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통영법당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안다

통영법당 2020년 봄경전 주간반은 네 명의 학생과 한 명의 봉사자가 온라인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수업을 합니다. 지금까지의 출석률 90%, 전원 발심행자 및 정회원, 10-1~3차 전원 입재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정토행자 이혜숙, 손미향, 전순자, 엄금숙 님의 가볍고 편안한 수행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환경물품 만들기(왼쪽부터 엄금숙, 이혜숙, 전순자, 손미향 님)
▲ 환경물품 만들기(왼쪽부터 엄금숙, 이혜숙, 전순자, 손미향 님)

뜨거운 눈물 두 사발 - 이혜숙 님

2016년 봄, 아버지께서 머리를 심하게 다치면서 받은 충격과 가족 간의 갈등으로 아주 힘들었습니다. 정토회에 다니고 있던 이모부의 추천으로 2017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1년간은 법문도 와 닿지 않았고, 제 상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법당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 도반들, 선배들과 같이 법문 듣고 제 마음을 나누기하는 것 자체가 많은 위로를 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현실에 짜증 나고 힘들었지만, 일주일에 한 번 법당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 엄마에 대한 원망이 싹 사라졌습니다. 엄마는 당연히 나를 따뜻하게 감싸줘야 하는 사람인데 그러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미워하고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웠던 시절 그것이 엄마의 최선임을 이해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내가 깨달으니 세상이 달라졌고, 큰 문제가 해결되니 다른 것은 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세상살이가 가벼워졌습니다.

이혜숙 님(JTS 거리모금)
▲ 이혜숙 님(JTS 거리모금)

지금은 20년 봄 경전반 학생이면서 모둠장, 가을경전 스텝을 하고 있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 한동안 일이 너무 많아 이사를 가버릴까? 출산하면 일을 안 시키겠지? 갖가지 도망갈 방법을 공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고비마다 깨닫고 느끼는 게 있음을 압니다. 싫다, 무겁다는 생각의 일이 올 때마다 주어지는 대로 편안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이유가 눈먼 자를 눈뜨게 해주기 위함이듯이 일체중생에게 베풀어야 함을 압니다.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정토행자가 되겠습니다.

두 발을 다 담그다 - 손미향 님

불교대학에서 먼저 공부하고 있던 딸이 등록해주었습니다. 자주 충돌하던 딸이 정토회에 다니면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호기심과 신뢰가 생겨 입학을 허락했습니다. 사실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서 출석에도 졸업에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입학한 도반들이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제 마음도 서서히 변했습니다.

불교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도반님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경전반에 입학했습니다. 1년 반 동안 가족이나 남들은 저의 변화를 잘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 자신은 많이 변했음을 느낍니다. 저는 모든 일에 한발만 걸치고 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련 없이 발을 빼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토회도 그래야지 했는데 지금은 두 발을 다 확실히 담그고 있습니다. 항상 제가 옳다고 생각해왔고 '내가 옳기 때문에 남편과 아이들이 나에게 맞춰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고, 법문도 들으면서 그 생각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지금은 상대를 이해합니다. 가족과의 관계가 많이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이해할 수 있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손미향 님(지렁이 엄마)
▲ 손미향 님(지렁이 엄마)

모둠에서 환경 꼭지를 맡으며 지렁이 엄마였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지금은 행복학교 홍보 꼭지를 맡았습니다. 10-3차 입재식 참석 이후 수행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갖게 된 저를 보니 기쁩니다. 간절함이 없던 제가 싫은 마음 내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도 딸과 도반들의 덕입니다. 인연 따라 제가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예”하고 힘을 보태면서 정토행자로서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진정한 주인된 삶 - 전순자 님

제 가정의 평화와 복을 빌기 위해 절에 다녔습니다. 절에 다니면서도 불교에 대해 모르니 답답했습니다. 그러다가 법륜스님의 쉽고 명쾌한 즉문즉설을 듣고 정토회를 만나 통영법당을 방문했습니다. 깨끗하고 밝은 법당과 총무보살의 첫인상이 좋아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이 좋고, 법문도 마음에 와닿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평소 제가 옳다는 생각과 말을 가족에게 자주 했습니다. 대화하다가도 꼬투리를 잡아 싸움이 되고 상대를 탓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 과거에 집착하는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았고, 미워하고 원망하고 남 탓하던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상대방이 그 순간은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임을 이해했습니다. 제행무상임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현실에서 써먹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다 정토회 덕분입니다.

왼쪽 전순자 님(법당에서)
▲ 왼쪽 전순자 님(법당에서)

지금 발심행자 수습과정 중입니다. 피곤하면 쉬고, 배고프면 밥 먹듯이 수행도 제 생활의 일부입니다. 욕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꾸준히 평생 수행정진 하는 것이 수행자로서의 목표입니다. 더불어 “자신이 주인되는 삶을 살아라”라는 말씀을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남에게 기대고 바라는 삶이 아닌 오히려 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베푸는 주인 된 삶을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배움이 있을까 - 엄금숙 님

평소에 절에 다니고 있었지만, 불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불교 공부를 정식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지인의 권유로 2018년 가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정토회를 알기 전에는 저를 많이 내세워서 상대와 부딪히는 일이 많았습니다. 법문을 듣고 깨달음의 장에도 다녀오고 수행하면서 경계에 부딪히면 알아차리는 중입니다. 감정이 요동치려고 할 때 저를 알아차리니 몸과 마음이 더없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상대방도 저의 변화를 보면서 같이 긍정으로 변하고 있으니 정말 정토회 효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문명을 접하게 되어 배움에 설렙니다. 수많은 봉사자들이 고생해서 만들어 준 커리큘럼대로 의심 없이 잘 따라하기만 하면 공부도 하고 수행 봉사도 할 수 있습니다. 정토회 시스템에 이보다 더 좋은 배움이 있을까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엄금숙 님(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에서)
▲ 엄금숙 님(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에서)

불교대학과 경전반 공부를 하면서 같이 공부하던 도반들도 큰 힘이었지만 봉사자들의 헌신에 감동하였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망설임 없이 정회원이 되고 모둠활동을 하면서 저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좋습니다. 공양간 담당과 봄 경전반 스텝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에 임하면서 남들만큼 잘해 보겠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 일이 주어지는 대로 욕심 없이 제 밥그릇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합니다. 저의 행복을 남들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히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왼쪽부터 이혜숙, 조성현, 전순자, 손미향 님)
▲ 불교대학 졸업식(왼쪽부터 이혜숙, 조성현, 전순자, 손미향 님)


통영법당 봄경전 주간 교실 꼭지를 맡고 있어 매주 온라인으로만 보다가 도반들을 만나니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편안하고 유쾌하게 그때는 몰랐고, 지금 알게 된 행복 이야기를 풀어준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개인 사정으로 같이 못 하신 조성현 도반도 정토행자의 하루 통영 법당 주인공으로 인터뷰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글_정현경 희망리포터 (진주정토회/통영법당)
편집-조미경(김해정토회/김해법당)

전체댓글 7

0/200

정나라

귀한글 잘 봤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네분 너무 아름다우세요^^

2020-10-28 20:13:13

덕연화

이쁜 보살님들
이쁘게 수행 봉사도 잘하시고
이쁜 도반님들 입니다 ^~~^

2020-10-27 18:52:33

호롱불

정말 도반이 최고네요. 네분 모두 아름답습니다.

2020-10-27 18: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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