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통영법당
저는 지금 행복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수행법회 참석을 계기로 작년 가을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현재 가을 경전반에 재학 중인 통영법당 김희란 님의 수행담입니다. 화사한 미소와 온화한 말씨로 환경 담당, 경전반 사회, 불교대학 홍보와 거리모금 활동까지 언제나 “네” 하며 적극적으로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김희란 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가을불교대학 졸업식(가운데 김희란 님)
▲ 가을불교대학 졸업식(가운데 김희란 님)

남편의 고백, 무너진 나의 미래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 안정적인 저의 직장과 위치, 그리고 평온한 노후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은 시기에 남편의 빚에 대한 고백은 저의 미래를 부수어 놓았습니다. 남편의 욕심으로 생긴 빚에 하루하루가 버거워지고, 특단의 조치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23년 잘 다니던 회사를 명예퇴직하고, 퇴직금으로 빚을 일부 갚았습니다. 남편은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공황장애를 겪었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고난에 자기통제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저 또한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갚아야 할 빚이 억인데 둘 다 백수가 되었습니다.
 

2기 환경학교(맨 오른쪽 김희란 님)
▲ 2기 환경학교(맨 오른쪽 김희란 님)

첫 법문을 듣다

남편에 대한 분노와 원망으로 날마다 싸웠고 이혼도 생각했고 죽음도 생각하였습니다. 그 우울한 시기에 상황을 알지 못하는 친구의 권유로 수행법회에 참석해 첫 법문을 들었습니다. 법문을 들으며 제가 '얼마나 이기적이며 어리석고 제 뜻대로만 하려는 사람인지', 그리고 감사함을 모르고 사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저의 관점을 바꾸는 큰 계기가 되었고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JTS 거리모금 활동(가운데 김희란 님, 왼쪽 첫 번째 김희란 님의 도반이 된 남편과 첫 봉사)
▲ JTS 거리모금 활동(가운데 김희란 님, 왼쪽 첫 번째 김희란 님의 도반이 된 남편과 첫 봉사)

마음 근육을 키우다

그날 이후 저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맘이 통하는 소중한 도반들을 만나고 함께 입재도 해서 백일기도도 하였습니다. 첫 입재식에서 스님 말씀대로 '같이 살아주어서 감사하다'고 백팔 배를 하니 저의 어리석음이 보이고 남편을 원망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하고 미워하지 않으니 싸우는 횟수가 줄고, 거친 말이 사라졌습니다. 20세가 지나면 남의 인생에 관여하지 말라는 말씀대로 자식에 대한 서운함과 기대를 놓을 수 있었고, 경제 사정이 나빠 지원해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려는 맘이 강하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독립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마음 근육을 키웠습니다. 6개월이 지나니 안정이 되면서 직장도 다시 잡고 정상적인 생활을 찾아갔습니다. 제가 괴롭지 않으니 남편과 자식이 편해졌습니다.

가을경전반 문경 특강 수련-도반들과 함께 아름다운 가을, 문경에서(맨 왼쪽이 김희란 님)
▲ 가을경전반 문경 특강 수련-도반들과 함께 아름다운 가을, 문경에서(맨 왼쪽이 김희란 님)

 
2019 가을불교대학 안내 봉사. 도반이 된 남편과 함께
▲ 2019 가을불교대학 안내 봉사. 도반이 된 남편과 함께

남편과 부처님 법을 공유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수계식에서 금강지라는 불명을 받았습니다. 금강지, 잘은 모르지만 어리석은 저에게 지혜롭게 살라고 주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남편이 저의 부탁을 들어주어서 2019년 봄불교대학에 입학하여 도반이 된 것입니다. 부처님 법을 남편과 공유하게 되어 너무나 감사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에게 감사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봉사도 같이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져 행복합니다. 부처님 법 만나지 못하고 함께 한 도반들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도 원망, 분노와 좌절 속에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지금 저는 남편과 함께 법을 만나 행복합니다. 저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련기에 정토회를 만나 수행, 보시, 봉사로 마음 근육을 확실히 키우고 있는 김희란 도반님. 괴로움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남편과 도반이 되어 서로에게 감사하는 법을 배워 가며 행복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화사하게 웃는 모습이 따뜻하고 아름답습니다.
 

글_김희란(마산정토회 통영법당)
정리_정현경 희망리포터(마산정토회 통영법당)
편집_조미경(경남지부)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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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희

이겨내지못할 역경은 없나봅니다.
가족의 화합과 평화를 찾은 지혜가 대단합니다.

2020-06-16 11:04:45

반야지

정말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탁~한생각 돌이켜서 여기까지 오시다니...그 여정이 정말 멋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2019-11-27 14:40:23

견조 백창열

이런 사연이 있으셨다니
그럼에도 부처님 가르침 만나 도반들을 만나 편안하고 가볍게 하루하루를 지내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행복하고 감사하게 살아간다는 말씀에서 많이 공감이 됩니다.
홧팅입니다^^~♡

2019-11-19 15: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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