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 통영법당에서는 그간 총무님이 맡고 있던 소임을 나누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했습니다. 새롭게 소임을 맡게 된 새내기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조덕숙 님 (16기 경전반/저녁 담당자)

경전반 학생으로 공부하며 담당자 소임을 함께 했습니다. 도반들이 저보다 나이도 많고, 인생 경험도 많으신 분들이라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에도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그냥 해보자’, ‘내가 주인 되자’ 고 돌이켜 마음먹으니 담당이라고 그리 힘든 것도 없었습니다. 수업이 있는 날, 조금 일찍 법당에 가서 준비하니 일도 수월해지고 도반들도 동네 언니, 오빠처럼 편안해졌습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정선옥 총무님, 도반들과 생활하다 보니 어느새 졸업할 때가 되었습니다.

‘불수자성 수연성(不守自性 隨緣成)’이란 글귀를 좋아합니다. ‘자유로운 삶이란 결혼하면 둘이라서 좋고, 아이가 있으면 귀여워서 좋고, 없으면 배짱 편해서 좋고, 혼자 있으면 수행하기 좋고, 여럿이 있으면 포교하기 좋고, 집에 있으면 편리해서 좋고, 산에 있으면 공기 좋아 좋고, 돈이 있으면 보시할 수 있어 좋고, 돈이 없으면 수행할 수 있어 좋듯이 어떤 인연에서도 걸림이 없는 삶이다.’라고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라고 할 것이 없으며 인연 따라 잘 쓰이는 삶을 살겠습니다. 함께 한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부처님 법 만난 것을 기뻐하며 꾸준히 정진하겠습니다.

김지해 님 (통영법당 회계담당·희망리포터, 2016년~)

29기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법당의 일을 도와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 일이다’라는 책임감 없이는 힘들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의 운영이 체계적이고 투명하다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회계를 배우면서 입금표 한 장, 개인정보가 적힌 종이 한 장도 철저하게 관리하는 일 처리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소임에 대한 부담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투명하게 일 처리하는 정토회의 모습이 참 좋다.그래, 그래서 내가 정토회에 다니는구나’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아직 부처님 법을 확연히 알지 못하지만 제 마음이 편해지고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일과 수행의 통일! 꾸준히 하다 보면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조급함 버리고 더디 가더라도 꾸준히 가겠습니다.

지화자~ 통영법당(위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덕숙 님, 김명숙 님, 황성혜 님, 김지해 님)▲ 지화자~ 통영법당(위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덕숙 님, 김명숙 님, 황성혜 님, 김지해 님)

김명숙 님 (30기 정토불교대학/저녁 담당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 될 노화, 질병, 외로움 등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싶어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처음 마음을 유지하지 못하고 겨우 졸업했습니다. 29기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도반들과 경전반에 진학할 것인가, 30기 정토불교대학 담당자를 맡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였지만 법당 일에 도움도 주고 미진했던 공부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담당자 소임을 선택했습니다.

불교대학 담당자이지만 아직은 많이 헤매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수행이 기본인 단체인데, 수행의 필요성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고 수행도 꾸준히 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힘듭니다. 매주 화요일이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 졸업까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서 흔들리는 나를 지켜보고 알아차리겠습니다.

정선옥 님 (통영법당 총무, 2013년~)

봉사를 하면서 인연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식대로 혼자 하는 성향이 강하고 감사함보다는 당연함과 분별심이 많은 성격이었기 때문에?도반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고 기다리고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적이는 법당을 위해서 저는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만두고 나가고 싶다’, ‘이 나이에 왜 이런 고생을 하노’ 하는 마음도 일어났지만 “옛날 성격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죽는 게 당신을 위해 더 나은데” 남편이 던진 뼈있는 농담이 저를 돌이키게 했습니다.

꿈속에서도 숙이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저에게도 차츰 변화가 생겼습니다. ‘숙이니 편하고 좋은데 왜 그렇게 고집하고 힘들어했을까’참회와 감사함이 절로 생겨났습니다. 아직은 고집하는 것이 많고 부족하지만 글을 쓰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니 좋습니다. 통영법당이 청정 화합의 수행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쓰이겠습니다.

황성혜 님 (17기 경전반/저녁 담당자)

담당자 소임을 맡게 되면서 책임감으로 결석할 수 없었습니다. 게으름이 올라올 때면 하루쯤 결석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마음 떨치고 법당으로 나옵니다. 매주 화요일이 되면 도반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법당에 일찍 나와 법문과 공지사항을 챙깁니다. 도반들이 보내오는 답장에 기쁘기도 하지만 일이 생겨서 못나온다는 답장을 받을 때나 아무 이야기도 없이 나오지 않는 도반들이 생기면 마음이 힘들기도 합니다.

‘내가 제대로 소임을 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서툰 초보 담당자입니다.담당자가 되니 법문을 더 충실히 듣게 되어 내용 이해가 깊어지고 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정토법당에서 맡게 되는 담당자 소임은 일상 속의 나를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고민과 마음의 저항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아직은 초보 담당자라 서투르지만 행복하고 자유로운 그날까지 좌충우돌 우리의 수행정진은 계속될 것입니다. 솔직한 속내를 보여주신 도반들께 감사드립니다.

글_김지해 희망리포터(통영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