

 

질문자는 지금 오동잎이 떨어지는데도 가을이 온 줄 모르는 사람이에요. 질문자는 늙어가고 있는데 스스로는 늙는 줄 모르고 있어요. 질문자가 이야기하는 건 가을이 되면 낙엽이 떨어지듯 늙으면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에요.

 


 

어릴 때는 아프거나, 죽는 사람 이야기를 들을 일이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 친구 부모나 내 부모나 시댁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일이 점점 생깁니다. 그건 질문자가 늙었다는 증거예요. 질문자가 50대 후반이면 부모님은 70대 후반이나 80대 초반이니까 중환자실에도 가고, 돌아가시기도 하는 것은 자연의 현상이에요. 이것은 가을의 문턱에 와서 낙엽 떨어지는 것을 보고 ‘어제도 떨어지고, 오늘도 떨어지고, 내일도 떨어지고, 왜 자꾸 낙엽 떨어지는 것을 봐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는 것과 똑같아요. 

 

너무 당연한 현상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겁니다. 왜 문제를 삼는 걸까요? 그것은 질문자가 아직 유아적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자신이 어릴 때 살아왔던 경험을 기준으로 지금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에요. 

 

어머니는 연세가 질문자보다 20~30세 더 많을 것이고, 그럼 돌아가실 때가 된 것이지요. 아이들은 크니까 당연히 질문자 곁을 떠나지요. 어릴 때는 내 품에 있었지만 크면 내 품을 떠나야 될 것 아니겠어요. 아들이 늙은 여자하고 계속 놀아야 해요? 아들도 이제는 젊은 여자하고 놀아야죠. 그런데 질문자는 계속 젊은 남자 데리고 놀려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남편이 ‘젊은 남자 데리고 놀려고 하지 말고 나하고 놀자’라고 이야기 하는 것 아니겠어요. 남편의 말이 지당합니다.(모두 웃음)

 


 

키우는 일은 부모의 일이지만, 자식들도 나가서 제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서 키우고 살아야할 것 아니에요? 질문자가 살아왔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여유가 있으면 나를 가끔 보러 올 것이고, 여유가 없으면 못 오겠지요. 내가 부모님께 용돈 드리고 돌봐드리는 것은 내 일이지만, 내가 아픈데 부모님이 나한테 신경 쓸 일이 뭐가 있겠어요? 

 

저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두만강 유역에 발생한 홍수 피해를 돕는 것입니다. 북한은 핵 실험까지 해서 국제 사회에서도 제재를 가하는 상황인데, 인도적 지원과 핵실험으로 인한 제재는 별개의 문제란 말입니다. 제가 미국 국무성 관리를 만나서 이야기해 보고, USAID 책임자를 만나서 이야기해 보고, 미국 재무부에도 제재 품목이 무엇인지 다 확인해 보았더니 ‘인도적 지원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잘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답변을 들었어요. 그러나 한국 정부는 지금 감정적으로 기분이 나빠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런데 백두산 아래에 사는 북한 사람들은 벌써 추워져서 이제 겨울옷을 입어야 하는 시점이란 말이에요. 집도 다 떠내려가고, 양식도 없지, 옷도 없지, 살림도구도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겨울옷, 이불, 쌀, 라면, 밥그릇, 그리고 살림도구가 전부 흙탕물에 빠졌으니 빨래할 빨래비누, 이런 걸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얼마 전에는 집을 고쳐야 하니까 지붕 이을 재료를 줄 수 있냐, 장판 줄 수 있냐, 이런 이야기를 해요. 앞에 것은 다 허용 품목인데 지붕재나 시멘트나 장판은 허용 품목에 없어요. 그래서 줘도 되겠냐고 미 국무성에 물어보니까 그것은 또 다른 어떤 부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해요. 그러니 허용해도 된다는 품목은 그냥 보내면 되고, 거기 없는 품목은 다시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과거에 제재가 약할 때는 허용이 안 되는 품목만 안 보내고 나머지는 다 보내면 되는데, 이번에는 허용되는 품목만 보내고 나머지는 다 허락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허락 받으려면 몇 개월 걸린대요. 이제 막 겨울인데 몇 개월이 걸린다면 이번 겨울에 집수리하는 건 어렵잖습니까. 지금 집이 무너져서 급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가 없어요. 몇 개월 기다려야 된다고 말하기가 참 난처하잖아요. 그래도 혹시나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 고민은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제가 한국에 들어가면 정부에 이야기하려고 해요. ‘제재도 하고, 인도적 지원도 하는 게 맞지 않느냐? 대한민국의 품위가 있지, 괘씸하다고 인도적 지원을 안 하는 것은 북한하고 똑같아지는 것 아니냐’ 이렇게 설득을 해 보려고 해요. 가능성이 별로 없겠다 하는 생각은 들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잖습니까?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여러분은 자기 고민이 있을 때는 저한테 이야기하면서 제가 저의 고민을 이야기하면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요. 저도 섭섭하지 않을까요?(청중 웃음) 

 


 

질문자도 자기 고민만 이야기하지, 제가 이렇게 북한 인도적 지원하는데 후원하라고 하면 ‘거기 주면 핵무기 개발하는데 쓰는 거 아니에요? 거기 주면 군대에 가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안 하잖아요. 지금 돈 내라고 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사람은 다들 자기 관심만 갖고 살고 있어요. 보통 이렇게 이야기 하잖아요. ‘저 인간은 꼭 자기 필요할 때만 전화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그렇잖아요. 그 사람만 그럴까요? 

 

저도 아는 분 병원에 가면 의사가 ‘스님은 꼭 아플 때만 찾아오세요?’ 이렇게 이야기해요. 그러면 제가 ‘아플 때만 병원에 가지 안 아픈데 왜 가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왜 꼭 괴로울 때만 저한테 물어요?’라고 물으면 어떻겠어요. 괴로울 때나 제가 필요하지 다른 때 제가 필요하지 않잖아요. 이렇게 사람이 뭐든지 연락을 할 때는 거의 90%가 자기가 필요할 때 연락을 합니다. 그게 인간사회예요.

 

그런데 질문자는 그걸 기분 나빠하잖아요. 질문자가 어머니께 돈을 드린 것은 질문자의 일이고, 질문자가 아프면 그건 질문자 본인의 일이에요. 본인이 아프면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하잖아요. 지혜롭다면 ‘우리 어머니가 나를 믿으시는구나. 걱정을 안 하시는 것이 참 고맙다’ 이렇게 생각해야지요. 계속 전화 와서 울고불고 하면 질문자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어머니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해야겠지요. 걱정 안 해주니 얼마나 좋아요?(웃음) 

 


 

질문자는 지금 온갖 것을 섭섭해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면 질문자 고민은 고민할 거리가 아닙니다. 나이가 60이 넘어서 암이 있다는 건 너무 당연한 거예요. 나이 들면 무슨 암이 생겨도 하나씩 생기게 되어있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 혈관이 굳어지기 때문에 혈관 질환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요. 뇌경색이라는 것도 나이가 들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지인들의 부모님이나 내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 나이가 들면 아이들이 집을 떠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떨어지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당연한 일을 가지고 마치 본인한테만 인생에 큰 불행이 겹겹이 닥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네요.(모두 웃음)

 

만약 부모님이 영원히 안 돌아가시면 어떡합니까? 돌아가셔야죠. 천년만년 살 수 있을까요? 그리고 부모님이 아프다가 돌아가시면 좋은 점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저한테 ‘아이고, 죽을 때는 밤에 잠자듯이 죽었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라고 질문합니다. 그러면 제가 ‘안 돼요. 그럼 어르신 아들, 딸들이 어르신 때문에 너무 힘들어해요’ 이렇게 답변합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본인만 생각하면 그냥 죽으면 되는데, 자녀들을 생각하면 한 3년은 아프다가 죽어야 해요.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처음에는 엄마가 아프면 어쩌나 하는데 그러면서 병원에 한 3년 있으면 힘들어서 엄마의 병간호를 서로 미룹니다.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왜 빨리 안 죽나?‘ 하지요. 그때 딱 죽으면 자식들이 장례식 때 울지도 않습니다.(모두 웃음)

 


 

그런데 갑자기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면 울고불고 난리에요. 그래서 늙어서 아픈 건 자식들과 정을 떼려고 그러는 겁니다. 그건 자연스러움이에요. 그래서 조금 아프다가 돌아가셔야 해요. 통증이 있으니까 아플 수가 있지만 자식들을 위해서는 좀 아파줘야 해요. 옛날에는 자식들이 한 3년쯤 아파해야 정을 떼 주는데, 요즘 자식들은 효자라서 3개월만 아파도 정을 떼 줍니다. 오래 안 아파도 돼요.(청중 웃음) 

 

물론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 더 슬프긴 하지요. 아직은 병원에 계시니까 다음 주에 가서 병문안 하고 돌아오면 돼요. 

 

나이가 60이 다 됐는데 저렇게 인생에 대해서 모르네요. 본인한테 일어난 일이 본인에게는 하나 하나가 엄청난 일인 것 같지만 제가 들어봤을 때는 모든 인간이 겪는 일들이에요. 가을에 낙엽 떨어지듯 자연스러운 현상을 하나님이 본인만 미워해서 막 재앙을 주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자꾸 하면 종교인들이 그걸 이용해서 돈벌이로 써요. ‘삼재가 끼었다’, ‘굿을 해라’, ‘무슨 기도를 해라’, ‘천도재를 지내라’ 이렇게 하면서 접근해 옵니다. 여러분들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이용해서 보험 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거예요. 저도 돈을 많이 벌려면 그렇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질문자한테서 오늘 돈 좀 벌어볼까요?”(청중 웃음) 

 

“하하하. 감사합니다.”(질문자 웃음)

 

질문자가 박장대소를 하며 크게 웃었습니다. 근심걱정이 한 방에 날아간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청중들도 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했던 50대 여성분에게 다가가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활짝 웃으며 소감을 말해 주었습니다. 

 

“속이 후련해요. 그동안 제가 너무 유아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왔구나 느꼈어요.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구나 알게 된 것이 참 좋았어요. 또 부모님이 제가 아픈 것에 대해 반드시 신경을 써줘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말씀을 듣고 나서도 많이 가벼워졌어요.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저를 꼭 챙겨줘야할 이유는 없는 거잖아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한결 가벼워요. 너무 감사해요.”

 

질문자의 환한 웃음 속에서 홀가분해진 감정이 더욱더 묻어 났습니다.  

 

이 외에도 7명이 더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벌써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한 분은 스님은 어떻게 지혜와 통찰을 갖게 되었는지 질문했는데, 스님은 이에 대해 답변하면서 모든 경험을 공부거리로 삼으면 행복해질 수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괴로운 사람이 늘어나니 이런 강연을 들으려고 하거나 SNS로 구독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날 거예요. 이제는 여러분들도 자꾸 저한테 묻지 말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질 수 있어야 해요. 제가 하는 이야기는 조금만 살펴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모두 다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저는 늙어도 행복하게 살잖아요. 혼자서도 행복하게 살잖아요. 아무 자격증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잖아요. 몸이 안 좋아도 행복하게 살잖아요. 여러분은 스님이 강철 체력이라고 하는데 저는 어릴 때부터 골골 했어요. 지금도 아프면 약을 두 세 개씩 먹으며 견뎌요. 몸이 아픈 것도 공부꺼리입니다. 아픈 몸을 보고 ‘몸이 이렇게 작동하네, 저렇게 작동하네, 몸이 아프니까 정신이 이렇게 작동하네, 신경질을 내니까 소화가 안 되네.’ 이렇게 자각하는 것도 다 공부꺼리입니다. 제 몸 가지고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재밌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화가 확 날 때는 ‘아, 이걸 건드리니까 성질이 확 나는구나. 다른 건 이야기해도 웃더니 요걸 건드리니까 성질이 나네. 이것이 아킬레스건이구나.’ 이렇게 자각하는 것이 곧 나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엎어져도 공부꺼리고 자빠져도 공부꺼리예요. 그러니 뭐 하나 버릴 게 없습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자기 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감로와 같은 말씀에 청중들 모두가 큰 박수와 함성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각하며 나를 알아가라는 말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이어서 교회 밖 입구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에게 사인을 받으며 “스님 덕분에 많이 행복해졌어요”라며 인사를 했습니다. 

 


▲ 책 사인회

 

다음은 오늘 강연을 준비한 샌프란시스코정토법당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강연을 듣고 나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며 모두가 무척 보람있어 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정토법당 회원들

 

마지막으로 강연 총괄을 맡은 박일환님, 샌프란시스코정토법당 총무인 김명례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수고들 많이 했어요. 고마워요.”라고 감사 인사를 하며 악수를 건넸습니다. 

 


▲ 샌프란시스코정토법당 김명례 총무님과 강연 총괄자 박일환님

 

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샌프란시스코정토회 김영희님의 집에서 하룻밤을 머물렀습니다. 내일은 새벽 4시 30분에 숙소를 나와 6시 30분 비행기로 산호세 공항을 출발해 8시 30분에 시애틀 공항에 도착합니다. 시애틀에서는 오후 5시에 ‘Carco theatre’에서 해외 즉문즉설 20번째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 미국 JTS를 통한 두만강변 홍수 피해 긴급 모금이 미국 JTS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바랍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배너를 클릭하세요.

 


 

<북한 두만강 홍수 피해 인도적 지원을 위한 모금 참여 방법>

홈페이지 www.jtsamerica.org

이메일 jtsamerica.n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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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아직 어린나이지만.. 어려운질문에 스님이 어떤답변을 하실까 궁금했다가 나뭇잎이야기에 허를 찔려 울고말았어요 저도 어린마음으로 살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2016-10-22 02:05:56

박민기

스님 감사드립니다.
매일 접하는 법문 속에 저의 어리석음을 발견하곤
많은 가르침을 얻습니다.
짧은 법문속에 크신 가르침 감사드립니다.

2016-09-28 21:24:44

청원

자기를 관찰하여 연구하는 것이 불법임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불 노력 하겠습니다

2016-09-27 07: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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