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8.15. 전법활동가 광복절 특별법회, 통일의병대회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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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작업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오늘은 마을 쉼터인 정자 주변을 예초하기로 했습니다. 마을 정자에서 봉사자 모임을 여러 번 하기도 했고, 내일 마을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기 전에 깔끔하게 정리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내일 비가 오면 마을회관에서 식사를 대접해야겠어요. 그래도 이왕 하기로 했으니 예초를 합시다.”

향존법사님과 거사님 아홉 명이 산윗밭에 예초기를 돌리기로 해서 스님은 잔디 깎는 기계를 가지고 정자로 갔습니다.

시동을 걸고 스님은 안쪽에서부터 똑바로 잔디 깎는 기계를 밀고 오갔습니다.




바닥에는 풀 뿐만 아니라 돌도 많아서 조심해야 했습니다. 갑자기 잔디 깎는 기계가 요란한 소리를 내서 시동을 끄고 보니 철사도 휘감겨 있었습니다. 철사를 풀고 계속 풀을 깎았습니다.

오르막으로 된 가장자리에 난 풀도 깔끔하게 밀었습니다. 잔디 깎는 기계로 하기 어려운 기계 주변이나 구석진 곳은 예초기를 돌리거나 손으로 직접 뽑았습니다.



정자 주변에 난 풀을 다 깎고 논으로 가는 길에 풀고 깎았습니다.




스님이 풀을 깎고 지나가면 행자들이 갈퀴로 풀을 긁어모아 버리고 빗자루로 깨끗이 쓸었습니다.


정자 주변이 훤해졌습니다. 일을 마치자 작업복이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텃밭으로 갔습니다. 새로 심은 딸기순 주위로 풀도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 풀을 매주었습니다.

그리고 화분에 옮겨 심었던 국화를 볕이 잘 드는 텃밭으로 옮기고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아이고, 거사님들 예초하는 밭에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울력 시간이 끝나버렸네요.”

울력을 마치고 오전 10시부터는 전법활동가 법회를 하기 위해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했습니다. 오늘은 광복 77주년 8월 15일 광복절입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진 후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전법활동가 모두가 2개월에 한 번 정토행자 18계본에 따라 청정하게 생활했는지 스스로 뉘우치며 대중 앞에 발로 참회하는 정기 포살일입니다. 전법활동가들은 스님이 낭독하는 계본을 듣고 허물이 있다고 자각하게 되면 대중들께 드러내어 참회했습니다.

포살을 마치고 나서 대중은 스님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광복절을 맞이하여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광복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이 1910년에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고 36년이 지난 뒤인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이 연합군에게 항복함으로 해서 조국이 광복된 지 7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긴 어둠을 뚫고 아침 햇살을 받은 그런 날입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 중에 나라를 빼앗겨서 이민족의 압제에 살았던 것도 처음이었고, 또 그로부터 광복이 되었기 때문에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쁨인 동시에 불행, 광복 77주년

그러나 조국의 광복이 우리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함으로써 주어졌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결국 남북 분단으로 이어져서 지금까지 77년이 지났는데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았다는 측면에서는 영광스러운 날이지만, 외세에 의해서 남북이 분단되고 아직도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민족사의 큰 불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이 일어나서 나라를 지켜냈고, 또 병자호란 때도 수많은 의병이 일어났지만, 청나라의 강력한 힘에 의해서 결국 항복을 하고 우리는 청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서구 열강들이 한반도로 밀려오는 19세기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었는데, 권력층은 권력투쟁 속에서 현실에 안주하다가 청나라와 일본 양국의 갈등 속에서 결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해방이 될 때는 자주 독립국을 이루어야 되는데, 좌우 이념이 치열해지면서 미국과 소련 양국의 군정으로 인해 신탁통치를 받다가 결국 남북이 각각 별도의 정부를 구성하게 되었고, 6.25전쟁이라는 비극을 겪고 아직까지 분단이 지속되는 민족사의 큰 아픔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루어지기까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희생한 수많은 분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또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적 부를 이루는데 수고한 산업 역군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투쟁한 많은 민주열사들, 이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통일의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

그중에 오늘 8월 15일은 조국 광복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에 광복의 가장 큰 기여자인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려야 합니다. 그분들이 북한에 살든 남한에 살든 중국에 살든 일본에 가셨든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또 어느 곳에서 어떤 이념을 가지고 어떤 믿음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했는가도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독립운동을 했는가 안 했는가를 중심으로 평가를 해야 합니다. 이념과 믿음과 신분도 뒤로하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여 투쟁을 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선조들의 독립운동을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노래 중에 ‘흙 다시 만져보자’ 이런 가사가 있듯이 광복절을 맞이해서 조국의 소중함을 다시 새겨보면 좋겠습니다. 나라를 잃어봐야 조국이 얼마나 귀한 줄 알 듯이 오늘날 우리는 독립된 나라에서 살고 있어서 나라의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또 나라를 떠나봐야 나라의 소중함을 압니다. 외국에 가 있으면 누구나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정말로 조국의 소중함을 느낀다면,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이루려고 했던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서 통일의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진정한 광복을 맞는 방법은 나라의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이어서 며칠 전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구룡마을에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다녀온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지난 11일에 스님이 구룡마을을 다녀간 후 13일, 14일, 15일, 3일 동안 420여 명의 정토회 회원들이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참가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회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전법활동가 신청자 교육 수료자 280여 명이 화상회의 방에 모두 참석한 가운데 통일의병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12시부터 지부별로 온라인 역사 탐방 시간을 가진 후 본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통일의병은 어떤 사람들인지, 왜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의 꿈을 키워나가야 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어야 할까요?

“통일의병이 되신 것을 축하드리고 환영합니다. 오늘 이 대회를 마치면 여러분들은 자랑스러운 통일의병이 됩니다. 대한민국 안에서는 통일의병이라고 부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평화의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평화의병이면서 동시에 통일의병입니다.

지금 시기는 우리나라의 긴 역사로 봤을 때 고구려와 발해가 멸망한 후 1100년 만에 찾아온 기회입니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앞선 첨단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고, 문화적으로도 여러 가지 창조적인 연극, 영화, 음악을 만들어서 한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정토회에서는 수행을 비롯하여 정신적인 측면에서 인류에게 큰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만약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세계 평화에도 큰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72년 전 한국전쟁으로 남북이 충돌하고 세계 4대 강국이 충돌해서 3백 여 만 명이 죽고 휴전한 이후 70여 년 동안 대립과 갈등을 해 온 한반도가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면, 전 세계의 모든 분쟁 지역에서도 평화를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희망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 문제는 우리의 문제인 동시에 인류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우리 문제의 해결인 동시에 인류에게 화해와 협력의 모델을 제시해서 희망을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문제를 해결함으로 해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대한민국의 꿈과 비전을 함께 만들어나가 봅시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초민족적이고, 초국가적인데, 왜 평화통일운동을 하는가?’

그렇습니다. 불법은 종교를 넘어서, 국가를 넘어서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해요.

오늘날 대한민국은 경제도 어느 정도 성장했고, 정치도 어느 정도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분단국가입니다. 여전히 전쟁의 위험도 있어요. 이 문제를 극복해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우리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세계에도 이익이 되는 일입니다. 우리가 통일을 하고 힘을 키워서 남의 나라를 침공하자는 것도 아니잖아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민족적 상처를 치유하고, 열등의식을 극복하고, 좀 더 당당하고 자주적인 국가와 시민이 되는 길입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해서 너무 민족주의로 빠져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내가 처한 현실의 민족적 요구를 외면하고 그저 공허한 세계주의자가 되어서도 안 돼요. 수행자이자 전법행자로서 동시에 통일의병이자 세계 시민으로서 앞으로 균형을 잡고 활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통일의병 교육을 받으면서 궁금했던 점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했습니다. 다섯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통일의병의 위상,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통일의병이 해야 할 역할 등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현 정부의 외교 안보 전략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 되는지 질문했습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얼마 전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거쳐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 통화만 한 것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지지율이 20% 대로 추락한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한중관계, 대북관계 등 외교 안보 전략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또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10%에서 20%로 높아졌다는 뜻이지 지금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립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확실하게 자기 편에 서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안보는 미국과 관계를 돈독히 하고, 경제는 중국과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14억인 데다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와 상호 보완적인 면이 많아서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국익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런 기조 속에서 한중관계는 최근 20년간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확실하게 미국 편에 서서 안보적으로 중국에 반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미국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Weapons of Mass Destruction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에 가입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독자로 협력은 하겠지만 한미일 협력 체제에서는 발을 빼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미국으로 기울어져 중국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났을 때 미국은 ‘누가 친구인가? 미국은 확실하게 한국 편을 들어주지 않느냐? 중국은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한다면서 한국 편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압박을 가했어요.

박근혜 정부는 초기에는 중국에 좀 기울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박 대통령이 초대되어 중국 지도부와 함께 천안문에 올라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사열을 받는 대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이 엄청나게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 결국 박 정부 말기에는 미국에 편향되어 사드 배치를 단행했고 중국과 갈등이 심화됐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지 않겠으니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면서 중국을 달래고 무마했지요.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가 바이든 정부로 바뀌면서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미국과 밀착해서 안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현 윤석렬 정부는 더 분명하게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를 자극하고 대만 문제를 거론해 중국까지 자극하는 등 한미동맹,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한발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결과 중국과의 갈등은 점점 심해질 위험에 처해 있었습니다.

둘째,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해 미국과 직접 협상하려 했지만 진전이 없었어요. 그래서 살길을 찾기 위해 그동안 소원하게 지낸 러시아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틈을 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복구하는 데 북한 노동자를 보내거나 남한이 월남 파병을 보냈듯이 의용군을 보낼 의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한미동맹과 같은 군사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요. 그동안 북한은 어떤 나라와도 군사동맹을 맺지 않고 자주적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남한을 보고는 한미동맹을 맺어 미국의 하수인 노릇을 한다고 비난을 했죠. 그런 북한도 군사동맹을 맺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또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점점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이에요. 사방이 봉쇄되고 뚫려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도 그동안 북한에 대해 봉쇄 조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가 충돌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유엔제재를 위반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제재가 다시 허술해질 위험이 있어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동맹이나 협력관계를 강화하게 되면 한반도는 남북갈등뿐만 아니라 미·일, 중·러의 주변 강대국 편 가르기에 휩쓸리게 됩니다. 이렇게 한반도가 국제적인 세력 충돌의 최전선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셋째, 대만해협에서 긴장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해서 주한미군이 참전하면 중국은 사전 방어를 명목으로 주한미군을 공격할 수 있겠죠? 한국에 주둔하던 미군을 대만에 파병했으니까 중국은 한국을 공격할 수 있고, 그러면 우리도 중국에 맞대응할 수밖에 없게 되어 한중간에도 군사 분쟁이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만약 북한이 작은 도발이라도 하면 상부의 허락을 일일이 기다리지 말고 현장에서 바로 맞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지금 제일 위험한 행동은 북한에 전단을 날리는 겁니다. 전단에 북한을 비난하거나 남한을 선전하는 내용을 적어서 날리는데요. 북한은 그 전단에 코로나바이러스 균을 넣어서 보냈기 때문에 북한에 코로나가 확산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는 엄청난 의미가 있어요. 만약 이 행동을 계속한다면 보내는 지점을 타격하겠다는 겁니다. 그럼 우리나라도 즉각 받아쳐서 북한의 발사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통령이 사전에 승인을 해둔 것입니다.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국지전이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거예요.

이처럼 한반도는 국제적으로 패권 충돌의 최전선이 되어 점점 압박받을 뿐만 아니라, 남북 간에도 사소한 마찰이 포격전으로 비화할 확률이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아무리 국방을 튼튼히 하고 첨단 신무기를 수입해 와도 막상 전쟁이 나면 이길지는 몰라도 피해는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나지 않잖아요.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으면 장기전이 되고,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반도에서도 전쟁의 위험이 고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건 아니지만, 갈수록 위험이 커지고 있어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왔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건 제가 볼 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중요 정치인이 방한했으니 한미동맹 차원에서 만나서 접대하는 건 의미가 있지요. 만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는 대통령이 휴가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통령도 휴가 중에는 아무도 안 만납니다. 만나지 않으려면 얼마든지 핑계를 댈 수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대만을 방문한 후에 방한한 낸시 펠로시 의장을 윤 대통령이 만나면 아무래도 나빠지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해서 미국에도 섭섭하지 않도록 하고, 중국도 너무 자극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크게 나쁘지 않은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보수세력은 펠로시 의장이 왔는데 왜 안 만났느냐고 대통령을 비판하고, 야당은 만나지 않은 것이 ‘신의 한 수’라며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쪽 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태도가 다른 거예요. 제가 볼 때는 만나도 안 만나도 괜찮은데, 전화 통화가 적절했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남북관계, 한중관계, 한미관계에 관해 이야기했는데요. 현 정부는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겠다고 하는데, 한미관계는 이미 돈독합니다. 미국은 한미관계를 넘어 한미일 동맹에 적극 참여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군사협력을 하라는 거예요. 한일관계가 안 좋으니까 미국이 한국, 일본과 따로따로 논의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중국은 한미동맹은 용납하지만, 한국이 일본과 군사협력을 맺는 것은 매우 경계하고 있어요.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식민 지배를 한 일본과 군사협력을 하면 명분이 덜 서지요. 친일 세력이 하는 짓이라는 비판을 받기 쉽고, 여전히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일본과 군사동맹을 체결해 대북 제재에 협력한다고 하면 보수세력은 지지하더라도 진보세력은 용납하지 못할 거예요.

미국에게 우리 처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이 군사적으로 협력하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이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일본을 동아시아의 주요 협력 파트너로 삼으려고 하고 있어요. 한국은 중국 문제에 대해 망설이지만, 일본은 중국과 경쟁하기 때문에 미국 입장을 더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미국으로서는 한국보다 일본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지요. 보수세력은 미국 말을 듣지 않으면 낙동강 오리알이 될 거라며,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일본과 군사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에요.

세계 패권 경쟁에서 어디에 줄을 설 것인가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과거 원과 명의 세력 교체기에 고려는 원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하면서 명나라를 지지하고 결국 왕조가 바뀌었어요. 그때는 명이 이겼으니 결과적으로 잘된 거죠. 조선 중기 명청 교체기에 명나라와의 우호 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줄을 잘못 서 청과 적대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병자호란을 초래했고 조선은 청의 속국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조선말, 일본과 청이 경쟁할 때는 조선은 청의 속국이었기 때문에 기득권 세력은 청에 줄을 서고, 개화 세력은 일본에 줄을 서서 서로 싸웠습니다. 결국 일본이 청을 이기게 되니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때도 줄을 잘 못 선 격이죠.

만약 일본이 패망할 시기에 우리가 세계정세를 확실하게 읽고 일본에 격렬히 저항했다면 8·15 해방 후에 대한민국은 바로 독립 국가가 되었을 겁니다. 우리는 해외에서 싸웠지만, 미국이나 소련이 주목할 정도로 항쟁하지 못했어요. 결국 미국과 소련이 남북을 분단하고 자기 관할 아래 각각 자기 세력을 내세워 두 개의 정부를 세웠고 지금까지 분단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에 줄을 섰다가 중국에 당할지, 미국에 줄 서는 것을 망설이다 오히려 중국이 망할 때 불이익을 당할지 예측하기 어렵죠. 보수세력은 기존의 줄을 중시하고 진보세력은 눈치를 보면서 한쪽에만 줄을 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쪽 다 일리가 있습니다.

어디로 줄을 서는 것이 유리한지는 앞으로의 미·중 패권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잡고 미국이 밀리면 미국에 줄을 선 남한이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고 북한이 새롭게 부상하게 되는 일도 생기게 되죠. 북한이 소련에 줄을 섰다가 소련이 망하자 어려움을 겪게 되었잖아요? 우리는 미국에 줄을 섰다가 미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니까 덩달아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노력도 있지만 줄을 잘 선 탓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보세력의 주장은 정의로울지 모르나, 지난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줄을 잘못 설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일률적으로 어느 것이 옳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 국민 모두 머리를 맞대고 역할 분담을 해야 합니다. 내가 미국에 가깝다면 미국 쪽에 줄을 서기보다 미국을 설득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친중 세력은 중국을 설득하고, 친북세력은 북한을 설득하고, 친일 세력은 일본을 설득한다면 친미, 친중, 친일, 친북 등 무엇을 해도 다 좋겠지요. 그런데 미국에 줄을 서서 국내 정권을 잡으려 하고, 일본에 줄을 서서 국내 정권을 잡으려 하고, 북한에 줄을 서서 자기 이득을 보려고 하고, 중국에 줄을 서서 자기 이익을 챙기려 하면 나라가 분열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외세와 결탁하면 결국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일본하고 친한가 중국 하고 친한가를 문제 삼으면 안 돼요. 그 관계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이냐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가 친중 정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오히려 미국과 이견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친밀했어요. 그래도 미국의 요구보다 앞서 나가지는 않았습니다. 현 정부는 친미반중의 태도가 국내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데는 좋을지 몰라도 국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방식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동안 궁금하고 답답했던 의문점들이 해소되었습니다. 국론이 친미, 친일, 친중으로 분열되고 전쟁 도발의 위험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시니, 통일의병이 왜 필요한지 잘 알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즉문즉설을 마치고 잠깐 휴식을 한 후 다시 대회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통일의병 교육 과정을 영상으로 본 후 스님이 통일의병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위 사람은 정토회 통일의병 입문 과정을 이수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 통일의 주역으로서 통일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결의하였기에 통일의병으로 임명합니다.” - 통일의병장 지광 법륜

스님이 카메라를 향해 “임명장을 드립니다” 하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두 손을 들고 “잘 받았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네, 통일의병 임명장이 랜선을 타고 순식간에 전달이 되었습니다.” (웃음)

큰 박수와 함께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스님이 신규 통일의병들을 위해 발원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함께 통일의병 선언문을 낭독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통일의병대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저녁에는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농사일을 한 후, 오전에는 인도 성지순례 준비회의를 하고, 점심에는 동네 어르신들을 마을회관에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고, 오후에는 경전대학 학사준비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7

0/200

박순천

스님의 현안진단에 속이 시원해지네요^^

2022-09-26 12:18:13

이수정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발원합니다.

2022-09-11 18:03:45

보각

스님께서 현안진단을 또 해주시니 좋습니다. 통일의병에 반가운 얼굴도 보여서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08-23 16: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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