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7.4 논매기, 전법활동가 법회, 공동체지부 공청회
“타성에 젖고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 어떡하죠?”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어제 봉사자들과 피를 뽑은 아랫논으로 갔습니다. 어제는 뜨거운 햇살 아래 울력이 너무 길어지자 봉사자들을 염려해 울력을 멈추었습니다. 가장자리에는 아직 피가 많았습니다. 스님은 장화를 신고 논으로 들어갔습니다.

스님이 풀을 긁는 긴 도구로 피를 긁어내면 행자가 뒤따라오며 피를 뽑아 논둑으로 던졌습니다.



모 가까이 붙어서 자라 긁히지 않는 피는 손으로 뽑아 던졌습니다.


물을 머금은 축축한 공기에 햇살이 점점 뜨거워졌습니다. 마을에서 이장님의 방송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아, 오늘 폭염주의보가 떴습니다. 야외활동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스님은 의자를 가져와 앉아서 계속 피를 뽑았습니다.



속도가 나지 않자 스님은 의자를 치우고 계속 피를 뽑았습니다.



“너무 덥네요. 이 정도면 됐어요.”

도구를 정리해두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했습니다. 오늘은 전법활동가 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주간반 전법활동가 법회

먼저 정토회 김은숙 대표님으로부터 신규 전법활동가 소개가 있었습니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년 간 진행된 ‘2차 전법활동가 신청자 교육’을 마치고 42명의 신규 전법활동가가 탄생했습니다.

1년을 꽉 채워 통일의병 교육까지 마치고 2021년 9월, 2022년 3월 불교대학 돕는이 실습도 두 번을 하며 더욱 단단한 수행자로 거듭난 2차 신규 전법활동가 42명을 영상으로 함께 만나 보았습니다.

모두가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열렬히 환영하며 앞으로도 꾸준한 수행과 활동을 이어나가길 기원해 준 후 스님에게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도 축하의 마음을 전하면서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소중한 42명의 신규 전법행자가 탄생한 오늘은 정말 기쁜 날입니다. 축하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

부처님께서는 평생 수행과 전법이라는 두 길을 가셨습니다. 그래서 정토회도 수행과 전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부처님 당시, 출가수행자는 수행과 전법에 집중하고 재가 수행자는 수행과 전법, 그리고 사회적 실천을 했습니다. 수닷타 장자와 같은 분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선사업을 했고, 베사카 부인과 같이 절을 짓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분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재가 수행자이기 때문에 자기 수행과 전법, 사회적 실천을 함께 해 나가야 해요. 이런 의미에서 전법할 수 있는 훈련된 사람이 탄생했다는 것은 정토회 발전에 큰 의의가 있는 일입니다. 세계 전법에 있어서도 전법행자 배출이 모든 일에 앞선다고 봅니다. 전법행자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전법행자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어서 지난 한 주 동안 스님의 하루를 영상으로 만나 보았습니다.

“지난 한 주 저는 ‘풀과의 전쟁’이라고 할 만큼 매일 풀을 베며 고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웃음)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것은 정말 보통 일이 아닙니다. 공동체 대중과 풀을 베다가 우리만으로는 도저히 끝낼 수 없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대중에게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부산과 울산, 대구와 경북지역 대중 70여 분이 오셔서 일을 거들어 주셨습니다. 함께 풀 뽑는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스님은 전법활동가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수행자가 해야 할 세 가지

“부처님의 가르침은 첫째, 내가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내가 주인이 되는 자세를 갖는 것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도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내가 돈을 많이 벌면 다른 사람이 적게 벌게 되고, 내가 번 돈을 세상 사람들에게 내어주면 내 돈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특별한 비법을 자기만 움켜쥐고 있어야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더 많은 사람이 알면 알수록 좋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내 손안에 숨겨진 스승만이 간직한 비법이란 없다!’라고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이 좋은 법을 이웃에 널리 전해 그들도 나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평생 실천하셨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후 45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전 인도를 돌아다니시며 괴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셨어요. 부처님이 열반하신 후에도 수많은 전법사들이 부처님의 정신을 계승하여 전 세계로 전법을 하러 나갔습니다. 법이 없는 곳에 법을 전하고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발하는 역할을 했어요.

여러분은 모든 것을 버리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출가수행자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재가수행자이므로 세상을 정의롭게 하는 활동도 함께 해야 합니다. 세상에 전쟁 없이 평화가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모든 사람에게 기본 생존권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굶주리는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먹여야 합니다. 병이 들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배우지 못하면 기본교육은 받을 수 있도록 돌봐야 합니다. 이렇게 사회에 대한 기본적 정의관을 갖추어야 합니다. 사람을 인종, 남녀, 계급, 종교 등의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인간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우리는 차별이 없는 ‘인권’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어떤 사람도 태어난 조건 때문에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은 이미 2600년 전에 ‘계급차별, 성차별은 잘못된 것이다. 태어남에 의해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은 없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모두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재는 점점 차별이 없는 세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또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끝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상대가 욕을 해도 웃는 자세를 보여 주셨어요. 과거와 달리 세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비록 전쟁에서 만난 적일지라도 부상하면 치료해줘야 하고, 포로는 보호하고 전쟁이 끝나면 돌려보내야 합니다. 적국 사람이라도 전쟁 당사자가 아니면 공격하지 않아야 해요. 인도적 단체나 병원, 학교와 같은 기관은 폭격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런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비록 현실에서 대립하는 나라의 사람들이라도 굶주리고 병들면 먹여주고 치료해줘야 합니다. 옛날에는 이런 것이 성인의 가르침에 그쳤지만, 오늘날에는 현실에서 조금씩 실현되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성질이 나면, 대립하는 나라의 사람들의 인도적 지원에 반대합니다. 특히 종교인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볼 때면 그들이 어떤 종교적 신념을 가졌는지 의아하죠. 우리나라에도 천만 불교인이 있다고 하는데, 그들이 정말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부처님을 찾고, 불상을 세우고, 큰 절을 짓고는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죠. 지위가 높아지거나 돈이 많아지는 것을 복이라고 생각하는 불교인은 부처님의 출가 정신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입니다.

사람은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그러한 종교를 믿거나 행동을 따라 하지 않으면 되지 그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 또한 자신의 신념대로 사는 거니까요. 어리석음은 결국 자신을 괴롭히고 세상에 큰 고통을 안겨 줍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모임을 할 때, 음식이 부족하다면 조금씩 나눠 먹으면 됩니다. 그러나 오늘의 세상은 어떻습니까? 식량이 부족해지면 다국적 기업은 오히려 식량을 매점매석해서 식량 가격을 더욱 폭등시킵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더욱 굶어 죽을 위기에 내몰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다국적 회사에 취직해서 높은 월급 받으며 생활하면 아주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엄격히 말하면 이건 범죄에 해당합니다. 오늘날에는 이런 범죄를 성공으로 보는 가치관이 팽배해 있습니다.

절에 다니고 불교를 믿는다고 다 불자가 아닙니다. 수행자가 해야 할 일은 첫째, 어떤 경우에도 자기 인생이 괴롭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해야 합니다. 둘째, 이 좋은 법을 널리 전해 다른 사람들 또한 괴롭지 않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셋째, 이 세상의 부정과 불평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으며, 더 나아가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런 수행자의 길을 걸어가는 정토회의 전법행자가 된 것에 자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후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전 신청자 없이 즉석에서 자유롭게 궁금한 점에 대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보왕삼매론과 계율에 대한 여러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오후 1시에는 하반기 정토경전대학 학사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공동체 법사단을 비롯해 담당 실무자들과 함께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정토경전대학의 교과목으로 대승불교, 금강경, 반야심경, 법화경, 화엄경, 육조단경, 한국불교, 세계불교에 대해 강의를 하기로 하고, 여기에 실천 활동과 즉문즉설은 어떻게 수업일수에 포함시킬 것인지 논의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오후 3시에는 인도 성지순례 준비팀과 온라인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현재 많은 회원들이 참가 신청서를 냈는데 어떻게 참가자 선정을 할지, 세부 일정과 숙소는 어떻게 할지, 꼼꼼하게 점검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쉴 틈도 없이 곧바로 오후 4시부터는 공동체지부 공청회에 참석했습니다. 10월에 개최될 INEB(참여불교 세계대회) 일정과 공동체지부의 역할에 대한 브리핑이 있은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2차 만일결사의 공동체 사업 방향과 위상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토론 내용 중에는 제2공동체를 만들자는 구상에 대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질문과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스님도 이에 대해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농업공동체도 있고, 신앙공동체도 있지만, 우리는 수행공동체입니다. 그래서 휴일 없고, 휴가 없고, 월급 없다는 세 가지 원칙에 근거해서 모두가 수행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중에는 ‘지금 이대로 좋다’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개중에는 ‘이런 부분만 좀 개선되면 한평생 이곳에서 살아볼 수 있겠다’ 이런 마음을 갖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제2공동체를 만들지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이것만 허용해 주면 나는 한평생 여기서 살겠다

제2공동체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여러분 스스로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해요. ‘이것만 허용해 주면 나는 한평생 여기서 살겠다’ 이런 제안들을 여러분이 구체적으로 해줘야 그 정도는 출가 공동체 안에서 계율만 조금 바꾸면 되는 일인지, 그것은 출가 정신에서 벗어나는 일인지, 판단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중에 출가 공동체 안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들은 제2공동체를 새로 만들어서 수용해보자고 결정을 내릴 수가 있다는 거죠.

대중들 중에서도 모든 것을 버리고 공동체에 들어오겠다고 한다면 지금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공동체 대중과 한 방에서 사는 것은 어렵고, 방을 따로 하나 주면 내가 밥 해 먹으면서 하루 종일 출근해서 정토회를 위해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요즘은 나이가 들면 국가에서 연금을 주니까 노후 걱정할 일도 없고요. 이렇게 밖에 사는 대중들의 경우에는 재가자에서 출가자 쪽으로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옮겨오는 것이니까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 사는 사람이 제2공동체에서 살기를 원할 경우에는 기존의 계율을 허물어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하니까 여기에는 많은 토론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려면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우리가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 정작 같이 사는 사람들조차 행복하게 못 한다면 안타까운 일이잖아요. 출가 정신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수용해서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 제2공동체입니다. 그러니 자꾸 개인적으로만 고민을 안고 있지 말라는 거예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고, 사람이 사람답게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

눈앞에 작은 욕구에 사로잡히지 말고, 조금 더 긴 시간이 흐른 후 되돌아봤을 때도 ‘그 정도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러 가지 의견들을 모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욕구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지구 환경을 살리는 실천을 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작은 기여라도 하면서 살고 있잖아요. 혼자 힘으로는 어려우니까 함께 모여서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저는 여러분이 ‘우리가 이건 좀 바꿔봅시다’ 하고 어떤 제안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이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을 지금 찾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꿈을 안고 이 정도의 규모로 모여 있는 공동체가 거의 없어요. 한 사람 한 사람만 보면 다들 어렵고 힘든 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는 정토회가 거의 유일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 자신이 소중한 줄 알았으면 해요.

공동체의 미래는 누가 정해주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은 자꾸 ‘지도법사가 정해주어야 한다’, ‘법사단이 정해주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여러분들부터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내가 요구하는 것이 환경 실천의 원칙, 절대빈곤 퇴치의 원칙, 갈등 극복의 원칙, 마음의 평화와 행복이라는 원칙에 부합한다면 무엇이든 같이 의논해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2차 만일결사의 방향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도 내고, 설계도 해보고, 토론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지금보다는 더 나은 공동체를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의 정리 말씀을 끝으로 다음 모임 일정을 확정한 후 공청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저녁반 전법활동가 법회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전법활동가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오전처럼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맞이하는 환영식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신규 전법활동가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한 후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저녁에도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그중 청년 활동가는 점점 타성에 젖어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올 때 어떤 관점을 잡아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타성에 젖고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 어떡하죠?

“처음 소임을 맡았을 때는 일을 익히느라 정신없기도 했지만, 뭔가 보람된 느낌과 주인의 자세로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보상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수행 삼아 일을 했고, 그 과정 자체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일이 익숙해지고 반복이 되면서 타성에 젖기도 하고, 지루하고 하기 싫은 마음도 올라옵니다. 이 일이 좋은 일이고, 수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지만, 타성에 젖어서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올 때는 어떤 관점을 잡고 활동해야 할까요?”

“좋다는 느낌은 항상 감퇴합니다. 어떤 이가 나에게 매달 돈 백만 원을 주면 처음에는 좋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좋음이 감퇴해요. 시간이 더 지나면 ‘아직도 백만 원이야?’ 하면서 오히려 불평하게 됩니다. 좋음에 집착해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재미가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재미는 감퇴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재미를 넘어서서 의미를 찾아 일해야 합니다. 처음엔 재미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를 찾는 걸로 전환해야 해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다 보니 계속 재미를 찾게 되기 쉽고, 그러면 앞서 말한 것처럼 재미가 점점 감퇴해서 나중에는 불평까지 하게 되는 결과가 필연적으로 닥치게 됩니다.

재미를 의미로 바꾸는 방법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가령 농사를 지을 때도 계속 재미있을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냥 하게 되는 거예요.” (웃음)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진행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답변까지 한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오니 운동장에는 예쁜 초승달이 떠 있었습니다.


내일은 논에서 피를 뽑는 일을 한 후 저녁에는 정토불교대학 인간 붓다 제10강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9

0/200

선주행

왜 한 가지 보직을 꾸준히 하게 하지 않고, 순환시키는지 알겠습니다.
일에 집착하고, 재미에 빠져 불평과 지루함으로 가는 것을 경계하겠습니다.
그냥 하는 것을 공부삼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2022-07-17 11:45:40

최원희

법륜스님의 농사일이라하는것은 소꿉장난에 불과하지요 농사라고해서는 안될듯합니다

2022-07-14 02:50:53

최원희

휴일도 휴가도 생활비도없이 살아야한다ᆢ고난이네요 무엇을 얻을수있을지 무얼위해 그리살아야하고 누구를위한 공부인지ᆢ

2022-07-14 02:49:01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