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통영법당
방황하던 삶에서 행복한 수행자로

방황하던 날에 정토회를 알게 되어 깨달음의 장, 불교대학 입학, 인도성지순례, 백일출가를 끝내고 지금 봄경전반에 재학중인 통영법당 이정윤 님의 수행담입니다.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부모님을 원망하고 인생을 비관하던 마음을 이해와 감사의 마음으로 바꾸고, 나아가 어머니께 전법하여 같이 행복의 길을 걷고 있는 이정윤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2018년 봄볼교대학 입학식에서(앞줄 왼쪽 첫 번째)
▲ 2018년 봄볼교대학 입학식에서(앞줄 왼쪽 첫 번째)

상처투성이인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는 항해사여서 배를 타야 했고, 어머니는 어린 남매를 혼자서 돌볼 수가 없어서 저와 남동생을 외갓집에 맡겼습니다. 어머니는 사회생활을 더 좋아하셔서 저에게 무관심했고 가끔 오시는 아버지는 저에게는 산만하다며 항상 혼을 내는 반면 남동생을 편애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아버지는 무서운 사람, 어머니는 무관심한 사람이라 여기며 부모님을 미워했고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서적으로 불안했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던 제가 체육대학 진학을 목표로 육상대회를 나갔을 때 긴장감에 부정 출발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많은 관중 앞에서 제 뺨을 때렸고 저는 그 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해 체육대학에 입학을 했지만 2주에 한 번꼴로 선배들은 군기를 잡는다며 육체적, 언어적 폭력을 가했습니다. 큰 두려움과 실망감으로 원하던 대학의 상이 깨졌고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다른 대학교에 다시 입학했으나 부모님 대신 마음을 의지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면서 또 상처를 입고 방황이 계속되었습니다.

방황해도 괜찮다고?

부산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 기대에 차지 않았던 어머니는 제가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길 원했고, 남들은 대학을 졸업할 나이에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편입했습니다. 어머니의 기대감을 충족 시켜 주었다는 기쁨도 잠시뿐 서울에서의 생활은 외로움과 공허감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었고 가족들은 각자의 삶으로 바빠 저의 외로움을 알아차릴 수 없었습니다.

우울감이 저를 지배하여 매일 울고 부정적인 생각이 끊이지 않는 불행한 날들이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학교가 끝나면 서점에 들러서 심리학, 종교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불교 서적 코너에 있는 법륜스님의 “방황해도 괜찮아”를 발견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정신없이 방황하고 있던 저에게 건네는 말인 듯 커다란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 길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토크콘서트를 찾아다녔고 스님의 법문을 접하며 제 마음을 조금씩 알아차리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인도 성지순례 중 바이샬리에서(왼쪽 두 번째 이정윤 님)
▲ 2019년 인도 성지순례 중 바이샬리에서(왼쪽 두 번째 이정윤 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

이때 <깨달음의 장>을 알게 되어 다녀왔고, 2018년 통영법당 봄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고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수행이 부족해 자신을 괴롭히는 업식은 여전했습니다. 일도 가족도 스트레스이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생각에 늘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법당에 가는 날이면 편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 마음이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부총무님을 비롯한 도반들과의 새벽 정진은 제 마음을 알아차릴 좋은 기회였고 큰 기쁨이었습니다.

인도성지순례를 너무나 가고 싶었고, 다녀와서는 상처받은 인생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부모님을 원망하며 살던 제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자랐는지, 얼마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지 알게 되어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감사의 마음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수행정진을 더 확실히 하고 싶어 백일출가도 다녀왔습니다. 만 배를 하면서도 힘든 줄 몰랐고 출가 생활과 바라지를 하면서 어떤 일이든 “예”하고 할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9년 백일 출가 회향식에서 묘수법사님과 함께
▲ 2019년 백일 출가 회향식에서 묘수법사님과 함께

엄마 아빠 같이 행복해져요

통영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게 되면서 사사건건 부딪혔던 관계도 정토회를 만나 변했습니다. 무서운 사람이라는 아버지에 대한 관점도 바뀌어서 아버지가 처한 가장으로서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감사와 참회의 마음으로 아버지께 매끼 식사를 차려드리고 있습니다. 퇴근하면 방에 틀어박혀서 술과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가족들에게 짜증만 내던 제가 새벽 정진과 JTS 거리모금 활동, 불교대학 홍보활동도 했습니다.

술도 끊으면서 밝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제 모습에 이 절 저 절,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기를 즐기던 어머니도 정토회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을 권유하였고 선뜻 받아들였습니다. 어머니의 성향을 안다고 생각했기에 사실 졸업까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백일출가를 간 동안 어머니는 <깨달음의 장>에 다녀왔습니다. 도반들과 JTS 거리모금활동도 열심히 하며 즐거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무척 의외였습니다.

어머니를 전법한 것으로 마치 백 명을 전법한 것처럼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저와 같이 2020년 봄 경전반 도반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여러 가지 갈등이 있지만 정토회를 만나 어머니는 저에 대한 집착과 기대를, 저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조금씩 내려놓고 같이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통영 강구안 JTS 거리모금 활동(왼쪽 첫 번째 이정윤 님)
▲ 통영 강구안 JTS 거리모금 활동(왼쪽 첫 번째 이정윤 님)

이젠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로

코로나 19로 인하여 백일출가 바라지를 비롯한 거리모금 등 봉사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백일출가에서 저에게 주어진 숙제를 빨리 끝내고 다른 소임도 맡아 통영법당 도반님들과 함께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이 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저처럼 한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사람, 어려운 사람들에게 보시, 봉사를 실천하며 행복을 전하는 정토행자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백일출가 회향 후 가족여행에서 어머니와 함께
▲ 백일출가 회향 후 가족여행에서 어머니와 함께


인터뷰 하는 동안 어린 시절 상처가 떠올라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지만 정토회 덕분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며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내 주셨습니다. 관점을 전환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어머니를 전법한 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이정윤 님은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

글_ 정현경 희망리포터(진주정토회 통영법당)
편집_ 이종명(전주정토회 전주법당)

전체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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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리

감사합니다🙏

2020-07-05 13:45:53

박여주

항상응원합니다♡ 제 도반님♡ 끝까지 함께해요~

2020-06-28 00:51:46

최연석

오! 달리기를 잘 하셨군요! 저도 달리기 좋아하는데! ㅎㅎ

2020-06-20 12: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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