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부천법당
코로나 속에서 더욱 꽃피운 소임

2020년 한해는 코로나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정토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정토회 봄 불교대학은 오프라인 수업으로 시작했지만, 도중에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습니다. 불교대학 담당자들은 처음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혼란을 겪었던 1년 동안 부천법당 봄 불교대학을 진행한 세 명의 담당자와 반장의 마음이 어땠는지 들어보겠습니다.

한평 더 넓어진 마음 - 성현래 님

전에 불교대학 부 담당을 두 번 했습니다. 부천법당과 소사법당이 분리되었을 때, 주간반 불교대학 담당자 할 사람이 없어서, 다음은 제 차례 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진행자로서 정회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 급하게 깨달음의 장1도 다녀오고, 부 담당으로 진행한 경험도 있었기에 소임을 가볍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입학식이 코로나로 미뤄지는 상황에서 막연한 불안감과 학생들에게 이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일정이 계속 미루어지면 불교대학 후반부에 힘들어질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수업 중에 (윗줄 왼쪽 성현래 님)
▲ 온라인 수업 중에 (윗줄 왼쪽 성현래 님)

드디어 입학식을 했는데 경험이 없는 온라인 진행에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졌을 때 몇 번 법당에서 수업했는데, 마스크를 써야 해서 학생들이 조금 불편해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표정을 다 볼 수 있었는데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이야기하니 표정을 볼 수 없어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수업도 좋은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당에서 진행할 때는 주간반은 주부가 많아서 수업이 끝난 후 소소한 대화나 밥도 같이 먹으면서 빨리 가까워지고 돈독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이 아쉬웠지만, 졸업할 때 보니 그것 또한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조별, 반별 활동을 주말에 했는데 저는 주말에 일정이 많았습니다. 부 담당자에게 부탁했더니, 단 한 번도 ‘싫다’라고 한 적 없이 끝까지 함께 마무리해주어 고마웠습니다. 반별 활동하면서 제가 진행을 2번 맡았는데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마지막 졸업 갈무리 진행할 때는 잘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어서 더 재미있게 진행했습니다.

저는 불교대학을 불교 공부하러 왔었습니다. 그전까지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특별하게 큰 걱정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만 편하게 지내는 것이 아닌가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내는 불교대학 학생들을 보면서 제가 불교대학, 경전반 다닐 때 보다 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들으면서 정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 때 보다 담당을 하면서 나누기할 때 한마디 한마디 새기면서 들었습니다. 부 담당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1년 동안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정말 복 받은 한해였습니다. 담당자를 하면서 마음이 한 평 더 넓어진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적극적인 학생들과 함께 한 성장 - 허경옥 님

저는 처음에 스텝으로 수업에 참여했는데 담당자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담당자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담당자를 하게 되어서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처음 스텝으로 수업에 참여했을 때도 불교대학 학생들이 이야기를 더 잘해서 제가 자격이 없는데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수업하고 나누기를 하면서 처음 도반을 만났지만, 나누기하면서 울컥하시는 분도 있고 해서 역시 현장이 마음이 더 잘 전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법당에서 허경옥 님
▲ 법당에서 허경옥 님

코로나 상황이 점점 더 안 좋아 온라인으로 수업하게 되었습니다. 수업하기 전 저 혼자 화상방에서 학생들을 기다릴 때 두근두근 긴장되었습니다. 오히려 한 명씩 학생들이 들어오면 괜찮아지고, 학생들을 보면 반갑고 좋았습니다. 저는 핸드폰으로 진행했는데,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진행을 하려니 힘들었고, 출석 확인을 바로 할 수 없어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법당 가는 시간이 절약되어 좋았습니다.

조별, 반별 활동을 하면서 스님과 법사님 법문을 듣고 학생들이 좋아했습니다. 조원들이 적극적이어서 법사님에게 질문도 적극적으로 하고, 조별로 발표를 해야 할 때 아이디어도 학생들이 내서, 각자 분야별로 맡아 진행했습니다. 그런 부분이 감사하고 오프라인으로 수업했으면 더 잘했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반별 활동 끝나고 나서 조별 나누기할 때 ‘우리 조에 오니깐 편안하고 좋네요.’라고 들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조별, 반별 활동을 주말에 해서 남편이 주말에 집에 와서 지방에 내려갈 때 인사도 못 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저는 온라인으로 진행을 해서 조금 덜 부담감을 가지고 끝까지 할 수 있었고, 학생 도반들을 잘 만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수업 중에 제가 실수하고 잘못해도 학생들이 ‘ 항상 괜찮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어 감사합니다. 앞에 나서서 하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더 좋은 분이 이끌어주었으면 더 많은 졸업생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학생분들이 더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3월 2일까지 오픈특강을 했는데 학생들이 끝까지 해주어 감사하다고 이야기해서 고마웠습니다. 제가 할 수 있을 만큼 끝까지 한 거 같아서 지금 마음은 좋습니다.

업식을 이겨내며 - 신현정 님

저는 2019년도 봄 불교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에 불교대학 담당자를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 선뜻 한다고는 하지 못했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고 하기 싫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 담당자에 대한 고마움과 호기심으로 담당을 맡았습니다.

불교대학 홍보중 님 신현정 님
▲ 불교대학 홍보중 님 신현정 님

자신감이 없었던 저는 교육도 좀 받고, 준비도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오프라인 교육도 취소되고, 입학식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불안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드디어 입학식을 했습니다. 입학식 당일, 회사에서 외근을 나갔는데 하필 타이어에 구멍이 났습니다. 일찍 퇴근하고 입학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걱정이 컸습니다. 다행이 시간에 맞춰 도착했고, 전 불교대학 담당자분이 도와주어서 입학식을 잘 마쳤습니다. 그때 오히려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계속 긴장했을 텐데 준비 시간이 짧았던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오프라인 수업을 했는데 그때 불안한 마음에 수업에 집중을 잘 못했습니다. 마음 나누기를 하는데 사람 눈을 잘 못 마주치는 저는 온라인 수업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는 코로나 덕분에 끝까지 담당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상으로 하니 학생들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나서 수업 중에 학생들이 한 명씩 카메라를 끄고 수업을 듣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꼭 해야 하는 말을 잘 못해서, “카메라 켜주세요.”라는 말을 안 하고 속으로 학생들에게 섭섭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조별 활동하면서는 “조별 활동할 때만큼은 카메라를 켜 주세요.”라고 하면서 한동안 학생들 얼굴을 못 보고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법사님께 질문했습니다. 법사님이 가볍게 이야기해보라고 해서 학생들에게 가볍게 이야기했는데 학생들이 다 카메라를 켰습니다. 제가 지레짐작으로 거절하면 어떡할까 걱정을 했는데 '이게 다 제대로 말 안 한 내 잘못이구나. 담당자 하기 나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참회했습니다.

제 업식중 하나가 마무리를 잘 못하는 건데 거의 막판에 너무나도 담당자가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한주 수업을 빠지고, 그다음 주 수업에 들어갔는데 학생들이 얼마 안 남았는데 같이 하자는 말에 감사했습니다. 그 고비를 넘기고 졸업 갈무리에 참여했는데 학생들이 졸업 소감 발표하는데 뭉클했습니다. 제가 불교대학 졸업할 때보다 더 따뜻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불교대학 담당자를 하면서 행복에 대한 관점을 잘 못 잡아서 학생들에게 뭔가를 하라고 할 때 적극적으로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수행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부족한 담당자를 만난 거 같아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 인터뷰하면서도 말 더듬고 이러는데 정토회가 아니면 어디서 진행자를 시켜주겠나 생각합니다. 담당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경험이 많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수업하면서 사용했던 화상채팅기술도 개인적으로 쓰는 일이 생겨서 역시 정토회가 앞서가는구나, 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당자로서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끝까지 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널리 널리 부처님 법을 나눌 수 있기를 - 허남희 님

영양 꾸러미 울력 중인 허남희 님
▲ 영양 꾸러미 울력 중인 허남희 님

봄 불교대학이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전면 전환하기 전에 담당자들과 학생들에게 전면 온라인 전환에 대해서 설문했는데, 부천법당은 오프라인을 좀 더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법사님하고 정토회 대표님하고 의논하면서 우리는 오프라인 수업에 요구가 높은 것을 반영해서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하자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저희 외에 아무도 오프라인으로 가겠다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이어서 결국 온라인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봄 불교대학은 기존 오프라인 수업하는 방식을 그대로 옮겨 진행을 했고, 가을 불교대학은 완전히 새롭게 온라인으로 개편되어 봄 불교대학과 가을 불교대학이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그래서 봄 불교대학 담당자들과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고 나서 법당 오고 가는 시간도 절약되고, 이방, 저 방 가는 것이 1분만으로도 가능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회의나 행사 등 시간만 있으면 다 참석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저는 반장으로 봄 불교대학 조별 활동, 반별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졌을 때, 조별 활동을 오프라인에서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같이 JTS영양꾸러미 울력을 같이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봄 불교대학은 반별 활동하기 전에 회의를 많이 하고 가을 불교대학보다 좀 더 담당자들과 같이하는 것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반별 활동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경주 남산순례를 온라인으로 하니깐 스님 설명을 잘 들을 수 있고, 법문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프라인으로 했으면 도반들과 다니는 재미는 있지만, 스님 설명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으로 하니 설명에 집중할 수 있어서 또 다른 감동이 있었습니다.

담당자 회의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신현정 님, 허경옥님, 성현래 님, 허남희 님
▲ 담당자 회의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신현정 님, 허경옥님, 성현래 님, 허남희 님

봄 불교대학 담당자들을 잘 챙기지 못한 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마무리 잘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한 번 더 이 좋은 일을 맡아 널리 널리 부처님 법을 나눠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천 봄 불교대학 담당자들은 인터뷰하면서 인터뷰할 자격이 없는 거 같다고들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코로나 혼란기 속에서 1년 동안 봄 불교대학 담당자 자리를 끝까지 맡아주어서 대단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인터뷰하면서 불교대학 담당자들에게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정리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글_신현정 희망리포터 ( 부천 정토회 부천법당 )
편집_임도영 (광주 정토회 )


  1.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전체댓글 11

0/200

월광


허남희님 신현정님 허경옥님 성현래님과 부천법당 도반님들 참 고맙습니다. 님들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2021-05-28 21:51:03

자재왕

부천법당
2018,2019년 오프라인으로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따뜻했던 도반님들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타향에서 반 친정같은 곳입니다. 도반님들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1-03-21 07:09:34

나부터

말씀 감사합니다.

2021-03-19 20:08:36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부천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